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의 질문

by 홍길동


지난 7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여러 질문과 대답이 있었다. 그중 나에게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내용은 장관 등의 인사 불만에 관한 질문과 대답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인사는 어떤 정책 과제를 위한 수단이다. 어떤 정책을 채택할 것이냐, 어떤 정책을 만들어 낼 것이냐를 가지고 평가 판단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시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라고 했다.


당연하고 옳은 얘기다. 의사결정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의사결정을 통해 얻어야 할 결과가 목적이고, 그 목적이 달성 됐다는 것을 무엇을 보고 평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의사결정의 핵심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인식 수준은 아직 거기에 못 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중학교 1학년 아들이 있는 엄마가 고민 끝에 아들을 수학 학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집 주변에 있는 A학원, B학원, C 학원까지 세 곳에 가서 상담을 하면서 어떤 학원을 선택할 것인지 살펴보았다. 그런 끝에 A학원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였고, 아들을 A학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흔히 부모들은 여기까지 하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A학원을 보내기로 한 것은 부모의 의견이지 최종 결정 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일은 A학원을 보낸 것이 좋은 판단이었다는 것을 무엇을 보고 알 수 있을지에 대한 평가 기준이다. 그것은 수학 성적이 올라가는 것일 수 있고, 또는 수학을 좋아하게 되는 것일 수 있다.


엄마가 하루 종일 여러 학원을 다니면서 고민을 했던 날, 마침 아빠도 바쁜 날이어서 종일 쉬지 않고 일하고 늦은 밤 시간에 집에 왔다. 엄마는 그런 아빠를 붙잡고 오늘 학원을 돌아다닌 일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A학원은 어땠고, B학원은 어땠고, C학원은 어땠는지 자신의 감정까지 붙여 가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면 피곤한 아빠는 다소 짜증 섞인 표정과 말투로 말한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당신이 알아서 결정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좋은 아빠라면 엄마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하루 종일 고생했네, 학원은 당신이 잘 판단했을 거야. 그런데 학원을 보내면서 당신이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데?” 즉, '수학 성적이 올라가는 거야, 아니면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거야'와 같이 질문해야 한다. 그래서 엄마가 한 의사결정이 잘됐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찾게 해 주는 것이 지혜로운 아빠의 역할이다. 그다음은 지체 없이 학원에 보내고 의사결정의 결과를 언제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를 계획해야 한다.



다시 대통령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리가 대통령에게 물어야 할 것은, 대통령으로서 만들고자 하는 결과가 무엇인 지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관한 대답을 평가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상식인데, 아직 우리의 인식이 거기에 못 미쳐 보인다.


눈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사실에 놀랄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모습이 무엇인 지를 정리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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