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지 않은 고됨
거슬러 올라가
손바닥을 만들며 물을 오르고 있어
물은 흐르고, 나는 오르고
거스르기 힘들어서
바퀴도 달아 힘껏 오르고
안경 속에 비친 누군가의 눈이
힘껏 응원하고 있어
헛되지 않은 고됨
이 시는 거슬러 올라가는 존재의 힘찬 걸음을 담은 작품입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주체적으로 힘듦과 고난을 겪으며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지요.
“손바닥을 만들며 물을 오르고 있어
물은 흐르고, 나는 오르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물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오르고 있어요. 자국이 남지 않는 공간에서 자국이 생길 만큼 말이죠.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편할지 언정, 주인공은 일부러 거슬러 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거스르기 힘들어서
바퀴도 달아 힘껏 오르고”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주인공은 자신에게 바퀴를 달아 더 큰 힘을 보탭니다. 바퀴는 이에 응답하듯이 그를 지극히 도와줍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버티기도 힘겨운 상황, 오히려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안경 속에 비친 누군가의 눈이
힘껏 응원하고 있어”
이 시를 읽어주는 화자와, 시 속에서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주인공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존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바라보며 응원을 보내고 있지요.
지금까지는 고독한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이 모습이 타인과 세상에 보이는 순간입니다.
안경 속에 비친 눈은 안경이 가로막고 있어 직접 마주치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시선이자 정확히 보고 이해해 주는 누군가입니다. 그런데 그 눈이 “힘껏 응원하고 있다”는 것은, 주인공의 고된 오름을 보고 누군가에게는 어떠한 가르침, 본보기가 된 것입니다.
힘들어서 바퀴를 달아 계속 오르고, 그 과정이 누군가의 눈에 담겨 응원으로 되돌아옵니다. 지금의 힘듦이 헛되지 않다는 것, 누군가는 그것을 보고 어떠한 깨달음을 얻은 것 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