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체크리스트라고 하면 공중화장실에 붙어있는 청소 점검 체크리스트처럼 물건이나 할 일을 챙기는 체크리스트 정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는 단순히 물건을 챙기거나 할 일을 점검하는 것 그 이상이다.
체크리스트는 할 일을 도와준다. 체크리스트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도 많다. 수없이 많은 항목을 점검해야 하는 항공기 정비 작업은 체크리스트 없이 불가능하다. 한 단계라도 빠짐이 있어서는 안 되는 수술도 체크리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에는 항목과 단계를 점검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본질은 체크리스트이다. 또한, 생각을 잘할 수 있는 고차적 사고 지원 체크리스트도 있다. 체크리스트는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넣지 않고도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직무수행 보조물(job aids)이다.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챙겨야 할 것이 많으면, 출발한 이후 뭔가 빠진 것 같아 머리가 무겁고 걱정이 된다. 이럴 때 체크리스트가 있으면 빠르게 준비하고, 아무 걱정 없이 머리를 가볍게 할 수 있다, 여행 준비뿐 아니라 체크리스트는 작업 수행 도구로써 일을 빠짐없이 완벽하게 마무리하는데 크게 기능한다, 체크리스트가 정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작업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또한, 개발한 체크리스트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어 조직의 시너지를 내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큰 고민 없이 작업을 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작업 원칙이 된다. 다만 보통의 작업 원칙은 전체 작업의 지침이거나 한 가지 과제 수행을 위한 원칙이지만, 체크리스트 한 덩어리의 작업 원칙이다. ‘협상 시 첫 번째 만남에서 결정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은 한 가지 행동이지만, 효과적 협상을 위한 체크리스트는 전체 협상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이 된다.
체크리스트의 장점 중 하나는 개발이 매우 쉽다는 것이다. 체크리스트를 개발하는 방법을 따로 설명할 것도 없이 단순하다. 그냥 만들면 된다. 필요한 체크리스트의 제목을 정하고 생각나는 대로 그 목록을 정하면 된다. 이후 빠진 것이 없는지 한두 번 살펴보면 끝이다. 그러고 나서 만든 체크리스트를 필요한 곳에 붙여 놓거나 보관하면서 사용하면 된다. 실제로 체크리스트를 급하게 만들어 사용하다 보면, 빠져 있는 목록이 드러나게 되고, 새로운 표현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겨 몇 번 고치다 보면 체크리스트가 훌륭하게 완성된다.
작업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도구의 지적 활용'은 OECD에서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역량을 제시된 바 있다. 발달하는 기술 기반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업을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지식노동자의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다.
[Check Point] 체크리스트 리스트
●작업에 필요한 체크리스트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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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온전히 담지 못했지만, 그것만 있으면 실행할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오히려 인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체크리스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촌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결과는 충분히 훌륭하다. 성공적인 수술, 만족스러운 협상. 효과적인 교육,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준다. - 홍길동의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체크리스트 라이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