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원의 행복

나는 생각이 달라

by 홍길동


행복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4200원이다.




나는 시간이 나면 집 바로 근처에 있는 이디야커피숍에 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재빨리 자리를 찜하여 가방을 풀고 노트북을 세팅한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는 노트북 화면이 잘 보이고, 구석지고, 화장실이 가까운 곳이다.


커피숍 주인이 센스 있고 성실한 분으로 바뀐 이후에는 손님이 많아 원하는 자리에 앉지 못할 때도 있다. 작업 공간을 세팅하면 키오스크로 가서 삼성페이로 '아이스카페라테'를 주문한다. 메뉴를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겨울에도 뜨거운 커피는 입안이 텁텁해져서 싫다. 그렇게 나만의 3시간을 시작한다.


나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 내가 행복한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자유롭다. 스스로 선택한 고립의 자리에 앉으면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는 온전한 시간이 보장된다. 음악 소리와 주변 사람의 떠드는 소리는 백색 소음처럼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 마음대로 한다. 자유 중 제일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다. 유시민 작가는 저마다 원하는 삶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둘째, 집중이 잘 된다.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수업 준비, 책 읽기, 글쓰기, 계획 세우기 등으로 집중이 필요한 일이다. 많은 사람은 독서실 같은 조용하고 가림막이 있는 공간에서 집중이 잘되지만, 나는 여행할 때 처럼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을 때 집중이 잘 된다. 미국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일에 몰입하는 경험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했다. 인간의 뇌는 몰입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사실 그때는 느낌이 없지만 집중적으로 몰입한 날은 기분이 좋다.


셋째, 작업 결과가 좋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기쁘게 일하고 해 놓은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했다. 급하지 않은 작업을 편안한 속도로 집중적으로 하면 일하는 과정도 즐겁고, 일의 결과도 만족스럽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한다. 그러면 당장은 홀가분하고, 미리 해 놓은 일로 인해 향후 흐름이 순조롭고 여유가 생긴다. 일상이 잘 돌아가는 느낌은 참 좋다.



죽는 날까지 4200원의 행복이 계속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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