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로스 카보스 LOS CABOS 7박 8일
3월 4일부터 11일까지 친구들과 함께 멕시코 로스 카보스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10월에 예약해 두고 설렘과 함께 기다리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새 추억으로 남은 여행이다. 시간은 참 성실하게도 또박또박 흐른다.
'리비에라 마야'에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지 7년 만에 다시 가게 된 멕시코 여행이다. 로스 카보스는 멕시코 서부에 있는 지역이라 밴쿠버에서 4시간 30분 정도 날아가면 된다. 일단 비행시간이 짧다는 것이 솔깃했고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모두 좋아서 기대감이 높았는데 직접 다녀온 후 느낌도 상당히 긍정적이라서 가족과 함께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환율이 오르기 전에 예약을 마쳤었고 캐리어 비용도 따로 받지 않을 때여서 지금 예약을 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게 다녀온 여행이다. 비행기 포함해서 7박 8일 Grand Fiesta Americana Los Cabos 올인클루시브 호텔 비용은 개인당 캐나다 달라 2250불이었다. 그리고 팁과 공동으로 쓸 돈을 미화 50불씩 걷었고 혹시 액티비티를 할 사람은 따로 돈을 준비하기로 했다.
로스 카보스에서는 사막 바이크를 탈 수 있다고 해서 돈을 더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너무 비쌌고 또 그 비용만큼의 퀄리티는 없다는 정보를 듣고 바이크 대신 고래 탐사 보트를 탔다. 미화 93불 정도였는데 밴쿠버에 돌아와서 카드 내역을 확인하니 캐나다 달라 145불 정도가 지불되었다. 고래를 보기 위해 바다에서 2시간 정도 보내고 왔는데 음료와 샌드위치가 제공되었고 안내방송도 재미있게 해 주어서 만족스러운 액티비티였다.
친구가 한국에서 사 온 똑같은 모양의 가방과 내가 아마존에서 구입한 열 개의 하와이 꽃 머리핀들이 우리 다섯 명의 여행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었던 것 같다. 로스 카보스에서의 둘째 날 아침부터 '꽃 단 다섯 명의 아시안 여성'들을 알아봐 주고 인사해 주는 직원들이 있었고 머리에 꽂은 꽃 핀이 예쁘다면서 구입처를 물어오는 관광객도 있었다. 우리는 더욱 들뜬 마음으로 꽃을 달고 호텔 곳곳을 다녔다. 60이 코앞인 우리들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싱싱하게 튀고 있었다. ^^
새벽에 만나 공항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로스 카보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아까워서 물만 마셨다. 그러다 보니 오후 다섯 시 즈음 호텔에 도착한 후 먹게 된 첫 식사에서 우리들이 비운 접시가 열일곱 개였다.
올인클루시브 호텔이니 음식값 걱정 없이 시키고 또 시키면서 배를 채운 후 모두들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부끄러움도 올라와 서로를 바라보며 끼득끼득 웃던 그 시간이 행복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그렇게 8일 동안 돈 계산 안 하면서 음료와 음식을 시키는 호사를 실컷 누리고 왔다.
우리들의 7박 8일 일상은 이랬다.
아침을 먹은 후 해변이나 수영장 근처에 자리를 잡고 12시에 시작하는 아쿠아로빅을 매일 참석, 한 시간 동안 물속에서 운동을 한 후 점심을 먹고 다시 해변에서 시간을 보낸 후 세시 반 즈음에는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저녁 먹으러 갈 준비를 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쇼를 보러 갔는데 매일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호텔 측에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아침은 매일 같은 곳에서 뷔페로 먹었고, 점심은 해변 근처의 식당에서 먹거나 해변에서 배달을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저녁은 잘 차려입고 저녁에만 오픈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우아한 식사 시간을 즐겼다.
(호텔 풍경과 룸, 저녁쇼 그리고 우리가 먹었던 음식 사진은 이 글 아래에 개별 게시글로 기록할 예정)
"우리 여행 와서 이렇게 모범적으로 살아도 되는 거야?" 할 정도로 규칙적인 일상을 보내면서 많이 먹고,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다.
오십 중반에 만난 친구들과의 포틀랜드, 라스베가스, 선샤인 코스트 그리고 캘로나 여행에 이어 다섯 번째 여행이었던 로스 카보스. 오랫동안 함께 나눌 소중한 이야기 한편이 또 쌓였다.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된 모든 인연에게 감사합니다. ❤️
회향하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