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않아
손 사이로
건네어 주는 손 사이로
떨어지는 눈들이
그들이 손을 잡지 못할까 봐
조심히 피해 가
그런데
엄지를 세운 손과
엄지를 접은 손의 거리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아
이 시는 서로를 향해 가까이 다가간 손 사이에서 아주 좁은 거리와, 아주 작은 차이로 인해 끝내 닿지 못하는 거리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건네어 주는 손 사이로 떨어지는 눈들이”
서로에게 건네어 주고 있는 손과 손 사이 아주 약간의 공간 사이로 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눈이 내리는 틈은 서로 간의 공간이 얼마나 비어있는지 보이지요.
“그들이 손을 잡지 못할까 봐
조심히 피해 가”
눈들은 자신들이 닿아 행여, 만나지 못할까 봐 방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눈 내리는 모습 속 고요하기만 한 이 풍경 속 만남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바뀌는 듯합니다. 손들이 만난 다기보다는, 기대가 멈추는 순간입니다.
“엄지를 세운 손과
엄지를 접은 손의 거리가”
서로 만나려는 손은 분명 같은 손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의사를 표현하며 미묘한 태도의 차이가 생깁니다.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아”
결국은 손들은 서로를 잡을 수 없습니다.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좁은 거리에 만남은 가능하지만 엄지를 세운 손과 엄지를 접은 손을 서로를 맞잡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멈추고 말지요.
방해하지 않으려 열심히 피해 가는 눈과 달리 정작 손들 스스로가 거리를 만들고 있지요. 그리고 그 서로의 손은 잡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미지를 빗대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아주 작은 차이로 인해 닿지 못하는 관계의 순간을 표현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