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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Dec 05. 2018

슬프지만 해야 할 일

체크리스트 이야기 02


성인 가운데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에 직접 장례를 치러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60세가 넘어도 직접 상을 치러보지 못한 경우도 제법 있다. 나이와 관계없이 처음 장례 치루어야 하는 사람들은 막연한 두려움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대가족으로 살던 시대는 경험이 있는 어르신과 친인척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족이 사망하면 집안 어른의 지휘 아래 장례 절차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핵가족으로 살고 있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닥친 가족 사망은 최고 수준의 당황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자신의 일터 상황에 따라서는 곧바로 일을 접고 장례식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전에 계획을 세워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움이 생긴다. 현대인들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요구가 장례 대행업체를 등장시킨 배경일 것이다. 가족이 사망하면 전문 장례 대행업체가 일체의 서비스를 대행한다. 그래도 장례 대행업체에 연락하는 일에서부터 마무리하는 일까지 당사자가 직접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가족이 사망하면 제일 먼저 장례식장을 결정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면 우선 필요한 조치를 취한 후에 장례식장을 정하게 된다. 사전에 장례식장을 정해 두고 있으면 정신적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장례식장의 사정에 따라서는 사용 가능한 빈소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할 수 있다. 장례식장에 연락을 하면 시신을 운구해 준다.

이때부터 필요한 서류가 사망진단서이다.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라면 담당 의사를 통해 최소 5통의 사망진단서를 발급해야 한다. 병원 밖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외부에서 사망을 증명하는 서류를 받아오거나 응급실을 경유하여 사망진단서나 사체검안서를  발급받은 후에 장례식장으로 운구해야 한다.


시신이 장례식장에 도착을 하면 상주가 동행하여 시신을 안치실에 안치한다. 시신 안치가 끝나면 장례식장 측과 협의하여 빈소를 지정받고 장례식장 사용신청서와 임대차계약서를 작한다. 빈소가 결정된 후에는 영정 사진을 준비한다. 사전에 준비가 안된 경우라면 휴대폰에 있는 사진이라도 확대해서 출력해야 한다. 물론 이런 일들은 장례식장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급한 일을 마친 후에는 지인들에게 장례 소식을 알린다. 상주나 가족이 일일이 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만큼, 소식을 전파할 수 있는 대표들에게 알리면 된다. 여기까지가 초기 단계의 준비다. 가족이 사망하는 것은  삶에서 가장 큰 사건이다. 당황하고 마음의 어려운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체크리스트가 있으면 다소간에 혼란을 줄이고 슬픔 가운데 문제를 풀어 갈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할 일은 조문객을 맞는 일이다.  장례식장에 오는 손님을 맞이 하기 위해서는 빈소 입구에서 안내자 역할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친인척 중에 젊은 사람들이 맡아서 한다. 3일간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교대 계획이 있어야 한다. 

2일째는 조문객을 맞으며 입관식을 하게 된다. 장례식장과 정한 시간에 입관 절차를 진행한다. 입관식을 마치고 난 후에는 장지 확인, 장지까지 가는 인원 파악, 발인 차량 예약, 운구 인원 등 다음날의 발인을 준비하고 장례식장 비용 정산을 한다.

3일째에는 발인을 하는 날로 장례 식장을 떠나 장지로 이동한다. 그에 앞서 장례식장과의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한다. 화장을 하는 경우에는 화장장에 들러 절차를 진행하고 장지로 간다. 


장례식을 마치고 3일째 되는 날에 삼우제를 지내는 것이 관습이지만 최근에는 생략하기도 한다. 장례 일정을 모두 마치면  심신이 지친다. 고인을 보낸 허전함도 밀려온다. 목욕으로 몸을 풀고 부족한 잠을 자는 것은 일상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하다. 끝으로 조의금 내역과 지출 내용을 정리하여 가족들과 공유하고 조의를 표한 지인들에게 감사의 내용을 정리해 문자 또는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후속적으로 할 일을 계획하면 장례 절차는 마무리된다.



고인을 보내는 마음이 슬프다. 장례 절차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갈등이 생기면 또 다른 슬픔으로 마음이 힘들어진다. 체크리스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이다.




장례 체크리스트


사망 당일

□ 장례식장 예약

□ 상조회사 연락

□ 운구용 차량을 이용하여 장례식장으로 운구

 사망진단서 5통 이상 발급
ㅡ병원에서 사망: 담당의사로부터 사망진단서 발급

병원 외부에서 사망: 사망을 증명하는 서류 발급 또는 병원 응급실을 경유하여 사망진단서나 사체검안서 발급

사고사인 경우: 응급실에서 사체검안을 받은 후 장례식장으로 운구

□ 안치실에 시신 안치(호실 확인)

□ 장례식장 빈확인

□ 장례식장 사용신청서 및 임대차계약서 작성

□ 음식 주문

□ 장례용품 주문 (제단 꽃 장식, 예복 등)

□ 영정사진

□ 부고 안내 (가족, 친인척, 소속 단체, 종교단체 등)

□ 화장장 예약 신청 접수 (e-하늘 장사 종합 정보시스템: www.ehaneul.go.kr)

□ 장지 결정 및 예약 (매장, 화장, 수묵장 외)

□ 조문객 안내 담당 선정

□ 조문 맞이


2일째

□ 입관 시간 결정

□ 발인 차량 예약

□ 운구 인원 확보

□ 장례식장 비용 정산 (안치료, 빈소사용료, 음식, 장례용품 등)


3일째

□ 사체 인수 및 확인 서명

□ 운구차량 확인

□ 발인 용품 확인

□ 시신 인수

□ 발인식 (종교의식)

□ 화장장  

□ 장지


장례 후

□ 조의금 내역과 지출 내용 정리
□ 조문객에게 감사 문자 발송

□ 후속적으로 해야 할 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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