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야

그때는 너도 나도 다른 모습일 거야

by 오은영



뼈를 얻어낸 인어가

거꾸로 자라는 나무에게 말해


뼈가 생기고 있어

너와 이제 물 밖에서 만나게 될 거야


나무는 무언가를 아는 듯

이렇게 말해


지금은 만나지 못해

우리는 물 밖에서 만나지 못할 거야


하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야

그때는 너도 나도 다른 모습일 거야



이 시는 변화를 통해 지금 만나고자 하는 존재와, 그 만남이 아직은 이르다는 것을 아는 존재의 대화의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분명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요. 하나 그때가 되면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는 모릅니다.


“뼈를 얻어낸 인어가

거꾸로 자라는 나무에게 말해”


인어는 뼈가 생기는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뼈’는 다른 환경으로 나아가게 하는 조건이지요. 인어는 지금까지 있던 환경에서 벗어날 조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특이한 변화를 겪은 거꾸로 자라는 나무에게 무언가를 말합니다.


“뼈가 생기고 있어

너와 이제 물 밖에서 만나게 될 거야”


인어는 자신과 나무의 변화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뀔 것임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다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지요.


“나무는 무언가를 아는 듯 이렇게 말해”


나무는 이미 인어보다 먼저 알고 있는 듯합니다. 나무는 인어보다, 더 긴 시간과 변화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만나지 못해

우리는 물 밖에서 만나지 못할 거야”


분명한 건, 나무도 인어도 어떠한 변화 끝에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변화는 진행 중이기에 만남의 장소와 시점이 아직 맞지 않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야

그때는 너도 나도 다른 모습일 거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뒤로 미뤄진 것뿐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만남의 조건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변화 이후의 모습’이 될 것이지요


이 시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두 존재의 만남과 기약을 하는 대화입니다. 인어는 뼈를 얻으며 엄청난 변화를 기대하지만, 나무는 수없이 많은 시간 속에서 오랜 시간 함께 바뀌고 난 후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합니다.


수많은 생물, 사람, 관계, 환경... 우리는 서로에게 얽히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공통된 점은 아주 작게 일어나는 미세한 변이가 시간에 맞물려 계속 변화할 때 동물과 식물은 모습이 달라지기도 하고 인간은 더 나은, 혹은 덜한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시간과 세대가 지난 이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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