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꽃이 바람에게"를 마무리하면서

나의 노래, 나의 시, 내 오랜 그리움.

by 삼이공

오래 묵혀둔 시들을 태워버린 적이 있다.

대학교에 들어갈 때는 고등학교 때 썼던 시들을 모두 태워버렸고...,


생각해 보니, 사춘기라는 풋풋하고도 불안정한 시절이니만큼

그 시절에는 모든 게 시였다.

눈에 보이는 풍경도,

내가 마주해야 하는 상황들도,

앞으로의 미래까지도,


대학에 들어가서도 틈틈이 시를 썼고,

그렇게 묵혀둔 300여 편의 시를 졸업하며 태워버렸다.


그때는 자칭 성인이라고, 학교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술을 마시고, 동아리 생활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다인데, 그 사이마다 300여 편의 시를 썼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다시 시간이 흐르고,

외로울 때마다 시를 짓고,

그리울 때마다 시를 지었다.


여기저기에 저장해 두고,

때로는 인터넷 플랫폼에 게시하기도 하고,

지금은 어느 플랫폼에 올린 지 기억조차 나질 않고,

어디에 저장해 두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아직 묵혀둔 시 몇 편이 눈에 띄어 태우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브런치북으로 한데 엮어보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이건 하나의 의식 같은 것인데,

마치 냇가에 던지는 돌멩이처럼,

마음을 비우는 작업이었다.


이 글을 끝으로 "꽃이 바람에게"라는 시집을 마친다.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9월 22일 월요일 아침 6시에 새로운 시집으로 다시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그럼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