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건강해지지 않는 걸까?

하루 3끼 열심히 먹어온 나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by 오프웰

우리는 건강해지기 위해서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각종 영양제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다닌다. 나 역시 그랬다. 하루 3끼 밥을 챙겨 먹으며 되도록 밖의 음식을 사 먹지 않으려 노력했다. 또한 보충제를 챙겨 먹으며 나름 건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이렇듯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더하는 것에서 답을 찾는다. 자연스레 다음 끼니때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문제는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하는 건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를 때이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여러 다른 브랜드들이 자신의 물건이 좋다고 홍보한다.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만약 브랜드를 정했다고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있다. 하나의 물건을 구매하면 또 사야 할 물건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상점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럼 그 물건들을 모두 살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산 물건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내 후회하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진짜 필요해서가 아닌 마음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물질적인 것에 집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음식도 진짜 배고파서 먹을 때는 극히 드물다. 기분이 좋을 때, 슬플 때, 짜증 날 때, 지루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음식을 입으로 가져간다. 우리는 굳이 먹지 않아도 될 음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여기서 '필요'라는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나는 셔츠가 필요해!", "나는 자동차가 필요해"라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최강의 단식』의 저자는 인간은 '필요한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Tip을 소개한다. '필요한 것' 뒤에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넣어보라고 말한다. 그러면 자신의 삶에 진짜 필요한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완벽함이 더하기에 있는 것이 아닌 빼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든 음식이든 우리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는 점은 동일하다. 물건은 쓸모가 있을지라도 공간을 차지해 에너지를 빼앗는다. 물건이 가득 찬 방을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이유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음식에는 영양분도 있지만 독소도 함께 들어있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 독소가 몸에 축적되면 세포의 기능이 상실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삶에 무언가를 계속 더하려 할수록 삶이 오히려 힘들어진다.


그렇다면 건강을 회복하고 삶을 활력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비우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무언가를 더해야 한다고 배우며 자라왔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지식은 쌓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지혜'가 되기 위해서는 빈 공간이 필요하다. 지식에 집착하면 단어에 얽매여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그런데 시야를 넓히면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래서 집안에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음식 먹기를 잠시만 멈추면 에너지가 점점 차오르기 시작한다. 마음은 더 편안해지고, 기분도 한결 나아진다. 또 에너지가 남게 되니 음식을 갈망하지 않게 된다. 음식을 섭취하지지 않으면 비로소 우리 몸은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 소화에 쓰이던 에너지가 몸을 치유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다. 건강한 세포들이 죽은 세포들을 먹으며 몸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사라지고 건강한 세포는 점점 많아진다. 결국 전보다 훨씬 건강한 삶을 살게 된다.


음식은 감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단식을 고통의 감정과 연결 짓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식이 음식을 참는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6개월 동안 케토제닉 식단을 하면서 올바른 음식을 먹으면 노력하지 않아도 갈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단식은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잠시 미루는 것이다. 그 결과 같은 음식을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감사함이 생긴다.


배고프지 않아도 몸에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었을 때가 생각난다. 현재 나는 하루 2끼를 먹으며 간헐적 단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컨디션과 기분은 전보다 훨씬 좋아졌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무엇보다 통제력이 강해졌다. 가공식품을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게 되었고, SNS 단식도 쉬워졌다.


이런 단식을 통한 경험은 나에게 자신감과 자유를 선물했다. 음식을 절제할 수 있으니 이제 뭐든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하던 음식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생산적인 일들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도 생겼다. 나는 앞으로 내가 한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나처럼 단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도울 생각이다. 이것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