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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와우 Nov 14. 2018

우울할 때

그럴 때



우울해서 제대로 못한다 욕먹을까 이 악물고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할 때, 오늘 할 일 끝내고 돌아오는 동안 무표정으로 검은 길 걸으며 막막한 마음 감추다가 집 문 여는 순간 훅하고 순식간에 무너질 것 같을 때, 언젠가는 나 스스로 끝내야지 끝내야지 위로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갈 때, 내일이 두렵기만 할 때, 초라해서 힘들다 내비치면 더 초라해질까 두려워 그러지 않기로 할 때, 앞을 보지만 자꾸 현실은 제자리걸음일 때,


외로운 게 당연한 거라 인정해야 할 때, 상실감이 큰데 충만한 것처럼 보여야 할 때, 눈물이 비참해서 싫을 때, 타인이 필요하지만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것 같을 때, 떠나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 무거운 발이 원망스러울 때, 미안한 사람들이 생각할수록 늘어날 때, 남들이 자기 욕한다고 생각해서 나조차 나를 욕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자꾸만 길이 좁아지고 좁아지다가 결국 사라진 것 같을 때, 멈추면 도태될 때, 혼자라는 게 너무 시릴 때.



오늘 기분 괜찮아요? 무너지지 않을 준비는 다 되었어요? 살아가려면 물도, 밥도, 잠도 필요해요. 곁에 좋은 사람, 편한 사람 있다면 더 좋을 텐데. 힘든 일 있었어요? 누가 괴롭혀요? 잘 때만큼은 싫은 기억 데리고 가지 말아요. 어려운 일이지만...

각박하다고 느껴요? 나도 그래요. 행복하라고 등 떠밀지 않을게요. 그냥.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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