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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Nov 04. 2021

대선판에 교육이 안 보인다.

대선정국. 나라 안에 가장 중요한 결정이 아닌가. 그럼에도 보이는 것은 정치인들의 말싸움일 뿐 정작 나라와 민생에 중요한 사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후보들의 수십 차례 토론이 있었지만 국민들이 목격한 것은 말다툼과 입씨름이 아닌가. 나라의 내일을 향한 비전과 구상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국민의 어려운 살림살이는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 하는가. 


후보들의 면면과 입담들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누구 하나 믿고 맡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구호로만 변화를 외치고 듣기에도 식상한 혁신이 되고 말았다. 여야의 주자들이 결정되면 그래도 나아질까 기대한다지만,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앞으로 몇 달에도 큰 기대가 걸리지 않는다. 나라는 선진국으로 들어섰다는데, 정치는 여태껏 제자리일까.


미래를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긴 지평과 너른 비전을 말하지 않으면서 들먹이는 정략으로는 국민들의 갈증이 가실 길이 없다. 대통령 직함만 가지면 모든 게 달라질 거라는 맹랑한 주장에 넘어갈 국민은 없다. 남을 비난하기보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었어야 한다. 다른 당을 폄하하기 전에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지 드러냈어야 한다.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가닥이 있다. 


교육. 백년대계라는 별명은 누가 지었을까. 다음세대가 무엇을 배우는지 당신들은 아는지. 대한민국의 자녀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고나 있는지. 나라의 내일을 그나마 살려낼 길은 교육으로만 가능하다는 걸 느끼고나 있는지. 지역소멸이 문제라면서 학교를 돌아보지 않는 당신들의 착각은 인지부조화가 아닌가.


나라의 균형발전을 말하려면 지역의 교육실태부터 살펴야 한다. 지역의 사활은 동네 학교에 달렸다. 학교가 살면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면 균형이 보인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이 힘을 잃고 소멸의 길로 접어든다. 교육의 힘은 개인을 일으키지만, 지역사회가 활발하게 돌아가려면 학교부터 세워야 한다. 교육이 사람을 살리고 학교가 지역을 살린다. 


지역에서 학교는 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한다. 문화의 중심이 되고 지역 자긍심의 심장이 된다. 동네 안팎으로 소통의 근원이 되고 지역 간 교류의 교두보가 된다. 학교가 있어 지역은 미래를 기약하고 교육으로 길러내는 다음세대가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간다. 지역의 자존심도 학교에서 솟아나고 온갖 소식의 교환도 학교에서 벌어진다.


대선판에 사라진 교육을 회복해야 한다. 교육을 말하지 못하는 나라의 지도자는 인정할 수가 없다. 학교를 걱정하지 않는 후보는 지지할 길이 없다. 학교는 가르치고 배우는 터전이며 나누고 소통하는 통로이다. 다음세대를 무너지게 버려두는 일은 가히 범죄가 아닌가. 


나라와 국민을 살리려면 교육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교육을 소홀히 하는 정치는 미래가치를 몰각한 작태가 아닌가. 대선후보들에게 묻는다. 나라의 교육을 위하여 무엇을 할 터인가. 이 땅의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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