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잘 들리십니까.
아, 어차피 듣지도 못할 터이니 다 소용없는 짓이던가.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어째 전해줄 수가 없네요.
아쉬운 마음에 오늘도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당신이 기억하는 내 모습은 이제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뿐일까요, 오히려 너무 망가져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괴물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 저입니다.
당신 한마디에 방긋방긋 웃던 나는 생기를 잃었습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 노력하던 다정함도 닳아 사라졌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더 바라보려 빛나던 눈은 죽어버렸습니다.
예쁜 말만을 해주려 노력하던 입은 굳게 닫힌 지 오래입니다.
아마 저는 당신에게 꽤나 많이 의지 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겉보기에는 당신에게 아주 좋은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서보니 아니더군요. 신세를 지던 쪽은 오히려 저였습니다.
그립습니다. 그때의 당신이, 그때의 우리가, 그 모든 순간들이.
이 늦은 밤중에 휘몰아치는 수많은 생각들이 마치 태풍 같습니다.
너무 강한데, 너무 아픈데, 제 머리에서만 휘몰아치는 게 억울하기도 합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그대를 저만 그리워하는 것 같아서.
당신이 저를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 아팠으면 합니다.
적어도 당신에게만큼은 좋은 남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한없이 부족하고 못난 저이지만 당신에게만큼은 완벽하고 싶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마음을 줄 걸 그랬습니다.
아끼고 아끼던 마음이 한순간에 짐짝이 될 줄 알았다면 말입니다.
사랑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사랑이 뭘까 라는 질문에 당당히 당신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던 그때의 제 마음은 사랑이었습니다.
이제는 당신을 놓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려 합니다.
고마웠습니다. 사랑을 알게 해 줘서, 사랑을 주는 방법을 알려줘서.
무너질 대로 무너진 저이지만 다시 쌓아 올릴 용기를 주어서.
참, 여전하네요 저도. 닿지 않을 말들을 뭐 이리 주저리 늘어놓는지.
안녕,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부디 행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