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서 배우기
현대 스포츠에서는 통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야구경기는 통계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축구경기도 통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볼 점유율, 유효 슈팅수, 패스 성공률, 활동거리 등의 통계 등이 축구경기의 기본 통계로 발표된다. 최근에는 질 좋은 패스의 가치를 측정하는 패스 또는 드리볼로 통과한 상대팀 선수의 수(패킹 기록)에 대한 통계도 개발됐다. 여기에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통계가 있다. 공격의 총 횟수 중에 마무리 슈팅까지 전개시킨 것이 몇 번인지에 대한 기록(가칭 유효 공격률)이다. 흔히 말하는 경기를 지배했다는 것은 공격 시도에서 마무리 슈팅까지 한 횟수가 상대 팀보다 많았을 때 일 것이다.
한번 시작한 공격 기회에서 마무리 슛을 하는 횟수가 많아야 경기를 지배하게 되고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을 할 때는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전개하여 마무리 짓는 업무 태도가 중요하다. 물론 그런 식으로는 일을 완벽하게 끝낼 수는 없다. 첫 번째 과정에서는 전체적인 줄거리가 정리되는 것이고, 그다음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어 가면 일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경험적으로 볼 때, 나는 이 방식으로 일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하고 일의 효율도 높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는 작업도 그렇다. 일단 끝까지 글의 내용을 전개해 일단락을 짓고, 다시 전체 글을 보면서 보완하고 고치기를 반복하다 보면 완성된 작품이 된다.
물론 모든 일을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크게 머리를 쓰지 않고 일의 결과를 만드는 일이라면 조금씩 나누어 작업을 해도 문제없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집계하는 일은 분절된 작업을 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질이 중요한 일로써 머리를 충분히 써야 할 일은 집중적이고 연속적으로 시간을 써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간다. 기획서 작성. 보고서 작성. 제안서 작성 등의 일은 일단 전체적인 내용을 만들고, 이후에 다시 보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작업을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한편으로 일하는 방식은 그 사람이 일터로 나가기 훨씬 전에 형성된 것이어서 각자의 작업 방식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방식이 누구에게나 맞는 원칙이 될 수는 없다.
흔한 말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시작한 일을 마무리 짓는 업무습관이 생기면, 시작한 일에서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골대를 향해 여러 번의 슛을 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 골을 넣고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맛보게 되듯, 시작한 일을 일단 마무리 짓고 내용을 다듬어 가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위대한 결과를 만나게 된다.
“오! 신이시여, 이것이 진정 제가 해낸 일이란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