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걸어왔어요》

《상상으로 열리는 모험》

by 오은영


《첨벙첨벙, 걸어왔어요》

커다란 입이 물어봐
“여기에 있는 것들 모두 보고 왔니?”

오늘도 시작되는 인형놀이
인형은 말해

“오늘은 첨벙첨벙 물 위를
걸었어요. 그래서 알록달록해졌어요!”

수염이 흔들리며 다시 질문해
“물 위를 어떻게 걸었니?”

“몸을 던졌는데 빠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걸어왔어요!”

그렇게 끝난 인형놀이

《상상으로 열리는 모험》

이 시는 커다란 입의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커다란 입은 검사자이자 기준을 세우는 존재이죠. 그는 “여기에 있는 것들 모두 보고 왔니?”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인형의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가 예상되는 답만을 요구하는 성격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인형은 정직하게 대답합니다. “오늘은 첨벙첨벙 물 위를 걸었어요.”라고. 인형은 커다란 입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불가능한 모험을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알록달록해졌어요”라는 말은 물 위를 걸어온 경험으로 인해 인형에게 색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즉, 자기만의 경험을 통해 변화했다는 의미입니다.

고정된 사고를 하는 커다란 입은 수염이 흔들리며(생각이 흔들리며) 다시 묻습니다. “물 위를 어떻게 걸었니?”라고. 그러나 이 질문은 인형을 이해하려는 질문이 아닙니다. 그저 “그게 어떻게 가능해? 네 말은 이상해.” “틀린 방식으로 행동한 건 아니니?”라는 의심과 검열에 가까운 접근이죠.

하지만 인형은 그 태도에 흔들리지 않고 말합니다. “몸을 던지니 빠지지 않았어요.” 이는 인형이 지닌 순수한 믿음, 직감, 그리고 두려움을 뛰어넘는 용기를 상징합니다.

결국 이 시는 커다란 입이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경험을 만들어낸 인형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물 위를 걸은 인형’은 상상력으로 살아가는 사람, 혹은 규범을 거슬러 자기 길을 걸어가는 존재를 뜻합니다. 반대로 커다란 입은 잣대, 의심, 고정관념을 상징합니다. 인형(자유)은 그(현실)에게 자신을 설명하려 하지만, 인형의 방식은 결국 “몸을 먼저 던져보는 방식”이기에 현실은 그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은 세상이 이해하지 못해 하더라도 자신의 방식으로 걸어온 길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의심보다 용기로 부딪치며 즐거움과 성장을 경험한다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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