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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피스N May 08. 2018

영상 직업은 PD만 있는 줄 알았던 그녀가 택한 직업은

장승린 / 영상 마케터의 인터뷰

Intro
학창시절 우린 생활기록부에 장래희망을 작성한다. 이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직업은 연예인, 선생님, 회사원이다. (실제로 2016년 진로교육 조사에 따르면 초, 중,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린 사회에 나와서 해당 직업에서 어떤 분야를 담당할지를 정한다. 이는 굿피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라는 직업이 있지만, 세부적으로 담당하는 분야는 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UI 디자이너, 캐릭터 디자이너, 퍼포먼스 마케터 등으로 넓혀진다. 얼마 전 만난 재능공유플랫폼 탈잉의 장승린 마케터 역시 영상 관련 직업은 PD만 있는 줄 알았지만, 일하면서 직업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고 한다.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가면서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는 승찡(승린 + 자주 찡찡된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By 굿피플 헌터.
 


어릴 적부터 PD가 꿈이었던 나는 대학교에서 미디어 학부를 전공했어. 당시 영상 관련 직업은 PD라고만 생각했기에, 그 과정을 순차적으로 밟아갔지. 그때 친한 친구가 창업을 준비 중이었어. 그리고 한두 명이 더 모이더니 팀이 꾸려졌고, 페이스북 콘텐츠에 대해서 고민을 하더라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장난으로 한마디 했는데 그게 내 인생을 바뀌게 했어.

“내가 발로 찍어도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50개는 받겠다”.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이 직접 해보라고 했어. 영상작업이었기에 진행했는데, 콘텐츠의 반응이 좋게 나온 거야. (웃음) 당시 주식에 대한 재능을 공유한다는 내용이었는데, 타깃인 대학생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거 같아.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함께 작업하면서 탈잉의 멤버가 됐어.
 


그럼 PD의 꿈은?

함께 일하면서 직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됐어. 예전에는 직함이 뚜렷해야 하기에 PD를 목표로 세웠는데, 내가 하는 일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그리고 탈잉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직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어. 직업은 정했고, 나와 회사를 성장시켜서 돈을 벌면 되기에 큰 고민 없이 입사를 결정했어.


그렇게 입사한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

우선 탈잉의 소개를 간략하게 하자면, 재능을 가진 튜터가 수업을 개설하고, 그 수업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신청해서 진행이 이루어지는 서비스야. 나는 마케팅팀에서 전반적인 콘텐츠의 기획을 담당해. 우선 영업 팀에서 콘텐츠로 보이면 좋을 튜터를 전달해줘. 그럼 내가 해당 튜터의 캐릭터를 끄집어서 영상이나 콘텐츠로 기획하고 작업을 진행해. 주로 내가 하는 것은 역동적인 면을 살릴 수 있는 영상이야.


그럼 이 과정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해?

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보고 사람들이 배우고 싶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야. 그러려면 튜터의 캐릭터를 최대한 살려야 해. 개인적으로는 밝은 캐릭터가 영상에서 퍼포먼스 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주는 거 같아.


아무래도 일반인들이니까, 영상에서 밝은 모습이 보여야겠다.

근데 생각보다 조용한 분들이면 어떻게 해?

그때는 그 점을 살려야겠지. 실제로도 피아노 튜터님의 경우는 조용한 성격이셔서, 피아노 치는 훈남이라는 캐릭터로 진행했어. 이 과정은 사전에 전화와 인터뷰를 통해서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그렇지 않으면 서로 딴 이야기만 하고,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돼.

굿피플 비전

우선 나와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야. 현재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두세 명의 몫을 해. 그렇게 회사가 성장하고, 누구 한 명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면 회사를 나가는 게 장기적인 내 목표야. 그만큼 나와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어.
 


그렇다면 인간 장승린의 비전은?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예전에는 6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PD가 꿈이었고, 현재는 2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마케터야. 앞으로 어떤 유형의 영상을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어!


굿피플 성장

마케터는 항상 새로운 것을 봐야 하는 직업이야. 특히나 탈잉은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알 필요가 있어. 그래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끊임없이 보려고 해. 신문을 통해서는 세상의 흐름을 알고, 온라인 콘텐츠로는 트렌드를 파악하지. 그중에서도 난 유튜브 채널을 즐겨 봐. 페이스북에서의 영상은 호흡이 너무 짧은데, 유튜브는 짜인 콘티가 아닌 비어있는 부분이 있어. 그때마다 이때는 저렇게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 영상을 제작하는 면에서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좋아.
 

앞으로는 탈잉을 유튜브 채널로써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작업한 작업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작업물은 뭐야?

포토샵을 가르치는 황유미 튜터의 영상. 앞서 말한 내가 바라는 밝은 캐릭터를 가지신 분이야.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엄청 능하셔. 아직도 ‘나는 여행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소개말이 기억에 남아. 작업 과정도 일사천리로 진행됐어. 연락을 취한 다음 날에 1시간 촬영했고, 당일에 편집해서 모든 작업을 마쳤거든. 당연히 영상의 반응도 좋았어. 또한 우리가 진행한 지하철 광고에서도 포토샵을 진행해주셨어. 탈잉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해주시면서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았던 사례야.


 


그렇다면 반대로 본인을 성장하게 해준 실패 사례가 있다면?

실패사례라기보다는 사람의 관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사례가 있어. 앞서 말한 탈잉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지하철 광고야. 여성 헬스 튜터가 남성 회원의 자세를 뒤에서 잡아주는 모습이었는데, 선정적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어. 그때 내가 생각한 부분과 다른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어. 그 뒤로는 혹시나 사람들로부터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꼼꼼히 확인해. 아, 물론 지금 지하철 광고는 성공적이었어!

마케팅에서는 본인이 A라고 생각해도 사람에 따라서 B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생겨.
 


지하철 광고가 특이했어.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연예인을 모델로 세워서 진행하던데, 다 일반인이더라고.

스타트업은 적은 비용으로 큰 결과물을 이뤄내야 해.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방법은 ‘모델을 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보자’ 였어. 그러면 서로에게 win-win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는 탈잉의 마인드와도 적합했고. 아니다 다를까 엄청난 지원자 수를 모집했어. 그리고 투표를 통해서 총 4명을 선정했지. 그리고 그중에서 3명은 현재 탈잉의 튜터로도 활동 중이야.

정말 서로에게 도움이 된 케이스다.

함께 진행하면서 이분들도 각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자연스럽게 튜터로 활동하게 됐어.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통해서 누구나 지하철 광고에 나올 수 있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으면 해.


이런 뿌듯함을 계속 얻으면 좋겠지만,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어.
그때는 어떻게 해소하는 편이야?

잠을 자. 아… 이러면 인터뷰 거리가 안 되겠다.

역시 인터뷰를 하는 마케터다. 그런데 잠을 잔다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와.

그렇지. 푹 쉬어야 에너지가 생기니까. 그래도…(잠깐 고민 후)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 나는 아무래도 영상 작업을 위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잖아. 그때 의도치 않게 새로운 영감이나 에너지를 얻을 때가 있어.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거 같아.


나랑 같다! 그게 내 일이기도 하지만.
이런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깨달은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유연한 성격. 마케팅을 하다 보면 자기 색깔대로 하고 싶고, 무조건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 물론 이런 마인드가 필요는 해. 다만 나는 사람들은 무엇을 원할까를 더 고민하는 편이야. 생각보다 이 균형을 못 맞추어서 그만두는 분들이 많더라고. 그런 면에서는 유연한 성격이 나에게는 장점이야.


굿피플 소통

마케터가 일로써 소통할 때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경우가 많아. 그때 나는 상대방과 겨뤄보자는 마인드를 가져.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결판을 내려고 하지. 그래야 내가 진행하고자 하는 마케팅이 이루어지니까. 어떻게 보면 싸운다는 의미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나는 탈잉의 이름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봐. 거기서 모두가 동의하는 작업물이 선택되는 거고. 만약 이 과정에서 서로가 상처를 받을 때는,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서로 피드백을 해.
 


그럼 만약 그 과정에서도 결판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

서로의 의견대로 온라인에 콘텐츠를 올려. 최대한 회사의 비용이 안 드는 작은 실험을 하는 거지. 보통 이러면 망하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하는데,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만약 콘텐츠의 도달률이 10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그만큼밖에 안 본 거일 뿐이야.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다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릴 수 있어. 이 과정이 있어야 사람의 반응을 일으키는 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쫄지 말라는 마인드구나. 그래서 마케터는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시도를 해서 특이하다고 느껴.
이처럼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느낀 선입견이 있다면?

마케터와 스타트업 마케터의 차이를 말하고 싶어. 일반 기업의 마케터라고 하면 아무 말이 없는데, 스타트업의 마케터라고 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물어봐. 왜냐면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나의 작업물을 볼 수가 없으니까.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이 부분은 나 역시 공감해. 대신 이를 이겨낼 방법은 있어. 내가 잘하면 돼.
예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열심히 하는 사람 필요 없다,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이제는 공감돼.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부분을 모른다는 게 아쉬워.

그렇긴 하지. 그래도 답은 하나야. 본인이 잘하면 돼. (웃음) 그러면 기업도 성장하고 이런 시각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니까.


굿피플 보상


나는 각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스타트업이 줘야 할 보상이라고 봐. 스타트업은 자본적, 시간적인 보상을 받기는 어려워. 그래도 일하는 이유는 일에 대한 열정과 함께 하는 사람의 믿음 때문이라고 봐. 열정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고, 함께 하는 사람의 믿음은 회사가 그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스스로가 일을 잘해야 게 우선이 되어야겠지.
 


마케터로서 바라는 최적의 회사 환경은?

좋은 피드백! 마케터가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야. 특히 내부 구성원은 작업 과정을 다 보았기에, 과감하게 피드백을 줄 수가 있어. 그래서 난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마케터에게 필요한 회사 환경이야.


끝으로 마케터가 가져야 할 것들이 있으면 말해줘.

마케터는 기죽지 않아야 해. 피드백을 받더라도 본인의 이야기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본인 색깔을 가지고 있어야 해. 소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면, 어제와 같은 오늘이 될 거고, 스타트업에서는 살아남기 힘들어.


호기심이 많아야 해.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직무기 때문이지. 특히 사람에게 궁금증을 가져야 사람으로부터 반응을 이끌 수가 있어. 그렇지 않다면 예쁜 작업물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발전하지 못할 거라고 봐. 그리고 궁금증이 있어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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