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9일에 발매된 디지털싱글인 오늘의 노래는 키엘의 [쿵!]이다. 작가가 대학교 1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당시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의해 우연히 음악을 접한 뒤에 팬이 되어 현재는 라이브공연도 가보고, 전 곡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만들어 둘 정도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 키엘‘의 곡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오늘의 음악, '쿵!'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쿵!'은 알앤비/어반 장르의 곡으로, 그냥 작가가 지나가다 꽂힌 음악의 9할은 알앤비 장르일 정도로 알앤비에 미쳐있는 본인은 그 어느 곡보다 이 곡을 많이 좋아하는데, 키엘의 다른 음악도 모두 알앤비 장르이긴 하지만 가장 설레고 잘 정돈된 느낌의 곡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 개인의 성향이 어쩔 수 없는 완벽주의다 보니 어떤 매체로 하여금 감정이 잘 정리된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 음악은 그런 부분에서 나의 니즈를 잘 채워준 느낌을 받았다.
이 곡은 썸의 끝부터 연애의 시작, 그러니까 연인으로서의 첫 순간까지 담아냈다. 상대방에게 연락이 없어도 '바쁜 걸 수도 있잖아' 하며 떨리는 마음을 애써 누르고, 별다를 거 없이 똑같던 매일이 기다려지고, 내일이 오면 답장이 오지 않을까 하며 잠 못 이루다가 새벽 3시 반이 다 되어서야 스르르 잠들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좋은 음악을 듣자 상대방이 생각이 나 '어떤 음악을 좋아할까' 궁금해하는 곡의 초반부에는 '짝사랑을 하는 중인가?' 싶다가도 그때 마침 걸려오는 상대방의 전화에 '꿈인가?' 하며 설레는 모습을 '쿵!' 하고 마음이 떨어지는 표현으로 잘 함축해서 풀어낸 것 같다.
그러고 나서는 상대방과의 관계가 조금 진전이 되었는지 상대방과 연인이 되어 함께 손을 맞잡고 길을 걷는 상상을 하고, 우연히 길을 걷다 마주치진 않을까 기대하는 본인 모습이 평소답지 않았는지 '왜 이래 나 바보 같아' 하며 설레어한다. 그다음엔 상대방에게 원하는 본인의 진심을 혼자 두두두 내뱉는다.
'잠이 들 때까지 전화해 줘'
'달이 뜰 때까지 바라봐줘'
'나의 뮤즈가 되어줘 널 마주한 뒤 내 마음은 crescendo'
'나름 잘 어울리지 우리 둘이 서있어 나란히'
나 그냥 너에게 안기면 안 되는 걸까?'
하는데 솔직히 본인 방 침대에 앉아 시무룩한 표정으로 '아 그냥 나랑 만나면 안 되는 거냐고...' 하는 듯한 장면이 머릿속에서 그려져서 머릿속으로 웹드라마 한 편 만들었다. 진짜 이 부분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알아가면 재밌는 점이, 세 번째로 언급된 가사인
'나의 뮤즈가 되어줘 널 마주한 뒤 내 마음은 crescendo'
는 '쿵!'이 나오기 전에 나온 두 번째 디지털 싱글인 'Adagio'라는 곡의 도입부 가사를 인용해 쓴 것인데, 곡 안의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들어서 팬 입장에서는 짜릿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곡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둘이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갑작스레 걸려온 그의 전화, 그리고 마지막 줄에서 이 밤을 넘기지 말아 달라는 이전 후렴구와 달리 '이 밤은 시작됐어'라고 말하는 표현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리스너들에게 둘 사이에 관계가 발전했음을 알려주며 곡이 마무리된다.
발매 시기도 이 글이 올라가는 4월 21일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곡의 분위기나 감정선도 봄, 그리고 밤에 맞춰줘 있다 보니까 지금 이때 만약 썸을 타고 있는데 곧 연애를 시작할 거 같다 싶으면 이 노래 들으면서 미리 설레어하고 있어 보는 것이 어떨까.
비록 벚꽃은 다 떨어지고 나무가 푸른빛으로 물들어가지만, 선선한 봄의 밤과 키엘의 '쿵!'은 분홍색과 보라색 그 사이 어딘가에서 몽환적으로 우리의 마음에 뒤늦게 벚꽃비를 흩날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