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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NE Dec 09. 2024

Hoody - 한강

 2017년 8월 24일날 발매된 싱글앨범 [HANGANG]의 타이틀곡이자 유일한 수록곡 [한강], 내가 이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는 2018년 8월이니까 발매한 시점부터 1년 뒤에야 이 곡을 알게 되었다. 


그맘때 내 나이는 고작 열다섯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이란 단어 뒤에 새겨진 사랑에 흠뻑 젖어있는 가사들을 곱씹으며 하루를 보냈던 적이 있다. 나에게는 음악을 들을때 한 곡에 빠지면 질릴 때 까지 그 음악만을 계속 스트리밍하는 습관이 있다. 중학교 2학년의 사춘기 소년에겐 이 한강이라는 곡이 딱 그런 곡이었다.


당시 운동선수였던 나는 여름철 주말새벽에 홀로 올림픽공원을 뛰러 나갔던 적이 있었다. 올림픽공원 코스 중에는 평화의 문과 호수가 동시에 보이는 코스가 있는데, 해가 떠오를 무렵에 그 풍경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 곡의 도입부는 알 수 없지만 내 가슴을 쿵쿵 울리는 데는 충분했다. 내가 정말 설레일 때만 느끼는 심장의 템포와 감정이 오랜만에 되살아난 것이다.


후디의 곡은 전부터 느껴왔지만 마치 사랑 에세이를 듣는 것 같다. 그만큼 서정적인 가사와 섬세한 표현들이 내 귀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당시에 가사를 즐겨쓰던 나는 후디의 영향도 적지않게 받았다고 얘기할 수 있을만큼 가사가 예쁜 곡들 중에 하나이다. 이 곡에서는 물결에 비친 윤슬을 보고


"눈부신 별들이 떠다니는 저 물결을 바라보다"


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 당시에 나는 적잖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의 나는 항상 정확한 단어들로만 글을 구성하려고 했기 때문에 윤슬을 별로 치환한다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도 글을 쓰다가 막히면 후디의 가사를 살짝 엿보게 되는것도 저 가사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 아닐까.


개인적으로 내가 후디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지는 것 같다. 첫 번째로는 음색, 두 번째로는 가사, 세 번째로는 곡의 분위기인것 같다. 순서는 정해서 적었으나 절대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는 없기에, 순서대로 좋아하는 이유라고는 할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적고 설명해보겠다.


첫 번째 이유로 음색을 고른 이유는 다름아닌 내가 생각했을때 가장 이상적인 [맑은 여성 R&B보컬의 목소리] 라고 생각을 해서이다. 맑음과 몽환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수가 있구나 라는 걸 내게 알려준 가수가 바로 후디이기 때문에, 난 아직도 후디의 목소리가 들리면 잠시 하던걸 멈추고 감상하곤 한다.


두 번째 이유인 가사적인 부분은 워낙 내가 가사를 중시하는 사람이다보니 위에서도 표현했지만 서정적이면서 섬세한 표현이 가장 크게 와닿았긴하나, 조금 더 설명을 붙여보자면 귀로 가볍게 듣다가 확 꽃히는 한 문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문장이 저 위에 적어둔 문장이고, 이 곡을 생각할 때 뿐만 아니라 실제 한강을 가도 그 가사가 생각이 나 한번 더 생각하고 감상하게 되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마지막 세번째로는 곡의 분위기가 있다. 후디의 보컬 자체가 몽환적이라서 그런지 음악 자체가 굉장히 '감성적이다' 라는 평가를 할 수 있는 곡이 유독 많은데, 혼자 한강에 가거나 앉아서 생각을 많이하는 내가 생각에 도움이 필요할 때, 아니면 반대로 생각을 비울때도 후디의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는 한다.


후디라는 가수는 개인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가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잔잔히 즐길 수 있고, 흥얼거릴 수 있으며, 음악적 취향이 독특하거나 딥해야만 좋아하는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 아티스트의 곡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후디를 어떤 곡으로 입문할지 고민된다면 오늘의 추천곡인 [한강]을 들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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