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모든 기억을 잃은 척,
삶을 다시 재구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모든 기억이 남아있는 걸 외면한다는 사실이
정말이나 괴롭겠지만,
제게는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꽤나 괴롭습니다.
먼 곳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그저 너를 기억 못 하는 척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관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기꺼이 내 머릿속에서 너를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너를 내 안에 쌓아갈 텐데,
아 그럼 네가 날 쳐다봐주지도 않으려나요.
슬픈 것이군요.
애매한 관계성이라는 것은.
괴로운 것이군요.
잊지 못한 채 바라만 본다는 것은.
네 안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네 안에 내가 담겨있긴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