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늘은 게리 비숍이 쓴『시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하려고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대'에 관한 내용이다. 기대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거라라는 확신이 들었다.
게리 비숍은 '기대'가 우리의 행동을 못하도록 막는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대가 우리의 삶이 나아지게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기대는 하나의 생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어떤 힘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기대가 우리 삶에 도움 되지 않을까? 물론 삶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게리비숍이 말하는 기대는 이와 조금 다르다. 그가 말하는 기대는 우리 자신도 몰랐던 기대다. 이것은 우리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생긴다. 또한 이것은 생각과 현실의 간극을 넓힌다.
문제는 기대한 데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작된다. 기대의 정도가 심하면 후유증도 심하다. 후회와 분노, 짜증, 무기력감 등 여러 부정적인 감정을 겪는다.
중요한 점은 기대는 생각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대한 데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우리는 기대에 또 새로운 기대를 얹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대에 맞추어 삶을 세팅한다.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기대를 하며 나에게 꼭 맞는 학교를 검색한다. 정작 자신이 진짜 대학원을 왜 가고 싶은지도 모르는 채로 말이다. 그런데 유학생활 꿈꿔왔던 것과는 달리 공부가 재미없고 힘만 든다면 어떤 기분일까? 진짜 내에게 필요한 건지, 사회가 나에게 주입한 기대 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면 수고와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을 하면서도 우리는 실패를 염두에 둔다고 말하면서도 잠재의식에는 기대가 깔려있다. 사업을 시작지도 않았는데, 미리 세금 걱정을 하는 식이다. 그리곤 사업이 예정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좌절감이 밀려온다. 만약 사업이 망하진 않았어도 생각했던 것만큼 즐겁지 않다면? 사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인생에는 항상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를 하지 않겠다고 평정심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데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잠재의식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 중 95%는 잠재의식의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잠재의식을 바꿔야 하는 진짜 이유다.
잠재의식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바로 행동을 통해서다. 아무리 무언가 믿으려고 해도 잘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감사한 마음을 느끼려고 해도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럴 때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내뱉으면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하나여서 결국 마음이 먼저든 행동이 먼저든 둘 중 누군가가 먼저 이끌어 주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행동이 중요한 이유다. 생각은 쉽게 떨쳐버릴 수 없지만 행동은 바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에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행동에 옮긴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의 인생은 생각한 데로 흘러가지 않는다. 물론 행동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런데 명확한 목표도 없는 행동은 의미 없는 노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몇 날 며칠 선물을 사다 나르고 얼굴을 비추어 보았자 그 사람이 내가 원하는 데로 순순히 따라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보다는 직접 원하는 것을 부탁하는 편이 빠를 것이다. 그럼 쓸데없는 노력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설사 원하는 걸 못 얻는다고 해도 다른 방법을 찾으면 그만이다.
이것은 인간관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우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상대방도 자신만의 생각들로 골치 아프다. 성공한 사람 역시 자신만의 고충이 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번지수를 잘못 집은 것이다. 자신의 미음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족에게 기대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가족이 스스로 내 마음을 알아줄 때까지 기다렸다. (이런 과정은 에너지 소모가 정말 많았다.) 가족도 가족 나름대로의 삶이 있는데,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했던 것이다. 통제권이 상대방에게 있기에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나의 기분이 좌지우지된다. 이 상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대는 소중한 에너지를 현실을 부정하는 데 사용하도록 만든다. 이는 현재에 사는 것을 방해한다. 결국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행동을 할 의지를 잃는다. 기대는 또 다른 새로운 기대를 만들고 또 다른 의미 없는 노력을 하도록 만든다. 결국 기대를 한다는 건 결국 지는 게임을 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만약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좀 더 빠르게 행동에 옮기게 될 것이다. 또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크든 작든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현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비로소 현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다. 결국 실패로부터 배우며, 더 많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