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식 때 꽃다발 준비하시나요?

by 김자옥

돌아오는 금요일은 수료식이다. 5주가 까마득하게 먼 것 같았는데 어느새 다가왔다. 5주 만에 만나는 아들은 어떤 모습일까. 군기가 바짝 들었을까. 살은 빠졌을까 오히려 쪘을까.

아들은 첫 주는 혼이 나간 것 같았고, 둘째 주엔 그제야 현실이 눈에 들어왔는지 혼잣말처럼 "아, 집 가고 싶다"라고 했다. 셋째, 넷째 주는 훈련이 고됐는지 수화기 너머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 남은 한 주는 어떻게 보낼까. 아들 말에 의하면 훈련은 다 끝나고 수료식 준비를 한다는데 뭘 하길래 나흘간이나 하나 싶다. 뭐 안 보여줘도 되니 그냥 쉬게 하면 안 되나, 하는 마음도 든다.


밴드에 수료식 안내가 올라왔다. 무심코 댓글을 봤는데 "그날 꽃다발들 준비하시나요?"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꽃다발? 당일 새벽같이 내려갈 건가 전날 갈 건가를 고민하고 근처 숙박을 알아보고 기차표를 예약하긴 했어도 꽃다발은 생각도 못 했다. 다시 들고 집으로 올라올 건데, 아들은 좋아하려나?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은데.... 여러 생각이 스쳤다.

"새벽에 내려가야 해서 미리 맞춰놨어요."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서 준비하려고요" 같은 반응들 속에 한 단어가 눈에 띄었다. "전 그냥 '토퍼' 준비하려고요." 토퍼는 또 뭔가. 검색창에 들어가 토퍼를 치니 저절로 '군인 수료식 토퍼'가 나왔다. 꽃다발 형식으로 만든 아기자기하게 꾸민 장식품 같은 거였다. 게다가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별로 따로 있었다. 별게 다 있구나. 이런 건 다들 어떻게 알았을까.

일단 장바구니에 담으려는데 해군용은 남은 수량이 3개뿐이란다. 벌써 다들 준비한 건가. 혀를 내두르며 담기를 클릭했는데 그새 수량이 없다고 뜬다. 헛! 인기 품목이었나 보다. 꽃다발은 아직 모르겠고 이건 하나 해야겠다 싶었다.

혹시나 해서 카페에 들어갔다. '수료식 준비물'을 치니 몇 개의 글이 이미 있었다. 거기엔 꽃다발에 더해 보온병에 따뜻한 물과 커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 간다는 글도 있었다. 바로 올 거 아닌가.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어쩐지 찾아볼수록 더 번잡해지는 기분이다. 그만 봐야겠다.


그나저나 진해는 하루 전날 내려가기로 했는데 가서 뭘 해야 하나 벌써 고민이다. 혼자 가게 될 것 같아 책이나 보면서 편하게 쉬자 했는데 갑자기 남편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쩐지 피곤해지는 이 기분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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