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운명을 타고난 나

서른다섯의 생일

by 희주

매년 5월의 첫날은 노동절이자 모든 근로자의 정당한 휴무일, 그리고 나의 생일이다. 예전에는 자정이 지나 다시 자정이 되기까지, 마치 시간의 중심에 놓인 것만 같은 하루를 보내곤 했다. 그럴 땐 꼭 신데렐라가 된 기분으로 12시가 오기 전까지 모든 걸 누려야 한다는 이상한 의무감에 사로잡혀가면서.


하지만 그런 생일은 이제 나에게 옛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웃음) 어느 순간부터 생일은 다른 날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가 되었고, ’생일‘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나에게 특별한 감흥을 주지 않는다. 물론 소중한 사람과 맛있는 밥 한끼를 먹는 의식은 여전히 이어지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고맙게도 생일을 축하해주는 지인들의 연락을 본다. 해마다 축하의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속에 담긴 다정한 마음은 변함없이 같다. 하루동안 그 고마운 마음들을 읽어내려가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사실 이제는 나조차 무심히 지나치는 하루에 여전히 다정한 마음을 건네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그런 생각을 따라 하루를 다 써내리고 나니, 누군가의 마음이 나를 향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생일‘은 여전히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들 덕에 평범한 서른다섯의 생일도 무탈히 지나간다. 언젠가 다가올 날들에, 각자의 삶이 더 바빠져 마음을 전하는 일도 드문드문 줄어갈지 모르지만 그 다정한 마음들은 굳이 어떠한 형체가 되어 닿지 않더라도 언제나 서로의 마음 한켠에 충만히 살아있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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