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I swim, devotion

몰입 - 패티 스미스

by 여온



드디어 오늘이다! 지난 목요일 새벽 다섯시반 고양이가 나를 깨웠을때 첫번째로 든 생각이다.

우리 동네 수영장은 코로나로 2년 내내 문을 닫아 걸었다. 그러다 얼마전 평일 오전만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 문자를 보자마자 수영 갈 짐을 챙겼다. 당장 월요일부터 가야지! 하지만 주말을 맞이하여 월경이 시작되었고 설레발 친 수영 가방은 문 앞에서 며칠을 쓸쓸히 기다렸다.


목요일 아침. 자연스럽게 새벽 여섯시에 알람이라도 맞춘듯 눈을 떴다. 오늘은 갈 수 있다. 온 몸의 세포가 꿈틀거렸다. 내가 일어난 것이 기쁜 고양이와 잠깐 놀아주고 물을 갈아주고 사료를 체크한후 며칠간 갈길을 잃었던 수영 가방을 들고 집을 뛰쳐나갔다.


첨벙. 나는 물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아직도 떨린다. 수영을 이렇게 좋아하게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사실 수영을 하게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나는 코로나 몇개월 전 겨우 수영을 배웠다. 자라온 환경은 물이 넘쳤으나, 아주 어릴때 수영장에 한번 빠진 이후로 락스 냄새가 나는 수영장에 들어서면 일렁이는 물이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어른이 된 이후 여행을 갈 때마다 물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수영 배우기를 새해 목표에 적은 것이 몇년이었던가. 몇년을 공허한 다짐으로 남았던 것을 행동에 옮기게 된건 생각보다 어이없는 이유였다. 이사간 집의 3분거리에 인공해수로 된 수영장이 있다는 것. 그렇게 발차기부터 시작해 자유형, 배영을 거쳐 평영을 배울 때쯤 팬데믹의 시대가 열렸다. 체육시설이 문을 닫은 동안 여름이면 가끔 바다에 가 물놀이와 수영을 즐겼지만,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고 싶다는 욕망은 시시때때로 입에서 멋대로 튀어나왔다.


바다의 수영이 놀이라면 수영장의 수영은 몰입이다. 머리를 물 속으로 넣으며 발로 수영장벽을 박차는 순간 수영장에는 오롯이 나만 있다. 그럴듯한 소리 같지만 진짜다. 숨도 쉬어야하고 팔은 위아래 좌우로 다리는 곧게 뻗은 채 아래위로 교차해야하니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숨쉴 틈을 놓치거나 숨을 잘못된 순간에 뱉었거나 다리가 이상하게 움직인다. 수영 초보인 나에게 딴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그래서 나는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을 기다린다. 잡생각이 사라진다. 그 순간에 있다.




패티 스미스의 몰입은 윈드햄 캠벨 문학상 재단에서 출간하는 why I write 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런던과 파리를 방문한 기간에 쓴 에세이와 짧은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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