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ye Sivan 정규 3집 2번 트랙을 듣고
난 트로이시반이라는 가수를 2016년도에 접하게 됐다. 그 당시에 프리미엄 프로젝트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었는데, 정말 인기가 많았었던 [아는 만큼 들리는 노래 2015]라는 영상이 있었다. 해당 영상은 2015년의 히트곡들을 적절히 모아 하나의 곡으로 듣기 편하게 만든 영상이었는데, 우선 이 영상으로 이 채널을 알게 됐다. 정말 이 시기에 유튜브가 막 활성화 될 시기였음에도 엄청난 인지도를 보유하던 영상이라 기억에 남는다. 지금 들어도 전혀 손색없는 매시업이었다.
그 이후로 이 채널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다양한 커버곡부터 그룹으로 자체 앨범까지 활발하게 활동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연말에 남성보컬 멤버가 팝송과 케이팝 총 6곡으로 매시업 한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 영상이 정말 내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노래 하나하나를 다 찾다 보니까 트로이 시반을 알게 됐고, 이 영상을 기점으로 팝송과 트로이시반의 음악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원래 본인은 팝송이라면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나 저스틴 비버의 [Baby] 정도에서 지식이 멈춘 초등학생이었는데 새로운 세계를 맛본 기분이었다.
그때는 트로이 시반이 커밍아웃을 하기 전이었기도 했지만, 우선 음악의 멜로디 자체가 듣기에 편안했다. 이전 글에 언급했듯이 자이언티의 음악을 좋아하는 내가 듣기에 정말 최상의 팝 가수였다. 대표적으로 이 시기엔 [Youth] 랑 [Fools]를 정말 반복에 반복을 하면서 질릴 때까지 꽤나 오래 들었었다. 그리고 점점 커가면서 다양한 수록곡들과 다양한 앨범을 접하고 해당 앨범의 스토리를 보다 보니 평소에 좋아하던 가수가 커밍아웃을 하면 탈덕을 하거나 한동안 음악을 듣지 않았던 사춘기 시절의 내가 유일하게 커밍아웃 이후에도 음악을 찾아 듣는 가수는 트로이 시반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아마 찾아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미 내 취향에 너무 잘 꽂혀버렸기 때문에 내 삶의 일부가 된 기분이었다. 이후로는 너무 유명해져서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진 [Angel Baby] 나 [Lucky Strike] 등 그의 수록곡들로만 채운 플레이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우연히 출근길에 들었던 [What's The Time Where You Are?] 이 너무 좋아서 바로 네이버 음악검색으로 음악을 찾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시키게 됐다. 결국 이 글까지 쓰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나는 좋아하는 노래가 생기면 그 가사를 읽으면서 스토리를 먼저 보는 편이다. 가수가 의도한 스토리도 있겠지만, 나는 그 스토리를 큰 틀로 잡고 그 안에서 나의 감정을 이입해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트로이 시반 노래의 가장 큰 장점은 동성을 향한 사랑이지만 이성을 향한 사랑에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을 그리기가 더 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지금 빠진 이 노래의 스토리라인은 트로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 도쿄에서 만난 상대방에게 푹 빠져서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네가 사는 곳은 지금 어때?' '네가 사는 곳은 지금 몇 시야?' 등 사소하지만 그런 부분마저도 궁금해하고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곡이다. 근데 이 곡 생각보다 멜로디가 어둡거나 처지지 않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적절한 템포에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 너무 좋은 음향효과 등 하우스장르 이런 건 구분 잘 못해서 말을 못 하겠는데 정말 처지지 않아서 좋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어두운 음악이 아님에도 이 노래를 들으면 비 오는 날에 우산을 들고 도심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든다는 거다. 그리고 가장 잘 어울린다. 그 어느 날씨보다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리려면 조금은 어둡고 그래야 하는데 좀 뭐랄까 기분이 이상하다. 확실히 그리워하는 감정이라서 그런가? 비 오는 날 길거리에서 올라오는 비 냄새가 나는 음악이다. 물론 이건 엄연히 개인적인 감성이니까 넘어가도 좋다.
그동안 수많은 팝 가수들을 접하고 사람들이 흔히 레전드라고 칭하는 가수들의 음악도 너무 좋아한다. 켄드릭 라마,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등 다양한 가수들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내가 트로이 시반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고 주기적으로 질릴 때까지 듣는 이유는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존재하는 가수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가수들도 그렇다고 반박할 수 있겠지만 이건 진짜 내 취향인 거다. 들고 있던 돌들은 내려놓도록 하자.
죽기 전에 트로이 시반 내한공연 콘서트에 가보는 게 소원이다. 진짜 스탠딩에서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방방 뛰면서 떼창 가능한데 말이다. 티켓만 주면 가는 건데, 정말 빠르게 매진된다. 진짜 내가 가장 많은 곡을 알고 있는 팝스타 트로이 시반, 노래 너무 좋으니까 계속 만들어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