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라
『강인함의 힘』의 저자 스티브 매그니스는 강인한 사람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현재의 느낌과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적절한 시점에 목표를 수정하고 포기할 수 있는 용기 등등.
대부분 우리가 생각했던 강인함과는 거리가 멀다. 고통을 무시하고, 느껴지는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며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항해 매진하는 것을 우리는 강인 함이라고 배웠다. 스티브 매그니스는 이것을 '가짜 자신감'이라고 부른다.
자식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위한다며 다그치듯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아이들은 실력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나지 않으려고 공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혼나지 않을까?"에 집중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표정이 좋아지면 이내 안심한다. 이런 자녀의 모습을 보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산이다. 이것은 무의미한 노력일 뿐만 아니라 수동적인 아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흔한 자기 계발서들은 긴장되는 순간에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라고 말을 하며 자신감 있는 것처럼 행동해 자신을 속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실제 효과가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진짜 자신감이 필요한 경우에는 먹히지 않는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런 '가짜 자신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는 부정적 생각이라는 폭주하는 기차를 멈춰 세울 힘이 없다.
스티브 매그니스는 우리가 '가짜 자신감'이 아닌 '진짜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진짜 자신감만이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우리의 멘탈을 잡아줄 수 있다. 그럼 진짜 자신감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그는 '연습한 시간'많이 진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열심히 노력하는 건 좋지만 그 동기가 두려움이나 초조함 때문이라면 또는 실패할까 봐 겁나서 마지못해 노력하는 것이라면 그런 시간은 자신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두려움이 동기가 되면 불안감이 마음을 지배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해 자신의 실력이 더 나아지는 것을 경험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길 때 자신감이 쌓인다. 『강인함의 힘』中 p,118
이때 주의할 점은 결과가 두려워서 마지못해 하는 노력은 안 하느니 만 못하다는 것이다. 힘 만들고 의미 없는 노력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근거 있는 자신감, 근자감이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타인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노력이 아닌 자발적인 동기에서 온다.
학창 시절 롤링페이퍼를 돌리며 친구들의 장점을 적는 활동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중에는 진짜 나의 장점을 칭찬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 있는가 하면, 형식상 아무 말이나 끄적이는 글도 있다. 그런 글은 반갑지도 않을뿐더러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내면 깊숙이 위치한 자아는 '진짜'와 '가짜'를 귀신같이 구별해 내는 능력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큰 시험을 앞두고 자신이 실수했던 문제나 개념을 복습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은 부족한 부분을 메꾼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은 시험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끝내 놨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잘하는 것을 상기시키며 시험을 준비하는 편이 좋은 결과를 내는데 도움 된다.
우리는 TV를 시청할 때 경기가 시작되기 전 종종 자신만의 의식을 거행하는 운동선수를 목격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신만의 제스처를 통해 자신감 있는 마음상태를 만든다. 훈련을 잘 마무리했을 때나 과거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을 때 이를 기억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요약하자면,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성향이 있다. 자신이 노력했던 시간들, 자신의 장점, 과거 맛보았던 성공의 기쁨 등을 상기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이것이 아무리 작은 성공이라고 누적되면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