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살 : 많은 꽃을 품은 상자 같은 사주
사주 명리학에 의하면 타고난다. 연월일시를 품은 한자들에서 우리의 인생은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사주는 바꿀 수 없다. 역사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재미로라도 정해진 것을 알고 싶다.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명리학 공부는 아직 초급이다. 한자를 외우지 않았고, 계산해 낼 줄 모르며, 조합해서 읽어낼 줄 모른다. 그저 각각의 단어를 조금 알 뿐이다. 그럼에도 유튜브에 업로드된 초급 영상은 다 본 것 같다.
알고리즘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멈췄다. 만세력을 읽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는 심오해졌다. 도표를 읽고 확인만 가능한 수준까지만 알고 싶었다. 우연히 명리학의 역사를 듣고 나서 연관된 이론까지도 알고 싶어졌다. 명나라에서 시작하였고, 어려운 이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물상론'을 이용하였다. 물상론이란, 일종의 '비유'를 뜻하는 데,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의 12 간지 비유, '화, 토, 목, 금, 수'의 오행의 비유 등을 뜻한다. 신년 뉴스에서 '올해는 소의 해입니다.' 소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소띠는 소의 부지런함을 닮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영상들을 찾아보면, 물상론을 신봉하는 사람도 있고, 물상론은 비유에 불과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저 재미로만 보려고 노력한다. 물상학이 아니라 물상론이기 때문이다. 이론이라는 것은 합의된 정의가 아니다. 어떤 공부에서도 이론은 사실보다는 가정에 가깝다. 늘 깊게 빠지지 않고 단언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만 알려고 노력한다. 얕은 공부만큼 인생에 위험한 것은 없다.
얕은 공부 중에서 가장 재밌는 12 신살은 오늘도 즐거움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친한 친구 중에 한 명은 이런 이야기를 함께 즐거워해준다. 매력을 끄는 대표 신살은 '도화살, 화개살, 홍염살'이다. 매력을 이끄는 사주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재밌는 말을 했다. 온라인 세계에서 사주에 '매력 살'이 없으면, 좋아요와 구독, 댓글, 알람설정 등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주에 따라 인기도가 달라진다니, 친구와 나의 완벽한 개그코드였다.
화개살이란 빛날 화에 덮을 개자로 "밖으로 향해 빛나야 할 빛이 덮어져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안 좋은 뜻으로 통했지만, 사주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SNS가 발달한 지금 오히려 빛을 발하는 사주라고 한다. 화개살은 '나의 삶 밖으로' 발현되는 게 포인트가 된다. 화개살은 사주의 아래가 하나라도 노란색(토)이면 화개살이 있다. 개수가 많을수록 강력하게 작용한다. 아래 글자별로 다른 역할이 있고, 어느 자리에 있는지에 따라서 또 다른 작용을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내 사주에는 화개살이 있다. 월주에 화개살이 나란히 있다. 계산법에 따라 하단에 축토, 술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술토(戌; 개 술, 土 흙 토)는 '온라인에서 강한 글자'다. 배려심 있는 친구가 용기를 준 셈이다. 계속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무반응만큼 힘 빠지는 것은 없다. 온라인에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에 지칠 때마다 그 친구의 말에 웃음이 샌다.
(참고 및 그림 출처 : 도화도르 홈페이지 https://dohwaroun.com/saju_column/?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4262504&t=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