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성주혼 선생님을 만나, 착하게 피해주기
어, 잘 갔다왔지.
너, 주혼선생, 그 사주유투버 알지?
내가 오래전에 그 사람을 본 게 기억났거든.
꿈, 아니고, 상상, 아니야. 확신이야.
어? 뭐, 요즘 잠을 잘 못 자긴 하는데, 완전 말짱한 제정신이야.
그러니까 내가 20대 중반정도 되었을까?
경주랑 울산이랑 사이에 바다가 있거든. 주상절리였던가?
검은 바다 벽에 파도가 세게 부서지곤 했어.
알다시피 내가 온실 속에서 자랐잖아.
대학 들어가서 찜닭도 먹어보고, 아웃백도 가보고... ㅡ 아이 하여튼.
관심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사람을 길게 쳐다볼 때가 있거든.
그 관심이 남자-여자뿐 아니라, 그냥 이 사람 기운이 남다르다?라고 해야 할까?
중학생일까, 고등학생일까, 키가 꽤 컸는데 말라서 딱 봐도 앳되보이더라고.
무릎 위에 올라오는 까만 면반바지에 까만 티셔츠를 입고, 까만 뿔테안경을 껴서
핏기 없는 얼굴이 더 새하얗게 보였어.
눈이 마주쳤는데, 그 애가 아주 크게 재채기를 했어.
그 애가 티셔츠 안에 자기 배를 손으로 문지르면서, "으아따, 깝깝허네." 하더라고.
그래, 그때! 다시 만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니까?
거의 한 달 정도 계속 걔가 떠올랐어.
그 애가 어느 정도 나이일까, 나랑 몇 살 정도 차이 날까, 만난다면 언제 어디에서 만날까? 혼자 생각했대도.
근데, 유튜브를 보는데, 딱 그 애더라고.
'울산, 아주 큰 재채기, 전라도 말씨, 하얀 얼굴, 까만 뿔테안경, 아래 위 까만 티셔츠'
보자마자 그 단어들이 팝콘처럼 파바박 터지더라니까.
그래, 물론 녜,녜, 친구님. 지금 결혼도 했고, 애도 있는데, 뭐 어떻게 해볼라는 게 아니고,
순간적으로 그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니까, 확인하고 싶은 거지.
아주 그냥 무작정 찾아가 보려 했지.
"심해 물숨관(深海物息(식)館)"검색하니까 생각보다 비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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