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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그러네 Jun 14. 2023

아직도 어른을 찾는가.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다.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 공동체에서 발생한 폭력은 일반 사회에서 벌어진 폭력과 다르기는 하다. 가장 중요한 가닥은 아마도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가 많으므로, 교육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까닭이 있겠다. 하지만, 일반 사회에서 범죄가 발생해도 피의자가 미성년인 경우에는 특별하게 다룬다. 학교에 교육이라는 명제가 있다지만, 사회에도 교정과 회복이라는 까닭이 있다.


학교폭력이라 하여 과도하게 다르게 바라보고 특별하게 다루어야 할 까닭이 그리 분명하지 않다. 사회에서 범죄가 발생했을 때 공식적인 수사, 기소와 재판이라는 정교하고 치밀한 제도적 접근방법이 정비되어 있는 반면, 학교폭력이 절차에 있어 시스템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지는 오히려 미지수다. 학교폭력도 당연히 폭력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맞서는 우리의 태도는 어찌해야 할까. 일본이 바다에 버린다는 물을 사람이 마셔도 괜찮을 것인지를 묻는다. 물에 오염되었을 방사능으로 인간이 건강을 해칠까 하여 불안하다. 방류의 결과가 안전하다면 일본은 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바다에 버린다는 것인지, 가장 중요한 질문에 속시원한 답이 아직껏 없다.


실은, 한 가지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오염수로부터 인간이 안전할 것인지를 묻기 전에, 방류가 바다와 자연을 혹 무너뜨리는 것은 아닌지 누구도 묻지 않는다. 방사능에 오염된 물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다. 물고기와 바다는 어찌 되는 것인가.


하나뿐인 지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국제사회는 일본에 물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바다를 보전하기 위하여 일본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방류가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관하여 일본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인류 문명이 만들어낸 방사능에 아무런 까닭없이 피폭을 당해야 하는 물고기들과 저 멋진 바다는 어찌할 것인지.


다가오는 여름이 엄청 무덥겠다는 예측이 있다. 정부가 보다 분명하게 사안을 짚어내어 국민을 안심하게 하고 환경훼손을 최소로 하도록 접근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어른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있다. 경륜이 깊고 덕망도 높은 인사들이 왜 침묵을 지키는지 안타깝기도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적에 그런 분들이 논란의 매듭을 풀어내는 데 역할을 한 적이 있었다.


나라 안에 그런 분들이 사라졌다기 보다 오히려 생각깊은 사람들이 오히려 많아졌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다. 교육과 지식수준이 한층 높아졌으며 민주적 기본질서에 관한 이해도 우리 안에 편만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건너온 사회적 집단 경험치도 대단히 높다.


예전에 역사와 민족 앞에 깃발을 들었던 소수의 지도자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열어가는 수많은 어른들이 나라 안에 가득하다. 당시에 대결과 타도로 난제를 돌파했다면, 이제는 토론과 협상으로 논리적인 해결을 이어가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앞에 설 어른을 찾지 말아야 한다. 겪을만큼 겪었고 배울만큼 배운 당신이 이제 그런 어른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집단지성으로 가득한 사회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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