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
상자는 자신을 가져갈
누군가를 기다려
상자는 예쁘게 꾸며져 있고,
아래에 있는 열매들은 부러워하고
하지만 상자 속 열매는
그렇지 않아
어서 상자 밖으로
도망치고 싶은걸
이 시는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외면과 오히려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내면과의 간극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상자는 자신을 가져갈 누군가를 기다려”
상자는 자신보다 더 나은 누군가에게 선택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스로 뛰어난 존재가 되려 하기보다 수동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상자는 예쁘게 꾸며져 있고”
마치 아름다워야 데려갈 것 같다고 느낀 듯, 외면은 화려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아래에 있는 열매들은 부러워하고”
상자아래에 있는 열매들은 제일 높은 곳에 빛나고 있는 화려한 상자를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상자 안의 열매의 속은 알지 못하지요.
“하지만 상자 속 열매는 그렇지 않아
어서 상자 밖으로 도망치고 싶은걸”
안에 있는 열매의 감정은 되려 반대입니다. 상자는 원하지만 자신은 원하지 않는걸요. 이 모든 준비와 기다림에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다른 열매들처럼, 평범하게 지내고 싶을 뿐.
이 시는 행복을 선택받는 것이라 여기는 대상과 행복은 스스로 선택하는 것으로 여기는 서로 다른 이질적인 존재들은 거리감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외부의 다른 시선들은 그저 부러워하고 있지요.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외면을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들이 종종, 아니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진심과 상황은 각자가 알고 있기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잘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