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키지 말고 가르치자

홍교수의 교수법 01

by 홍길동


흔히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혼용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가르치다는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다.’에서처럼 지식이나 기능, 이치 등을 깨닫거나 익히게 하는 것을 뜻한다. 가리키다는 ‘동쪽 방향을 가리키다.’에서 처럼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알리는 행위를 뜻한다. ‘가르키다’란 말은 ‘가르치다’의 잘못된 표현이다. 이 내용은 한 번만 정리가 되면 더 이상은 실수하지 않는다.



문제는 단어의 올바른 활용이 아니라, 내용의 올바른 실천이다. 가르치는 사람, 즉 교수자는 가르쳐야 하는데 가르치지 않고 가리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르치는 것은 앞서 정의 한대로 학습자로 하여금 어떤 내용을 제대로 알게 하고 또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많은 수업에서 교수자들은 단지 어떤 내용을 제시하는 행동, 즉 가리키는 수준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의 많은 교육이 정보를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헌법이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다.’라고 내용을 제시하고, 다음의 내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 교수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 다시 말해 가리키는 것이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대개 내용 전문가들의 강의가 그렇다. 많은 내용을 제시하면 많이 배울 것이라는 기대는, 모델이 입은 옷을 입으면 나도 그렇게 보일 것 같은 착각과 다르지 않다. 교수자가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부터 강의는 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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