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목표'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딱딱하고, 기계적인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심지어 삐죽삐죽 모난 사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오해다. 내가 목표를 중심에 놓는 것은 단지 목표에 대한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목적 없이 목표는 존재할 수 없다. 올바른 목표냐, 아니냐의 기준은 오직 목적에 비추어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표에 앞서 목적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목적 이야기만 하면,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꼴이 된다. 아름다운 별을 따기 위해서는 현실에 발을 딛고 행동해야 한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이란 말처럼, 머리와 가슴이 중요하지만, 팔과 다리기 없어서는 안 된다. 목표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가치 있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올바른 목표를 설정했다면,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 우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가장 적절한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결정된 큰 방향의 방법을 전략(strategy)이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전략에 따른 치밀하고, 정교한 목표 달성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 결과로 목표를 달성하면 성공이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다. 많은 사람은 성공을 특별한 모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성공은 목표를 달성한 결과일 뿐이다. 하나의 특별한 성공이 있는 것이 아니고,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가 계속되는 흐름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성과(performance)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성과(成果)란 성공적인 결과의 약어로 목표를 달성한 상태를 의미한다. 다만 일반적 목표 달성과 구분하여 상대적으로 의미 있는 목표 달성, 또는 높은 수준의 목표 달성을 성과로 구분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수없이 많은 목표를 모두 언급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므로 주요 성과 지표(KPI, key performacne indicator)란 개념이 필요하다.
최근 강조되는 역량(competency) 또한 목표의 다른 말이다. 다만 사람이 도달해야 할 목표 상태로써 일을 통해 달성해야 할 성과와 구분하여 역량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목표로써 역량을 설정하고, 그 역량을 구체화하여 행동 목표로 표현한다. 다시 그 목표를 학습목표로 전환하여 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역량 기반 교육과정(CBC, competency based curriculum)이다.
원하는 상태와 현재의 상태의 차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고, 문제는 곧 목표가 되므로 그 모든 말의 기본형은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맥락에 따라 말과 글을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 사실 목표란 말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면, 꿈, 비전, 바람, 원하는 것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같은 뜻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단어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 꿈은 희망찬 느낌이고, 목표는 무거운 압박의 느낌이다.
아무튼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목표다. 뜬 구름 잡는 빈 손짓 같은 목적 이야기만 하는 사람에게, '그래서 목표가 뭔데?'라고 말을 하면 분위기 깨는 것 같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자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실패다. 딱딱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더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