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준비하며

내 안에 아내있다 27

by 홍길동


며칠 전 딸의 결혼식 준비로 아내와 함께 양복점에 다녀왔다. 결혼식 날 입을 양복의 가봉 작업을 마치고 나서 아내는 담당 직원에게 물었다.


"그간 결혼식을 많이 다녔을 텐데, 행사에서 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과 축하 연주를 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좋아 보이나요?"


최근 아내는 딸의 결혼식이 감동이 있고 인상적인 이벤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중 직업 상 결혼식을 많이 접해 본 직원을 만난 김에 궁금한 사항을 묻는 상황이다. 내 생각에 아내는 본인이 원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젊은 남성 직윈은 예상치 않은 답변을 했다.


"제 생각에 결혼식 행사의 순서나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하객들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결혼식 후 시간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양복점 직원의 말을 들으면서 '아하'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솔직히 나는 여러 번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그저 할 일을 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뭔가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찾았다.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식사를 하는 중에 신랑·신부가 내가 있는 자리로 오면 어정쩡하게 인사를 나누는 형식적인 시간이 된다. 그때 나는 속으로 신랑·신부 측에서 하객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 시간이 결혼식에서 진실의 순간이 되지 않을까?'


흔히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은 마케팅 전략 개념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중요하고 결정적 순간을 의미한다.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하객의 인사와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초청자가 답례를 하는 시간이 진실의 순간이면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결혼식이 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결혼식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지만, 신랑과 신부에게 하객을 만날 때의 마음가짐과 인사하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고맙게도 아내의 행동은 가끔씩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땡큐, 마이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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