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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온 Nov 02. 2019

얼죽코를 포기하던 날

나의 우선순위

이년전까지 나는 패딩을 입은 적이 거의 없다.

영하 십도 이하로 훌쩍 떨어지던 서울에서 어떻게 그러고 버텼냐면, 글쎄. 

일단 어려서 튼튼한 것이 한몫 했을 거다. 그리고 그놈의 패션, 패션이 문제였다.


한 겨울 구두를 신고 핸드메이드 코트를 걸치고 출근하던 나에게 사람들이 춥지 않냐 물으면 항상 말했다.

'당연히 춥죠. 근데 겨울은 원래 추운거고, 겉옷을 패딩을 입는다고 뭐가 그리 달라지겠어요?'

어찌나 어리석었는지. 패딩을 안 입어봐서, 얼마나 '달라지는지' 몰랐던 자의 헛소리였다.

돌이켜생각해보니 사람들이 측은하게 쳐다봤던 것도 같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가 더 있었는데, 바로 누군가의 털을 입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 한 몸 따뜻하게 하자고 남의 털을 잔인한 방법으로 사용하는데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요즘은 웰론 등 많은 대체제도 나왔다.


나는 이 글에서 센스있는 겨울 스타일링, 스타일리쉬한 겨울 코디 등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겨울에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따뜻하게 이 계절을 보낼지이다. 어떻게 하면 예쁘게 이 겨울을 보낼지가 아니라.


그동안 그 추위에도 건강하게 버텨준 내 몸에 감사를 보내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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