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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 Sep 18. 2023

제주도 가려다 오스트리아

세 사람 마일리지 항공권  30분 만에 발권하기


의 생일날, 온 가족이 봄의 사직에 찬성했다.


부당한 일을 참고 견뎌라 말하지 않는 가족이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결정은 빠르게 했지만 학교에서 사표가 처리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다.  겪은 일을 문제 삼지 않고 조용히 학교를 나오기로 했다(봄 힘들게 했던 상급자는 학교 자체 조사 결과 보직에서 해임되었다고 나중에 들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봄이 마음을 추스를만하면 새로운 사건이 뉴스에 나와서 잊고 싶은 기억을 들추어냈다. 호기롭게 임용시험을 다시 보겠다던 다짐은 점점 희미해졌고, 봄 웃음을 잃었다. 러 번 도전 끝에 임용시험에 합격했다가  달 만에 백수가 된 봄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8월 20일 밤 9시, 처음 계획은 단순했다.


봄이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면 어떨까 의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름이 울었다.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여름도 봄만큼이나 지쳐 있었다. 봄의 문제가 워낙 커서 여름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가을은 기왕 이렇게 된 거 셋이서 여행이나 가라고 했다. 나와 가을의 마일리지를 합하니 세 사람이 평수기에 유럽을 왕복할 만큼은 되었다.


30분 동안 땅콩으로 유명해진 항공홈페이지에서 마일리지 항공권을 찾았다. 8월 말과 9월 말 성수기를 피해 평수기 요금으로 마일리지 좌석이 세 개 남아 있는 유럽 도시는 두 뿐이었다.


9월 6일  입국, 9월 25일 부다페스트 출국.


9시 30분에 항공콜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상담사와 의논해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결제한 뒤 좌석 지정까지 다 하고 나니 10시 2분이었다(땅콩항공 콜센터는 아침 7시에서 밤 10시까지 전화를 받는다).


21만 마일리지에 850,800원.


제주도 가려다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여행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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