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내지 말기
첫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던 마지막 날,
2년의 시간을 보낸 대표님과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 관련 스타트업에서 유럽과 아시아 나라를 돌아다니며 오롯이 둘이서 일을 했었다.
헤어지기 전, 대표님은 글을 한 번 써보라고 말했다.
그 당시에 난, “내 얘기를 하는 게 부끄러워요. 그냥 저만 알고 있을래요.”
라는 말을 하고 글쓰기라는 것에 대해서 잊고 지냈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 뭔가 부끄럽고 낯설었다.
2번째 직장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이었다.
회사 직원들은 긴 휴가, 혹은 짧게라도 서로에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여행을 자주 떠났다.
시간에 구애 없이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에 나 또한 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았다.
문득, 여행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을 마주했다.
이 나라엔 이 음식이 맛있고, 이 나라에 가선 거길 꼭 봐야 대!
라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왜 여행을 떠나지?
내가 여행을 가는 이유와 방식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떠나는 여행마다, 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하게 돌아다닌다.
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했고,
자라면서 겪은 문화와 삶의 방식에 따라 어떤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지,
그들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혹은 얼마나 같은지.
그곳에서 먹는 음식과 관광지는 그 외적으로 따라오는 것들이었다.
이 달에 가면 좋은 여행지,
이 달에 꼭 봐야 할 것들, 먹어야 할 것들 탑텐 시리즈들은 너무나도 많다.
이렇게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양한 방식의 여행이 있는데, 이런 여행도 재밌을 텐데 라고
내가 경험하고 내 삶에 순간마다 영향을 끼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다.
1년 전에도, 같은 생각으로 여행 작가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듣는 기간 동안에는 재밌게 글을 쓰게 되고, 선생님의 피드백을 들으며
신이 나는 마음으로 열심히 글을 썼다.
하지만 글쓰기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나의 글쓰기 마음도 사라졌다.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욕심이 생기고,
더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를 생각하다가 되려 글 안 쓰기를 시작해버렸다.
부디 이번엔 욕심 내지 않고 써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