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길동 Feb 21. 2023

재수 없는 날


살다 보면 누구나 재수 없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바쁜 날 지하철을 타려고 급하게 뛰어갔는데 막 지하철이 출발해 저 멀리 사라지는 지하철의 꼬리를 보게 되면, '오늘은 재수가 없으려나?'라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점심간에 한참을 찾아간 식당이  영업을 안 하면 불길한 예감이 확신으로 바뀐다. 사실 그 정도는 마음 접으면 되는 사소한 일이다. 중요한 일에서 하는 일이 자꾸 꼬이고 생각대로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짜증이 폭발해서 오늘은 무얼 해도 안 되는 재수 없는 날이라고 결정을 지어버린다.

   

동전 던지기를 반복하면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50%로 같다. 뒷면이 연거푸 나왔다는 것은 향후 앞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하는 일에서 운이 따르지 않으면 운이 좋은 일이 생길 확률이 커진 것이고, 반대로 하는 일마다 운이 따르면 다음번에는 운이 나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니 운이 좋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고, 운이 나쁘다고 푸념만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생은 새옹지마다. 삼재니 팔자니 운이 정해져 있다고 믿기도 하지만, 사실 인생은 운이 좋을 때와 운이 나쁠 때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어느 쪽이든 그쪽을 바라보면 더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몇 번 운이 나빴다고 재수 없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점점 그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에 빠질 수 있다.


운이 나쁜 일이 반복될 때도 꿋꿋하게 일을 계속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어차피 확률이니까 운이 좋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영업에서 성공한 사람은 확률 세일즈를 하고 있다고 한다. 10명을 만나는 사람은 100명을 만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일과 삶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수 없는 날의 늪에 빠지지 말고, 그저 확률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로또나 복권의 당첨은 예외다. 6개 숫자 일치하는 로또 1등이 될 확률 0.0000123%는 거의 없는 확률이다. 이번에 안 됐다고 다음에 잘 될 가능성은 여전히 없다. 그래도 로또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두드리며 대박의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은 그 자체로 괜찮은 일이다.



7세기 당나라 승려 육조혜능의 설법인 육조단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느 봄날 바람에 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네 마음뿐이다. “     



세상만사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목표'란 말을 자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