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저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마음 한쪽이 텅 비어버린 것만 같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무엇을 하고 있기는 한 건지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비가 차오를수록 제 마음도 잠겨갑니다.
아무 일 없는 날에도 비가 내린다면
저는 펑펑 울고만 싶어 집니다.
평소에 눈물이 잘 흐르지 않아서일까요.
분명 어릴 적엔 울음을 달고 살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눈물을 흘리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울음을 터트려보려 노력을 해도
눈물이 나오지조차 않습니다.
비가 내릴 때면,
마음이 텅 비워지는 걸까요.
하늘이 눈물을 잊은 저를 배려해서
강제로 마음을 비워버리는 걸까요.
차라리 눈물을 흘리게 하여 주시지,
공허한 마음 같은 건 갖고 싶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