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wberries & Cigarettes
영화 [Love, Simon]의 OST이자 2018년 3월 16일의 발매된 트로이 시반의 싱글앨범 [Strawberries & Cigarettes]의 타이틀곡이자 유일한 수록곡. 평소 트로이 시반을 정말 좋아하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몇 달 전에야 알게 된 숨겨져 있던 명곡. 석양을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기에 이만한 노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에게 깊은 충격과 울림을 준 노래이다. 그럼 이번 노래도 한번 제대로 이해하고 들어보자.
이 곡의 제목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가 같이 담겨있다. '딸기'와 '담배' 라니, 이게 무슨 전자담배에 딸기맛 액상을 넣는 그림이 먼저 떠올라버리는 제목이 다 있나. 하지만 영화의 내용과 이 음악의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막힌 부분이 뚫릴 때가 온다. 사실 설명보단 오늘의 글은 다른 글들보다도 음악과 함께 이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정말 많은 자료와 해석, 그리고 영화의 줄거리까지 찾아보다 보니, 정말 잘 만든 음악이구나 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음악이다.
우선 이 음악의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러브, 사이먼]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이해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 영화에서 동성애자인 사이먼은 우연히 본인과 같은 고등학교에 본인처럼 동성애자인 사람이 재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올린 '블루'라는 닉네임을 가진 그 사람을 찾으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하이틴 로맨스물이다. 자신의 소꿈친구 여사친이 본인을 좋아하는 사실도 모른 채, 상처만 주고 그러다 본인의 솔직한 감정과 모든 것을 밝히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스토리도 있다.
그래서 이게 뭐가 중요하냐, 어떤 포인트에서 중요한 거냐,라고 한다면 바로 '트로이 시반이 동성애자라는 점'인 걸 생각하고 이 영화와 음악을 대했을 때 1차적으로 반응이 오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어리고 미성숙하여 실수도 하고, 서로 상처도 주게 되지만 도망치지 않고 결국 용기 있게 서툰 감정과 내면을 마주해 사랑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있기에,,, 조금 외람된 이야기이지만 동성 간의 사랑이든, 이성 간의 사랑이든, 결국 '사랑'이라는 본질적인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사랑에 급도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그걸 트로이 시반의 음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분명 남자를 대상으로 부른 사랑노래임에도 이성애자인 내가 여성을 생각하며 불러도 전혀 이상하거나 거리낌이 생기지 않는 서정적인 가사와 섬세한 감정표현. 이 곡을 관통하는 문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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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도망친다 해도, 내 사랑이 멈춘다고 해도, 딸기와 담배에는 항상 너 같은 맛이 나"
라는 해석을 보자마자 육성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전 브런치북 제목에서도 언급했듯 연애를 해보지 않은 나지만,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기억이 너무 강렬히 남으면 그걸 떠올릴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생겨버리기 마련이라서 아마 트로이 시반은 그 매개체로 '딸기'와 상대방의 '담배' 향을 떠올린 게 아닐까 싶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너무 수위 높게 달아서 정말 정석적인 미국 하이틴에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다.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너와 함께 담을 넘고, 차 안에서 서로의 입술을 바라보다 키스를 하고. 곡의 전체적인 흐름이 대표문장을 포함한 훅 부분이 반복되는 구조라서 아마 정말 벅차오르는 감정을 사운드적으로도 표현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소되기에 부족했는지 마치 술에 취해 인상 깊었던 걸 반복해서 얘기하는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정말 지난번에 소개한 Hollywood와 비슷할 정도로 벅차오름을 주는 노래인 것 같다. 동시에 트로이 시반은 워낙 명곡이 많고 유명한 가수지만, 이런 숨겨진 곡마저도 좋은 음악과 다양한 사운드가 있으니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생각보다 세상엔 다양한 뮤지션이 있고 우린 그 속에서 좋은 음악을 찾아들을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모두 달달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준비한 곡인만큼, 연말에 꼭 들어봐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