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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Mar 02. 2022

세상을 품고 내일을 생각하며 폭넓게 담으라.

새 대통령을 만나기 일주일 전. 걱정과 긴장, 기대와 흥분이 오가는 마지막 몇 날. 나라와 국민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습관이 되어버린 코로나와 새롭게 마음을 어지럽히는 우크라이나. 정권교체와 정치교체, 혐오정치와 비전제시 가운데 국민은 하루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지지하는 이들이 몰려다니고 서로 간에 진영을 넘어서는 지지선언들이 들려오면서 선거판은 혼란스럽다. 주권재민이라지만, 표심으로 승부를 결정할 날들이 며칠 남지 않았다. 마지막 날들을 지혜롭게 사용하려면, 유권자는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구호와 주장이 정치적 관심사라면, 정말로 중요한 것들이 모두 담겼을까. 찬찬히 숨고르며 헤아려보자. 나라의 내일과 모두의 일상에 진정으로 필요한 가닥을 빠뜨리지는 않았을까.


글로벌마인드(Global mind.) 국제통상과 외교정책은 누가 돌아보는가. 반도국가의 미래운명은 이해당사국 간의 관계조정에 달렸을 터에 특정 국가에만 의존하는 습관을 언제 벗어나려는지. 관계망의 폭도 넓히고 깊이도 다루어야 하는데, 누구도 소상한 계획을 말하지 않는다.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국경의 의미도 흐려지는 세상에 국민도 이제는 더 넓은 세상을 만나야 하는데, 담론과 토론은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좁다란 한반도에 갇힌 정신세계는 어떻게 탈피할 것인가. 


다음세대(Next generation.) 말재주와 사탕발림으로 20/30을 회유하려는 정치는 그 자체가 구태스럽다. 긴 안목으로 백년대계를 꾸려야한다. 다음세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지, 그들과는 무엇을 나누어야 하는지, 어떤 교육으로 가르치고 배울 것인지. 철학과 나침반이 보이지 않는 교육이 진짜 문제가 아닌가. 오늘을 퍼먹이기에 급급한 공부로는 든든한 내일을 준비하지 못한다. 다음세대는 다음시대에 어울릴 공부로 만나야 한다. 학령인구 동태는 심상치 않은데 대책없이 옛 모습을 답습하는 대학과 입시제도는 언제 손볼 것인가. 오늘만 겨우 담는 교육정책으로는 다음세대를 기를 수 없다.


다문화(Multiculturalism.) 급격하게 바뀌는 우리의 모습 가운데 무시할 수 없는 부분, 다문화인구. 그들에겐 표가 없어 정책적인 영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우리 전체인구의 2.7%를 차지하며, 전체 출생아수 대비 6.0%, 학교 내 전체 학생대비 3.0%에 이르고 있다. 개념적으로도 인구 5%를 넘으면 ‘다문화사회’라고 부른다는데, 그럴 날도 머지않았다. 사회적, 교육적, 문화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나라의 얼굴과 습관이 새로운 배경과 환경에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풍성하고 다양한 문화를 담고 만들어낼 그릇을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과 온라인에 더하여 글로벌, 넥스트와 멀티환경에 너끈하게 어울릴 이 땅이 되어야 한다. 대선이 그만한 역량을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편가르기 표싸움에만 몰두한 정치는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야 하는 나라와 국민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넓게 바라보고 내일을 생각하며 다양하게 품는 리더를 기다린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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