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코를 포기하던 날

나의 우선순위

by 여온

이년전까지 나는 패딩을 입은 적이 거의 없다.

영하 십도 이하로 훌쩍 떨어지던 서울에서 어떻게 그러고 버텼냐면, 글쎄.

일단 어려서 튼튼한 것이 한몫 했을 거다. 그리고 그놈의 패션, 패션이 문제였다.


한 겨울 구두를 신고 핸드메이드 코트를 걸치고 출근하던 나에게 사람들이 춥지 않냐 물으면 항상 말했다.

'당연히 춥죠. 근데 겨울은 원래 추운거고, 겉옷을 패딩을 입는다고 뭐가 그리 달라지겠어요?'

어찌나 어리석었는지. 패딩을 안 입어봐서, 얼마나 '달라지는지' 몰랐던 자의 헛소리였다.

돌이켜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측은하게 쳐다봤던 것도 같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가 더 있었는데, 바로 누군가의 털을 입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 한 몸 따뜻하게 하자고 남의 털을 잔인한 방법으로 사용하는데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요즘은 웰론 등 많은 대체제도 나왔다.


나는 이 글에서 센스있는 겨울 스타일링, 스타일리쉬한 겨울 코디 등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겨울에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따뜻하게 이 계절을 보낼지이다. 어떻게 하면 예쁘게 이 겨울을 보낼지가 아니라.


그동안 그 추위에도 건강하게 버텨준 내 몸에 감사를 보내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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