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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단 Apr 24. 2024

다수는 무조건 옳다?

넷플릭스, Cuties - 감독: 마이무나 두쿠레



이 글은 순전히 한 개인의 생각임을 간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CUTIES는 2020년 9월 9일에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화이고 글은 2020년 9월 19일에 이다. 브런치에 입주했으니 예전에 혼자 썼던 글들을 틈틈이 옮기려고 한다.



논란이 된 포스터 사진


고등학생 아들이 말하길 이 영화가 '소아성착취물'로 이슈라고 했다. 정말? 너도나도 열어보는 그 유명한 넷플릭스가 검증도 없이 그런 류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고? 나는 믿을 수 없어서 관련 기사를 찾아 읽었다. 그중 하나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As the film had not yet been widely released in the United States at the time these petitions were created, it seems safe to say the scores of people signing them had not actually seen the film. Or even watched the trailer. If they had, they would have seen a very different movie than the one the petitions describe: a story about family, womanhood, growing up, and the clash between Amy’s Senegalese heritage and the freedom craved by anybody who was ever an 11-year-old girl.

출처: https://www.vulture.com/2020/09/netflix-cuties-twerking-poster-drama-explained.html

➡️ 이 청원서가 작성될 당시 영화가 미국에서 아직 널리 개봉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원서에 서명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안전해 보입니다. 아니면 예고편이라도 보던가 했다면 그들은 청원서에 설명된 영화와는 매우 다른 영화를 보았을 것입니다: 가족, 여성, 성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세네갈 민족의 전통과 11세 소녀 에이미가 갈망하는 자유 사이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사에서 포인트로 읽힌 부분은 아직 널리 상영이 되기도 전에 청원이 올라왔다는 부분이었다. 가짜 뉴스가 넘치는 요즘 이것도 일종의 음모와 선동이 만들어낸 이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수의 생각이니 무조건 옳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보고 내 눈과 내 생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그것이 넘치는 정보시대에 살아가면서 나의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도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에 본 넷플릭스 다큐 <소셜 딜레마>가 생각났다. 가짜뉴스. 다수가 밀면 그저 사실 확인도 없이 우르르르 그쪽으로 밀고 가는 대중의 폭력. 무서운 일이다.



영화 Cuties는 아래 신문기사의 한 꼭지에서 말하는 그대로였다.


일찍 사춘기가 온 무슬림 소녀가 아빠의 두 번째 부인을 맞이한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를 가엽게 생각하며 그들의 보수적인 전통에 반항하면서 그들 문화 속에서 일탈을 꿈꾸고 행동하는 내용이 주이다.
그리고 감독의 말처럼 인터넷에 범람하는 성적 이미지를 판단능력이 부족한 어린 소녀들이 생각 없이 그저 따라 하게 되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영화 어디에도 아이들을 성착취물로 팔고자 하는 내용은 없다. 

다만, 아미가 삼촌을 유혹하려고 하는 장면,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SNS에 올리는 장면 그리고 11살 소녀들이 엉덩이를 흔들고 땅바닥을 기면서 섹시한 표정을 짓는 댄스가 보기에 민망하지만 이것들이 바로 감독이 말하는 인터넷 미디어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겠는가.


물론 아이들의 춤 동작이 11세 소녀들이 추기에는 매우 선정적이라는 청원자들의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춤 동작들과 주인공 에이미가 성장해 가는 동안의 행동들을 통해서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공감이 되는 나로서는 영화가 상영되기도 전에 '아동포르노'라고 혹평을 받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만약 영화를 본 후에 청원을 하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은 산을 보는 대신 나무를 본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본다. 하지만 모두가 다름을 인정하기에 그들의 의견은 존중한다. 적어도 영화를 본 후에 자기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대다수는 영화를 보기도 전에 여론 따라 왕왕거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쪽으로 마음이 자꾸 기운다. 나도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인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직접 영화를 보고 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해야겠다. 아들 취향의 영화는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의 딜레마에 대한 좋은 예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큐티스는 주인공 소녀가 자유분방한 댄스 크루에 매료돼 보수적 가족의 전통에 반항하기 시작하는 내용”이라며 “큐티스는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반대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대변인은 AP통신에 “큐티스는 영화제 수상작이며 어린 소녀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압박감에 대한 강력한 이야기”라며 “이런 중요한 이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쿠레 감독도 “소셜미디어에 범람하는 성적 이미지를 아이들이 모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면서 “아이들을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영화를 봐달라”라고 했다.

-조선일보 기사 발췌-



마이모나 두쿠레 감독
논란이 계속되자 영화를 만든 마이모나 두쿠레 감독은 16일 워싱턴 포스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영화를 만든 이유와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두쿠레 감독은 “몇 년 전 파리에서 열린 커뮤니티 행사에 참석한 어린 소녀 그룹이 매우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을 봤다. 그녀들은 겨우 11살이었고, 공연은 충격적이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서 도시 전역의 10~11세 소녀 100명을 인터뷰했고 그 결과 영화 ‘큐티스’가 나왔다”라고 영화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소녀들과 나눈 이야기 내용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아이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섹시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 인기를 끈다는 것을 알고 섹슈얼리티를 모방하려고 했다”며 “문제는 그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좋아요’나 팔로워 수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자존감을 구축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사람들은 영화의 특정 장면이 보기에 불편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11살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삶이야말로 정말 불편하다. 우리는 성인으로서 어린아이들에게 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고, 그 현실을 영화로 마주하게 하고 싶었다. 영화가 불편할 수 있지만 현실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프랑스 정부의 아동 보호 당국의 승인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 우먼타임스(http://www.womentimes.co.kr) 


이 영화에 대한 논란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사 한 개를 링크합니다. 

https://www.women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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