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뮤지컬 보기'라고 답을 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뮤지컬을 보고 있다. '정기적'으로 의식하며 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패턴을 분석해 보니 적어도 분기별로 1번 이상은 관람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최근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직접 공연장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온라인 뮤지컬 공연을 시청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터파크티켓'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올 상반기에 인터파크에서 발표한 2020년 공연 시장 결산 자료 확인해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티켓 판매량은 재작년 대비 약 75% 감소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작년 '뮤지컬'은 다른 장르와 다르게 판매금액 비중이 41%에서 59%로 증가되었다.
위 표를 보면 5년간 꾸준히 뮤지컬은 콘서트와 함께 매출액의 많은 비중을 차지해 왔다.
이러한 결과로 실제 인터파크티켓 홈페이지(웹)를 들어가 보면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뮤지컬'과 '콘서트'에 대한 내용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파크티켓 홈페이지의 카테고리가 '뮤지컬'로 시작하거나 (위 이미지 기준) 홈페이지 하단의내용 대부분이 뮤지컬 정보로 채워져 있다.
2010년 션 엘리스가 블로그에서 처음 사용한 'Growth hacking(이하 그로스 해킹)'은 고객의 반응에 따라 제품(서비스)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성장'시키는 방법론이다. 흔히 마케팅 기법으로 알려져 있는 그로스 해킹은 어떤 문제를 발견해 그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제품을 성장시키는 모든 것에 적용된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과 결을 같이함으로써 비슷한 철학을 가진 그로스 해킹의 핵심은 '반복'에 있다.
[Growth hacking]
가설 수립 → 핵심 지표 설정 → 가설 실행 → 가설 검증 → 가설 재수립 → …
즉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여 가설과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빠르게 실행하여 검증해 본다. 그 검증의 결과(고객의 행동, 피드백)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다시 개선하고 검증하는 '반복'의 과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한다.
쉽게 말하면 고객의 행동을 데이터로 추출하여, 그 데이터를 통해 개선점을 마련 해나가 제품을 성장시키는 방법이라 정리할 수 있다.
위에서 본 인터파크티켓의 메인 페이지의 많은 비중이 '뮤지컬'과 '공연'으로 채워져 있는 것 또한 이런 그로스 마케팅이 적용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인터파크티켓을 볼 때 이외에도 그로스 마케팅이 적용되었다고 짐작되는 사례 2가지를 더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 자체 관객 예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후부터 꾸준히 '혼자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하 혼공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1인 생활과 1인 관람의 문화는 더 급성장하게 되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월간 공연전산망' 9월호에 나온 자료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공연(콘서트 제외) 관객 중 혼공족은 약 48%였다.
특히 2020년 3~6월 동안에는 창작 뮤지컬
약 71%, 리미티드 연극 약 58% 관객이 모두 나 홀로 관객이었다고 한다.
인터파크는 2017년 뮤지컬 아이다를 통해 혼자 공연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특별 이벤트를 실시하였다. 더불어 현재 인터파크티켓은 자체 홈페이지 내 '쿠폰존' 페이지 내'혼공 쿠폰' 구역이 따로 개설하여 1인 관객을 위해 할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1인 관객 증가라는 자체 데이터 분석에 맞춰 적절한 혼공족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은 그로스 마케팅이 적용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대부분 유저나 관련 사업체들에게 홍보 메일을 발송한다.
실제 내가 일했던 모든 회사들도 홍보 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요즘은 SNS 이용률이 늘어나고 메일을 잘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홍보메일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문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설문 및 연구 결과 등 자료를 찾아보면 생각보다 '홍보 메일'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보 메일 효과에 대한 설명 참고 사이트 1 - aoptimer(2020년)
홍보 메일 효과에 대한 설명 참고 사이트 2 - Hello. Digital(2020년)
그리고 인터파크티켓도 꾸준히 가입자들에게 홍보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인터파크티켓 메일에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티켓의 메일은 모두 '수요일' '11:00 am~12:00 pm' 사이에 발송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위 이미지는 실제 받았던 인터파크티켓 홍보 메일 일부를 캡처한 것이다.
요일이 정확히 나와있지 않지만, 옆에 요일들을 확인해 보면 모두 '수요일'에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발송된 시간도 대부분 오전 11시 이후, 오후 12시 전에 발송된 것들이다.
특정 요일과 시간에 발송되는 이메일에는 분명 그로스 해킹과 관련된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 여겼다.
이에 인터파크 자체 내부 테이터를 알 수는 없었기에,
전반적인 홍보 이메일을 사람들이 열람하고 클릭하는 데 있어 일반적인 '행동 패턴'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마침 파리의 마케팅 회사인 sendinblue에서 홍보 이메일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을 산업별로 연구한 결과가 있었다.
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메일을 '화요일~수요일'에 주로 많이 클릭 및 열람하고 있었다.
시간으로 보았을 때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4시 사이가 클릭 볼륨이 가장 크다고 sendinblue는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 유형으로 분류한 결과를 통해서는 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파크티켓이 속하는 '전자상거래'에서 홍보 이메일을 보내기 가장 좋은 요일과 시간이 '수요일 오전 10시'쯤이라고 분석해 두었기 때문이다.
위 연구 결과는 2017년 자료이기 때문에 최근 자료도 함께 찾아보았다.
이메일 뉴스레터 제작과 발송, 마케팅을 돕는 서비스를 진행하는 '스티비'가 올해 발표한 <스티비 2021 이메일 마케팅 리포트>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티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는 '월요일'에 가장 클릭률과 오픈율이 많았다.
그러나 sendinblue와 유사한 결과를 보이는 것은 '수요일'의 클릭률과 오픈율이었다. 월요일 다음으로 수요일에 사람들은 많이 메일을 확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자료들은 인터파크티켓의 내부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인터파크티켓의 그로스 해킹의 사례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홍보 메일은 실제 직접 메일을 발송해 봐야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온전히 알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추론'하는 과정에서 위 '이메일 마케팅'에 관련한 자료들은 전혀 무의미한 내용이라 보이지 않는다. 인터파크티켓이 여전히 비슷한 시간대에 메일을 발송한다는 것 자체가 그 증거라 본다. 내부 고객 데이터를 통해서 그 시간대가 가장 메일 발송 효과가 좋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로스 해킹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비즈니스에서 이제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특히 PM에게 전문적인 데이터 추출이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프로덕트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하드 스킬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 PM에게 데이터 분석 역량이 중요한 것은 소프트 스킬 면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align 해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직관과 생각이 아닌 데이터 기반으로 타당한 내용을 전달해야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