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언제 썼을까? 어떤 소설을 제대로 한 번 써 볼까 하는 시점에서 예전에 썼던 것들을 끄집어 내본다.)
제목 : 가족의 사춘기
형식 : 주말연속극 70분물 X 50회
테마 : 졸혼, 캥거루족, 개인주의 싱글 족 등의 문제가 모아진 한 가족의 갈등 속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2차 성장
컨셉 : 가족 드라마, 주말 연속극
주제 : 시대가 급변하고 부모와 자식 간의 세대간 벽이 두터워질수록 가족간의 사춘기를 통한 2차 성장이 필요하다.
회당 줄거리
1회분
요란한 초인종 소리에 잠이 깬 줄기, 옆에는 강준이가 곤히 잠들어 있다. 방 한 쪽 구석에 놓인 좌식 테이블에는 노트북과 자료들이 널려 있다. 잠이 덜 깬 몸으로 현관문을 열자 태양이 문주인의 팔을 붙잡고 말리고 있고, 문주인은 태양의 팔을 애써 뿌리치더니 줄기를 곱지 않게 쳐다보며 거칠게 들어 선다.
영문을 모르는 줄기는 태양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태양이 “그게 누나...”하는데 문주인이 줄기의 뺨을 때린다. 그러더니 “아빠랑 이혼하게 생겼다. 네가 중간에서 아빠한테 뭐라 했기에...”하고 소리를 질러댄다. 태양은 짜증난단 얼굴로 차갑게 문주인에게 쏴 붙인다. “아빠한테 이혼은 엄마가 하자 해 놓고 왜 가만 있는 누나한테 탓을 돌려. 그만 나가자.”하며 문주인의 팔을 거세게 붙잡고 끌어 내려 한다. 문주인이 그런 태양의 팔을 거칠게 뿌리치느라 태양을 소파 쪽으로 민다. 태양의 몸이 휘청 하며 소파 위로 핸드폰을 떨어뜨리지만 눈치 채지 못한다. 태양은 화가 나 문주인에게 버럭 한다. “당장 나가자고!”
줄기가 어이 없고 멍한 얼굴을 이를 지켜만 보며 말없이 서 있는데 방 안에서 강준의 우는 소리가 들려 온다. 강준의 우는 소리에 더 화가 난 태양은 문주인은 억지로 끌어 내 가 버린다. 줄기는 방 안으로 들어가 강준을 달랜다.
줄기의 거실, 소파 위에 떨어진 태양의 핸드폰이 진동을 울리고 있다.
우미는 태양에게 계속 전화를 걸고 있다. 아무 응답 없이 전화벨만 울려 대자 속상하고 미칠 것만 같다. 그때 안나와 우식이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으며 다가와 졸업을 축하한다며 우미를 껴안는다. 우미는 억지로 웃으며 고맙다고 한다.
법원 앞, 법원 안에서 나오는 민식의 표정이 똥 씹은 얼굴이다. 투덜투덜... 이혼 서류를 접수하려던 민식에게 법원 직원이 한 말이 생각난다. “부부가 함께 오셔야 접수가 가능합니다.”
민식은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법원 근처 카페로 들어가 얼음 팍팍 넣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이혼 서류를 탁자에 올려 놓고 얼음 가득한 아메리카노를 쳐다 보더니 빨대를 뽑아 버리고 컵 뚜껑을 열어 벌컥 벌컥 마셔 버린다.
그래도 속이 안 풀린다. 문주인이 눈에 핏발을 세우며 자신에게 소리 소리 지르던 모습이 다시 생각난다.
“당신이라면 이제 지겹기만 하네. 아주 징글징글 맞아서 한 집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불편해. 그러니까 이혼하자고. 제발 나 좀 놔 달라고. 평생 시중 들어 주고 밥 차려 주고 애들 키워 주며 희생 했음 됐지 나한테 더 뭘 바라는데.”
민식은 혼잣말로 “못돼 먹은 여편네 같으니라고” 중얼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문주인에게 카톡을 보낸다. ‘당장 법원으로 와. 이혼 서류 접수하려면 부부가 같이 해야 한다니까. 당장 와.’
민식은 핸드폰을 탁자 위에 내려 놓고 분이 안 풀리는지 컵에 든 얼음까지 입에 털어 놓고 소리 나게 씹는다.
태양의 차 안, 차가운 표정으로 운전 중인 태양과 뒤 자석에 앉아 말없이 창 밖만 바라 보며 무뚝뚝한 표정인 문주인은 핸드폰 알림 벨이 울리자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확인한다. 강민식의 카톡이다. 문주인은 기막혀 하는 표정으로 “누가 무서워할 줄 아나.”하며 혼잣말을 하더니 태양에게 법원으로 가자고 한다.
태양은 백미러로 뒤 자석의 문주인을 힐끔 하더니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정류장 앞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려 뒤 자석 문을 열더니 문주인의 팔을 잡고 차에서 끌어 내듯 내리기 한다. 그러더니 문주인에게 “버스 타고 가세요.”라고 차갑게 내뱉더니 차에 올라 타고 홱 가 버린다. 문주인은 혼잣말로 “어련하겠나. 내가 칼에 찔려 쓰러져 있어도 놀라지도 않을 새끼다 넌.” 하더니 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탄다.
도로 위, 운전 중인 태양은 걱정스런 얼굴로 줄기에게 전화를 건다. 줄기에게 괜찮냐고 묻고는 형한테 가 보려 한다는 말과 함께 위로해 주고는 끊는다.
고급 레스토랑 안, 졸업을 축하하며 식사 중인 우미와 안나, 그리고 우식. 그런데 우미의 표정이 뾰루퉁하다. 안나는 왜 그러는지 알겠다는 듯 은근 비꼬듯 “너의 태양께서는 왜 그림자도 안 비치신다니.”하자 우미는 기어코 참던 짜증이 올라온 듯 “고소해? 재밌어?”한다. 어이 없단 듯 안나가 한 마디 더 하려 하자 우식이 말리며 우미를 달랜다.
우미는 그런 우식에게 투정 부리듯 짜증을 내더니 음식이 맛이 없다며 혼자 나가 버린다.
법원 앞, 법원에서 나온 우식과 주인은 각자 남처럼 걸어 간다.
태양은 대문의 집으로 간다. 그런데 벨을 누르자 모르는 사람이 현관문을 열고 나와 전에 살던 사람들을 찾나 본데 이사 갔다고 알려 준다. 태양은 어이 없고 실망스런 얼굴로 대문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묻는다.
우식은 단골 술집에서 혼자 소주를 마신다. 잠시 후, 기준이 술집 안으로 들어 와 두리번거리더니 우식 앞으로 다가가 앉는다. 우식은 기준을 보더니 “우리 사위 왔네. 한 잔 받아.”하며 술잔부터 권한다. 기준을 그런 우식의 술잔을 말없이 받아 마시더니 우식의 술 상대를 해 준다.
대문의 처가 집 앞에 차를 세운 태양, 차에서 내려 대문에게 문자를 보낸다. 잠시 후, 대문이 나와 태양에게 다가온다. 태양은 그런 대문을 한심한 듯 쳐다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일 년 동안 가족들한테 연락 한번이 없더니, 엄마 아빠가 마지막으로 해 준 아파트까지 해 먹었어?”한다. 대문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되려 큰 소리다. “너는 오랜만에 만나 형한테 많이 힘들어? 어떻게 된 거야? 이렇게 먼저 물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대문의 모습이 이제는 지겹기만 한 태양은 더 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 “엄마 아빠 오늘 이혼 서류 접수 하셨어. 그래도 알려는 줘야겠지 싶어 왔을 뿐야.”라고 내뱉더니 차를 타고 가 버린다.
설마하는 표정으로 서 있더니 “진짜?”라고 혼잣말을 하며 태양의 차가 골목을 빠져 나가는 걸 쳐다 보는 대문의 표정.
2회분
아침이다. 줄기네 아파트 전경이 보이더니 소박하지만 깔끔한 아파트 안, 부엌 겸 거실이다.
부엌에서 말없이 아침밥을 차리고 있는 줄기의 모습이 보인다.
큰 방에는 기준과 강진과 강준이 잠들어 있다. 기준이 뒤척이다 깨더니 핸드폰을 집어 들고 시간을 확인하다. 잠들어 있는 강진과 강준을 쳐다 보더니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조용히 방에서 나간다. 작은 방에는 곯아 떨어진 채 잠들어 있는 민식의 모습이 보인다. 조심스레 방 문을 열고 들여다 보기만 하고 나가는 기준의 모습이 보인다.
한편, 문주인의 집.
식탁에 혼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주인의 모습이 보인다. 혼자 밥을 먹다가 목이 메이는지 물 한 잔을 금새 벌컥 벌컥 마신다. 그러고는 법원에서 이혼서류 접수하고 나와 주인의 백을 빼앗아 연금 통장과 체크 카드를 빼앗아 간 민식의 모습을 회상하며 씩씩댄다.
아침부터 태양의 원룸 앞에 찾아 온 우미는 벨을 누르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핸드폰으로 태양에게 전화를 걸어 봐도 아무 대답이 없다. 속상하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이 이어폰을 끼고 런닝 머신을 뛰고 있다. 음악 소리가 이어폰 밖으로도 들릴 정도로 음악 소리가 크다. 런닝 머신을 뛴 지 꽤 됐는지 숨 소리도 거칠고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른다. 식탁 위에 얹어져 있는 핸드폰은 계속 진동을 울려 대고 있다.
발신자가 우미였다가 대문이었다 한다.
대문은 태양에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자 짜증난다는 듯 운전하던 핸들을 친다. 그리고는 혼잣말을 한다. “이 자식이 거짓말 할 성격이 아닌데... 그럼 진짜 이혼하는 거야? 아니, 그 나이에 뭐하러? 아니, 그럼 땅이랑 빌라는?”
대문은 답답하고 궁금해 미치겠다. 핸드폰으로 주인과 민식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가 만다.
민식은 줄기가 차려준 아침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부동산부터 들려 집을 내놓은 뒤 집으로 들어 간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 안방에 들어 갔더니 장롱 문이 다 열려 있고 주인의 옷과 물건들이 싹 비워져 있다. 민식은 심술스레 콧방귀를 뀌고는 에라 모르겠단 식으로 자리에 누워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며 억지로 잠을 청한다.
주인은 큰 캐리어 가방 한 개를 끌고 어깨엔 큰 백 팩을 메고는 낑낑대며 혼자 고속버스 정류장에 있다. 주인은 버스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태양과 줄기에게 전화를 걸까 말까 하다 태양과의 카톡 방에 문자를 입력하려다 만다. 속상하고 외롭다. 다시 핸드폰을 들고 대문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가 혼잣말로 “망할 놈의 자식, 내가 지 하나 땜에 줄기에게 얼마나... (주인의 눈에 눈물이 고이려 한다.) 이럴 때 내 편 들어 주면 얼마나 좋아.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때 기다리던 버스가 다가와 정차하고 주인은 버스에 오른다. 버스 창으로 보이는 자리에 앉은 주인의 옆 얼굴!
3회분
저녁이다.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전원 주택의 전경이 예쁘다.
주인이 어깨에 맨 큰 백 팩을 메고 큰 캐리어 가방을 끙끙거리며 끌며 전원주택 대문 앞으로 걸어 오고 있다. 대문 앞에 다다라 전원 주택을 올려다 보며 잠시 숨을 돌린다.
전원 주택 안, 정원이 훤히 재다 보이는 큰 창에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거실이다. 부엌에서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저녁밥을 차리고 있다. 식탁 위에는 한 사람 분의 수저와 젓가락뿐이다.
잠시 후, 2층에서 피부 마사지 사와 내려 오는 주란은 마사지 사를 보내고 저녁밥을 먹으려 식탁에 앉으려는데 몇 번씩 눌러대는지 요란하게 벨이 울린다. 주란은 요란한 벨 소리에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누군지 알겠다는 듯 식탁 위에서 일어 난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인터폰을 확인하려 하자 됐다는 듯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직접 인터폰을 확인하고 대문을 연다. 그러자 주란의 얼굴 표정을 살핀 도우미 아주머니도 누군지 알겠다는 듯 피식 웃더니 거실을 나간다. 잠시 후, 도우미 아주머나가 큰 캐리어 가방을 끌고 다시 거실로 들어 오고 주인이 뒤따라 들어 오더니 어깨에 맨 백 팩을 집어 던지듯 내려 놓고 소파에 주저 앉는다. 주란은 이번엔 또 무슨 일로 형부와 싸웠냐 묻는데... 이혼서류 접수 하고 내려 오는 길이란 주인의 퉁명스런 대답에 놀란다.
한편, 주인이 집을 나갔다는 민식의 전화를 받고 반찬을 챙겨 들고 민식의 집으로 줄기는 밥을 여유 있게 얹혀 놓는다. 그리고 민식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는 민식의 집에서 나오는데 대문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태양의 원룸 앞으로 온 대문, 복도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우미를 발견한다. 태양은 대문에게 먼저 들어가 있으라며 현관문을 열어 주고는 우미의 손목을 끌고 밖으로 나간다.
태양이 우미를 보내고 들어 오자 대문이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이것 저것 주섬주섬 꺼내고 있다. 대문의 입에는 이미 먹을 게 물려 있다. 태양은 뻘쭘한 듯 자신을 쳐다 보며 배가 좀 고파서 그렇다며 그저 웃어 보이는 대문의 모습이 참 딱하고 어이가 없다. 그때 현관 벨이 울린다.
대문이 “줄기 왔나 보다.”하며 달려가 현관문을 여는데 태양은 그런 대문이 마냥 한심하고 못마땅하다.
태양의 원룸안, 식탁 앞에 모여 앉은 태양과 줄기와 대문.
태양은 자신의 차 한잔을 챙기고 줄기에게도 커피 한 잔을 건네지만 대문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그냥 줄기 옆에 앉는다. 대문은 그런 태양을 못마땅한 듯 한 번 흘기고는 일어나 직접 냉장고 문을 열고 둘러보더니 맥주 캔을 하나 꺼내 들고 주인과 민식의 이혼 문제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만 태양과 줄기 둘 다 그런 대문에게 별 할말이 없다. 대문은 자신이 무시 당하는 것 같아 집안의 장손이 일 년 째 연락도 없었는데 어떻게 아무도 걱정을 안 하냐며 울분을 터트리는데...
4회분
시장 안, 작은 신발 가게 안에서 허상이 물건을 정리 중이다. 가게 안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다. 잠시 후, 진실이 연수를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 온다. 허상이 연수와 진실을 보더니 “공주는 또 알바 갔어?” 고개를 끄덕이며 연수와 가게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는 진실이 크게 한숨을 쉰다.
허상이 물건 정리를 끝내고 계산서들을 정리하며 진실 들으란 듯 “민식이 그 자식 언젠간 이혼 당할 줄 알았어.”하며 혀를 찬다.
그러자 진실이 다시 크게 한숨을 쉬며 연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것들 어쩌라고... 그래도 사돈 양반이 가진 재산을 좀 있는데 그거라도 장손한테 물려줘야지, 그 나이네 재산 반쪽 내가며 왠 이혼이라는 건지...”
그런 진실을 보며 그깟 재산 얼마나 된다고 투덜대지만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긴 드는 허상.
한편, 태양의 원룸 안.
줄기와 태양은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며 앉아 있고, 대문은 소파에 드러누워 혼잣말로 중얼중얼 술주정하듯 잠꼬대하며 잠들어 있다. 소파 아래에는 빈 맥주 캔이 널려 있다. 잠시 후, 태양이 핸드폰 벨 소리에 전화를 받으려다 발신자가 뜬 핸드폰 모니터를 줄기에게 보여 준다. 줄기는 발신자에 ‘주란주란 이모’라 뜬 걸 보고 피식 웃으며 이만 가 보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줄기를 배웅하며 전화를 받는 태양...
정원에서 바다를 바라 보며 쭈그리고 앉아 있는 주인의 뒤 모습을 거실 창을 통해 쳐다보며 태양과 통화 중인 주란.
주인이 이혼 서류 접수 했단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며 반 난처함과 반 걱정스럽게 한숨을 쉰다.
한편, 민식은 집 보러 온 부동산 중개인과 손님이 나가자 텅 빈 거실을 휙 둘러 보고는 작은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간 민식은 달리 갈 곳이 없자 시장으로 갔다가 허상과 마주친다. 민식은 모른 척 그냥 지나가려는데 허상이 그런 민식에게 빈정대며 “그러게 평소에 좀 잘 하라니까. 그 나이에 동네 창피하게 이혼은...” 혀를 쯧쯧 찬다. 민식은 그런 허상에게 버럭하며 싸움이 난다. 그때, 책가방을 맨 연우를 데리고 허상의 가게 앞으로 오던 공주는 민식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며 대문에게 전화를 건다.
대문의 태양의 원룸 안 소파 위에 쓰러져 있다 형수에게 전화가 왔다며 깨우는 태양의 발길질에 잠이 깨 “버릇 없는 새끼... 왜 발길질이야...”하며 전화를 받더니 놀라 “뭐, 아빠가 장인 어른이랑?”하더니 벌떡 일어나 달려 나간다. 태양은 무심한 듯 듣다 대문이 “뭐, 아빠가?”하던 소리가 맘에 걸려 따라 나선다.
여전히 싸우고 있는 민식과 허상.
대문과 태양이 달려와 이를 보더니 둘을 뜯어 말리는데...
5회분
북적대는 시장 전경.
허상의 신발 가게 안, 한쪽 구석 의자에 마주 앉아 허상의 할퀴어진 얼굴 상처에 연고를 발라 주고 있는 진실과 가게 안 입구 앞에서 민식에게 얻어 터지고 있는 대문의 모습이 보인다. 태양은 대문을 말리지도 않고 가게 밖 입구 앞에 서 있다. 민식은 대문이 자신이 마지막으로 해 준 아파트까지 말아 먹고 처가에 얹혀 살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나 대문을 무지막지하게 팬다.
줄기의 집 안,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강진과 강준.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쓰고 있는 줄기, 주란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줄기는 주란과 짧게 통화를 하고 다시 글을 쓰려는데 이번엔 태양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민식과 밥 좀 얻어 먹으러 가도 되겠냐 묻는데 컴퓨터 모니터를 한 번 쳐다 보며 작은 한숨을 쉬더니 오라고 한다.
기준은 오전 골프 레슨을 끝내고 차를 몰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온다. 핸드폰 발신자가 팔자다. 기준은 전화를 받자마자 화를 내고 끊어 버린다.
15평 정도 되는 아파트 안, 딱 필요한 살림살이만 조촐하게 있는 그냥 깔끔하고 별 거 없는 집 안 풍경. 안 방에서 TV를 켜 놓고 이제 막 끊겨진 핸드폰 모니터를 내려다 보며 투덜대는 팔자의 모습이 보인다. “이래서 머리 검은 자식은 거둬 키우는 게 아니라더니...”
허상의 집 안, 거실.
대문이 한 쪽에 앉아 민식에게 맞은 어깨가 아픈지 어루만지며 씩씩거리고 있다. 공주는 그 옆에서 그런 대문을 쯧쯧 하며 흘겨 보고는 옆에 앉아서 학교 숙제를 하고 있는 연우를 봐 준다. 그런데 갑자기 대문이 벌떡 일어나더니 이모 댁으로 가서 엄마를 만나 보겠다며 뛰쳐 나가 버린다.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 간 기준, 현관에 남자 신발이 널려 있다. 기준이 부엌으로 들어 가니 줄기가 밥상을 차리고 있고, 식탁에는 민식과 태양이 앉아 있다. 기준이 인사를 하고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은 뒤 자고 있는 강진과 강준을 보러 방으로 들어 갔다가 잠에서 깬 강진을 안고 부엌으로 간다. 민식이 막 집이 팔렸다며 거처를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고민이라고 얘기하는 참이다. 그런데 민식의 핸드폰 벨이 울리고 민식이 전화를 받는데 공주다. 공주는 전화 받은 사람이 대문인 줄 알고 “어머님은 왜 만나게? 땅이라도 달라 하게?”라고 말한다. 그 소리에 민식이 이 무슨 미친 소린가 해 핸드폰을 쳐다 보니 자신의 핸드폰이 아니다. 대문의 핸드폰이다. 태양과 대문이 민식과
허상의 싸움을 말리러 왔을 때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의 뒤바뀐 것이다. 민식은 화가 치밀어 핸드폰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그 자식이 누굴 만나러 갔다고?”
공주는 놀란다. 왜 대문의 핸드폰에서 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너무 놀라 얼른 전화를 끊어 버린다.
태양은 민식의 부탁으로 민식이 갖고 있는 대문의 핸드폰을 가지고 바로 차를 몰아 주란의 집으로 향한다.
6회분
주란의 집 전경이 보이며 발라드 음악 소리가 배경 음악으로 들린다.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인은 방 안에서 잠들어 있고, 주란은 거실에서 발라드 음악을 틀어 놓고 정원을 바라 보며 차를 마시고 있다. 평화롭다.
주란의 집 앞, 대문이 뛰다시피 다가와 주란의 집을 올려다 보며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벨을 누른다.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이 인터폰을 확인하고 놀란다. 대문이 와 있다. 주란은 어쩌지 망설이다가 문을 열어 주고는 차 잔을 내려 놓고 음악도 끈다. 주란은 주인을 깨워야 하나 어쩌나 싶어 하는데 대문이 거실로 들어 선다.
대문은 건성으로 주란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거실과 2층을 올려다 보며 주인을 찾는 듯 하다. 주란은 일단 소파에 앉으라 하는데 또 다시 현관 벨이 울린다. 주란이 인터폰을 확인하자 이번엔 태양이 와 있다. 주란은 왠지 태양이 반가워 얼른 문을 열어 준다.
잠시 후, 태양이 거실로 들어서 대문을 발견하고는 냉정하게 한 마디 던진다. “나가.”
대문은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 간 기준, 현관에 남자 신발이 널려 있다. 기준이 부엌으로 들어 가니 줄기가 밥상을 차리고 있고, 식탁에는 민식과 태양이 앉아 있다. 기준이 인사를 하고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은 뒤 자고 있는 강진과 강준을 보러 방으로 들어 갔다가 잠에서 깬 강진을 안고 부엌으로 간다. 민식이 막 집이 팔렸다며 거처를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고민이라고 얘기하는 참이다.
집주인인 이모도 나가라 안 하는데 네가 왜 참견이냐며 버티자 태양은 화가 나 대문에게 다가가 대문의 멱살을 잡고 일으키더니 주먹으로 대문의 얼굴을 거세게 치는데, 대문의 몸이 바닥으로 나가 떨어지면서 소파 옆 작은 탁자 위에 올려진 도자기 조각품을 건드리는 바람에 조각품이 와장창 깨진다. 태양은 거실 바닥에 나가 떨어진 채 아프다며 감히 동생이 형을 친다며 엄살인 대문에게 정말 한심하고 구제 불능이라며 화를 낸다. 이때, 거실에서 나는 소란스런 소리에 잠에서 깨 거실로 나온 주인이 이 광경을 목격한다.
줄기의 집 안.
줄기는 강준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고, 기준을 옆에서 강진과 놀아 주고 있다.
기준은 줄기의 눈치를 슬금슬금 살피더니 민식을 모시고 사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꺼낸다. 줄기는 기준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다.
주란의 집 정원.
정원 테라스에 주인과 태양이 나란히 앉아 있고, 대문이 테라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주인과 태양을 힐끔힐끔 올려다 보며 눈치를 살피고 있다. 대문은 막내 동생 앞에서 무릎 꿇은 게 창피하고 쪽 팔리다.
주인은 태양에게 대문이 부모가 마지막으로 해 준 아파트까지 말아 먹고 처가 집에 얹혀 살고 있었단 얘기와, 부모가 이혼 했다니까 엄마 앞으로 된 땅을 좀 떼어 달라는 얘길 하러 주란의 집까지 주인을 만나러 왔단 얘길 다 듣고 난 후라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있다. 저런 걸 내가 자식 중에서 젤 아끼고 아들, 아들 해 가며 키웠구나 싶은 게 속이 다 답답하고 먹먹하다.
한편, 안나는 대학 졸업 하자마자 빨리 결혼부터 싶다는 우미에게 좋은 집안 남자들 사진들을 보여 주며 선을 보는 게 어떠냐 제안한다. 그러나 우미는 그런 안나의 모습에 짜증을 내며 태양이랑 결혼하고 싶다니까 왜 말을 못 알아 듣냐며 짜증만 내자 안나는 우식에게 전화를 걸어 속상함을 토로한다. 우식은 결국 자신이 태양을 한 번 만나 보고 나서 우미와 얘기를 해 보기로 한다.
기준은 민식을 찾아가 거처 고민하지 마시고, 줄기와 기준의 집으로 들어 오시는 걸 생각해 보시라 한다. 하지만 민식은 고민할 거 뭐 있냐며 짐 싸고 옮기는 걸 도와 달라 한다.
태양은 대문을 자신의 차에 태워 끌고 올라 간다. 올라가는 차 안에서도 태양과 대문은 한바탕 말싸움을 하는데 줄기에게 전화가 온다. 줄기는 태양에게 어디쯤이냐며 묻더니 아버지가 하길 말씀이 있다 하니 대문과 함께 줄기 집으로 오라 한다.
줄기의 집 앞, 태양과 대문이 다가와 벨을 누른다. 기준이 문을 열어 줘 안으로 들어가는데 거실 입구에 큰 짐 가방이 서너 개 놓여져 있다. 거실 소파에는 민식이 앉아 기다리고 있고 줄기는 보이지 않는다. 대문과 태양은 민식 앞에 앉는다. 기준도 앉으며 줄기는 방 안에서 애들을 보고 있다고 말해 준다. 대문은 거실 입구에 놓여진 짐 가방들이 신경 쓰인다.
민식은 늦은 나이에 부모의 이혼을 겪게 해 미안하다며 자신은 앞으로 딸 집에서 함께 살기로 했다고 통보한다. 그러자 대문이 벌떡 일어나며 “줄기가 그러재요?”하는데 기준이 머리를 긁적이며 “아니요, 아버님이 혼자 사시는 게 영 내키지 않으신지 거처 문제를 고민하시기에 제가...”하는데 대문이 말을 끊으며 “야, 그렇게 안 봤는데. 매제도 아버지 재산 노리고 계산이 빠르네.”라는 말을 내뱉는 동시에 민식의 주먹이 대문의 얼굴을 강타한다.
7회분
태양의 원룸 안, 밤이다. 불이 꺼져 있어 어둡다.
잠시 후,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태양이 들어 온다. 태양은 불고 켜지 않고 들어 오자마자 소파에 주저 앉아 몸을 깊숙이 기대고 눈을 감는다. 피곤한 하루였다.
태양의 원룸 건물의 지하 주차장.
우식의 차가 주차장 안으로 들어 와 빈 자리에 주차 한다. 차에서
태양의 원룸 안.
여전히 불이 꺼져 있고 소파에 눕다 시피 기대 눈을 감고 있는 태양의 모습.
잠시 후, 현관 벨 소리가 울리고 눈을 뜬 태양이 머뭇거리다 불을 켜고 현관문을 연다. 우식은 문을 연 태양에게 자신이 우미 아버지 임을 밝히고 잠시 얘기를 나누고 싶어 무례하게 연락도 없이 찾아 왔는데 괜찮겠냐고 묻는다. 태양은 어쩔 수 없이 우식을 안으로 들인다.
안나에게 뒤늦게 우식이 태양을 만나러 갔단 얘기 들은 우미는 안절부절하며 급하게 뛰쳐 나간다.
기준은 자신의 집에서 첫 날 밤을 보내게 된 민식의 이부 자리를 펴 준다. 민식은 민식에게 대문의 말 같지도 않은 말은 신경 쓰지 말라 한다. 안 그래도 줄기에게 같이 살자고 말해 봄 참이었는데 먼저 말해 줘서 고맙다 한다.
기준은 편히 쉬시라 말하고 줄기와 아들들이 있는 방으로 건너가 줄기가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대신 아들들을 봐 준다.
허상의 집 안, 거실이다.
진실과 허상, 그리고 공주, 연우와 연수가 둘러 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대문이 얼굴에 멍이 든 채 들어 온다. 공주는 또 누구한테 얻어 터졌냐며 빈정대고, 연우는 아빠가 걱정돼 진실에게 약통을 찾아 달라더니 대문의 얼굴에 연고를 발라 준다.
진실과 허상은 대문에게 모든 얘기를 듣고 한숨만 쉰다.
태양의 원룸 안.
마주 앉아 있는 우식과 태양, 우식의 표정이 기분이 언짢은 듯 굳어 있다. 반면 태양의 표정은 무표정이다. 우식은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우미를 사랑하긴 하나?”고 묻는다.
바로 대답하지 않는 태양, 우식의 시선을 피하지도 않는다. “사랑과 결혼은 다른 문제입니다. 전 결혼을 전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우미에게 받았었고요.”
우식은 화가 나려 한다. 뭐라 말을 하려다 마는데, 현과 벨이 울린다. 태양은 우식에게 잠시 실례하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고는 일어나 현관문을 연다. 우미기 헐레벌떡 태양을 밀치듯 안으로 들어와 안을 살피다 표정이 좋지 않은 우식을 발견하고 안절 부절하는데 우식이 벌떡 일어나 우미의 손목을 꽉 잡아 채더니 데리고 나간다.
다시 원룸 안에 혼자 남은 태양, 피곤하다. 태양은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한다.
도로 위, 우식의 차 안.
운전 중인 기사가 백미로로 뒤 자리를 힐끔거린다. 우식과 우미가 나란히 앉아 있다. 우식의 표정은 굳어 있고, 우미는 우식의 표정을 힐끔 살피며 불안해 한다. 차 안에 무거운 침묵 뿐이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전경.
저택 안 정원, 안나가 걱정스런 얼굴로 정원을 천천히 왔다 갔다 하며 우식과 우미를 기다리고 있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앞, 잠시 후 우식의 차가 정차하고 차에서 기사가 운전석에서 재빠르게 내려 뒤 문을 열어 주려는데 우식이 먼저 문을 열고 내린다. 이어 우미도 쭈볏 거리며 차에서 내린다. 우식은 기사 보고 퇴근하라는 듯 가라는 손짓을 한다. 기사는 말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다시 차에 오른다. 우식은 현관 벨을 누르고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 간다. 우미도 작은 한숨을 쉬며 따라 들어 간다. 정원 쪽으로 오르는 계단, 우식이 천천히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서더니 우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며 냉정하게 “그 자식이랑 헤어져. 아빠는 더 이상 그 자식이랑 연애조차도 허락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고는 다시 돌아서 계단을 오른다. 우미는 울상이 돼 큰 소리로 “아빠.”하며 계단에 주저 앉아 운다.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안나는 우미의 목소리를 듣고 계단을 재빠르게 뛰어 내려 오며 우식의 표정을 살피더니 우미에게 다가가 우미를 안아 준다. 우미는 울면서 큰 소리로 “아빠.”를 외친다. 안나가 우미를 달래는데 우미가 울다가 벌떡 일어나 다시 밖으로 뛰쳐 나간다. 안나는 우미를 말리려 하지만 우미는 태양에게 가 보겠다며 안나를 뿌리치고 뛰쳐 나간다.
대문의 방 안, 불이 다 꺼져 있고 연우와 연수 그리고 공주와 대문이 나란히 이불을 덮고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아니, 대문은 잠이 오지 않는지 자꾸 일 뒤처 저리 뒤척이고 있다. 공주는 대문이 자꾸 뒤척이는 통에 잠이 깨 그만 좀 뒤척이라 한다. 그러자 대문이 벌떡 일어나 “아빠를 우리가 모시자.”고 한다.
공주는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켜 “아버님이 우리랑 사시려 하시겠어? 그리고 아버님 모시고 살면 나보고 삼시 세끼 꼬박꼬박 밥 차리라고? ”라고 짜증나는 듯 대답한다.
그러자 대문이 “그럼 매제랑 줄기가 아빠 재산 다 챙기게 그냥 두고 보자고? 내가 장손인데, 당연히 장손인 내가 챙겨야 되는 거 아냐?”한다. 공주는 “그렇긴 한데...”하면서도 영 내키지는 않는 듯 하다.
태양의 원룸이 있는 건물 앞.
택시가 정차하더니 우미가 내리더니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 간다.
태양의 원룸 안.
불이 다 꺼져 있어 어둡다. 태양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듯 하다. 잠시 후, 현관 벨이 연속 울리더니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우미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동시에 들린다. “오빠, 태양 오빠 문 좀 열어 봐.”
태양은 잠에서 깬 듯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만 현관문을 열러 나가지는 않는다.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우미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골치가 아플 뿐이다.
태양은 어둠 속에서 침대에 기대 앉아 그저 가만히 있는다.
한편 태양의 원룸 앞 복도에서는 우미가 현관문을 두드렸다가 현관 벨을 눌렀다가 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계속 닫혀 있는 현관문에 대고 말을 한다. “오빠, 나 좀 봐봐. 문 좀 열어 줘 봐.”
옆 집 대문들이 열리더니 짜증 내며 우미에게 조용히 하라고, 경찰에 신고 하겠다고 짜증을 내고는 문을 쾅 닫는다. 우미는 태양의 원룸 현관문 앞에 주저 앉아 우는데... 태양의 원룸 현관문이 열린다. 반가움에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태양을 보는 우미와 피곤하고 차가운 얼굴로 우미를 보는 태양의 표정.
8회분
우식과 안나의 저택 전경, 저택 1층 창문으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저택 안 부엌, 우식이 와인을 마시며 혼자 앉아 있다.
저택 안 거실, 안나가 걱정스런 얼굴로 거실을 천천히 왔다 갔다 하며 시계를 자꾸 쳐다 본다. 안나는 한숨을 쉬며 부엌으로 들어가 와인 잔을 꺼내 우식과 마주 앉더니 자신도 한 잔 달라 한다.
태양의 원룸이 있는 건물 전경.
태양의 원룸 안, 불이 켜져 있고 우미가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다. 태양이 부엌에서 차 한 잔을 챙겨와 우미에게 건넨다. “네가 좋아하는 코코아야.”
우미는 두 손으로 코코아 잔을 받아 든다. 태양은 앉지 않는다. 서서 우미를 내려다 보며 피곤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앞으로 이런 일 만들지마. 난 이대로의 내 삶이 좋아. 누가...”하는데 힘 없는 목소리로 태양의 다음 말을 대신 잇는 우미.
“내 삶에 끼어드는 것도 싫고 내가 타인의 삶에 끼어드는 것도 싫어. (한숨) 그래, 알아. 오빠는 그런 사람인 거... 하지만”
하는데, 태양이 차갑게 딱 자른다. “하지만은 없어.”
우미와 태양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하늘, 밤이 가고 날이 밝아 온다.
줄기와 기준이 집이 있는 아파트 전경.
집 안의 거실, 강진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기준과 민식이 나가려 신발을 신고 있고 줄기는 강준을 안고 기준과 민식을 배웅하고 있다. 기준은 강준에게 뽀뽀를 하고는 줄기에게 “아버님 모셔다 드리고 나는 바로 연습장으로 갈게.”라고 말하자 줄기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파트 주차장, 기준이 민식을 먼저 차에 태워 드리고 운전석에 오르려는데 팔자에게 전화가 온다. 기준은 전화를 안 받으려다 받는다. 그러더니 작고 냉정한 소리로 “더는 할말 없다니까. 알아서 해결해.”
15평 정도 되는 아파트 안, 딱 필요한 살림살이만 조촐하게 있는 그냥 깔끔하고 별 거 없는데 법원 직원이 나와 압류 딱지를 붙이고 있다. 팔자는 한숨을 쉬며 이제 막 끊어진 핸드폰을 손에 쥐고 안절부절하고 있다.
회장실 안, 우식이 서류에 결제를 해 주고 있고 비서가 기다리다 서류를 받아 들고 나간다. 우식은 시계를 확인하고는 안나에게 전화를 걸어 우미가 집에 들어 왔는지 묻지만 아직 안 들어 왔단 말에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쉰다. 우식은 비서에게 인터폰을 해 에스프레소 한 잔만 갖다 달라 한다.
도로 위를 달리는 고소 버스 안에 민식이 타고 있다.
주란의 주택 안 거실, 대형 TV 모니터에서 요가 수업 화면이 나오고 깔끔하고 예쁘게 요가 복을 차려 입은 주란과 대충 추리닝을 걸쳐 입은 주인이 요가를 따라 하고 있다. 주란은 유연하고 능숙하게 요가를 따라 하며 옆에서 낑낑대며 힘들게 따라 하고 있는 주인을 힐끔 힐끔 쳐다 보며 피식 피식 웃는다. 잠시 후, 현관 벨 소리가 들려 주란이 일어나 인터폰을 확인하고는 당황해 주인을 쳐다 본다. “언니. 언니.”
주인이 여전히 낑낑대며 힘들게 요가를 따라 하며 퉁명스럽게 “왜? 누군데?”하는데 주란이 “형부, 형부가 오셨어.”하자 주인은 따라 하던 요가를 멈추고 인터폰 앞으로 득달 같이 달려 온다. “뭐?”하며 인터폰 화면을 쳐다 보는데 진짜 민식이다.
9회분
주란의 저택 전경.
저택 안 거실, 창문 앞에 서서 정문을 내다 보며 호기심 반 걱정 반인 얼굴 표정인 주란. 도우미 아주머니가 부엌에서 따스한 차 두 잔을 쟁반에 받쳐 내 가려는데 주란이 발견하고 “아니, 아니. 아줌마. 시원한 주스 2잔으로 내 가여. 아주 시원한 주스로...”
도우미 아주머니는 다시 부엌으로 들어 간다.
저택 안 정원, 주인과 민식이 마주 앉아 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서로 누가 먼저 입을 뗄 지 눈치만 보고 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얼음 가득한 주스 2잔을 가져다 주인과 민식 앞에 놔 주고 들어 간다. 그러자 민식이 먼저 들이키더니 주머니에서 통장과 잘 접힌 A4 용지 한 장을 꺼내 주인 앞에 밀어 놓고는 헛기침을 한다. “당신 말대로 각자의 이름으로 된 땅이랑 빌라는 그대로 각자 이름으로 놔 두고 우리 살던 아파트 팔아 정확하게 반 나눠서 통장에 넣었어. 당신이랑 내가 갖고 있던 현금도 합쳐서 정확하게 반으로 나눴고.”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정원을 나간다.
주인 A4 용지를 집어 펴 보니, 1원 한푼 10원 한 푼 안 틀리고 정확하게 나눈 목록이 꼼꼼하고 한 치도 안 틀리게 표로 프린팅 돼 있다. 주인은 시원 섭섭하면서도 기분이 이상하다.
고속도로 정류장.
표를 들고 서울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민식의 어깨가 쳐져 있다.
줄기의 집 안, 거실에서 강준을 품에 안고 분유를 먹이고 있는 줄기 옆에서 강진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잠시 후, 현관 벨이 울린다.
줄기는 강준을 안은 채 인터폰을 확인하는데 대문이랑 공주다. 줄기는 아무 표정 없이 대문을 열어 준다. 대문과 공주는 거실 안으로 들어 오며 주위를 둘러 보는데 줄기가 “엄마한테 가셨어.”하자 대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한테? 왜? 화해하시기로 한 거야?”하는데... 현관 벨이 또 울린다. 줄기가 인터폰을 확인하려 하자 대문이 선심이라도 쓰는 듯한 목소리로 “아냐, 아냐, 강진이 봐. 내가 열게.”하며 인터폰 확인도 안 하고 대문을 여는데 민식이 들어 온다. 민식은 대문을 보고 못마땅한 표정이다. 대문은 머리를 긁적이며 헛기침을 하고 공주는 민식이 무서워 숨듯이 줄기 뒤로 가 선다.
줄기는 대문에게 잘 다녀 오셨냐 묻는데, 민식이 힘없는 목소리로 “뭐, 그렇지 뭐.”하고는 대문과 공주는 투명 인간 취급하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공부가 어떻게 하냐며 대문을 쳐다 보는데 대문이 “나한테 맡겨.”하더니 민식이 들어간 방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민식이 대문을 때리며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는 소리만 들린다. 공주는 무서워 줄기 집을 나가 버린다. 강진이 할아버지 고함 소리에 놀랐는지 줄기에게 달려 들며 울먹인다. 줄기는 강준을 안은 상태에서 강진을 달래주는데...
주란의 저택 안, 거실.
주인이 민식이 가져다 준 통장과 핸드폰 그리고 A4 용지를 바닥에 펼쳐 놓고 창 밖을 바라 보며 바닥에 앉아 멍하니 정원만 바라 보고 있다. 주란이 외출복을 차려 입고 나와 그런 주인을 보고 말을 시킬까 말까 하다가 배웅하는 도우미 아주머니한테도 그냥 혼자 있게 놔둬 달라고 속삭이듯 한 목소리로 부탁하고는 조용히 나간다.
줄기의 아파트 단지 안 놀이터 전경,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유치원 선생이 아이들을 데리고 공 놀이를 하고 있다. 놀이터 구석 한 쪽 벤치엔 대문과 공주가 앉아 있다.
대문의 얼굴에 멍이 들어 있다. 허리도 얻어 터졌는지 허리를 만지며 끙끙거린다. 공주는 옆에 앉아 한숨을 쉰다. 비꼬듯 대문의 하던 흉을 흉내 내며“나한테 맡겨.”하고는 “그럼 그렇지” 쯧쯧 혀를 찬다. 대문은 씩씩대더니 주인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진짜 이혼할 거야? 그 나이에 혼자 그 돈 갖고 뭐할 건데? 진짜 이혼할 거면 장손이랑 손녀들한테 적선 좀 하든가...”하며 큰 소리로 징징대는데 전화가 그냥 끊어져 버리자 대문은 짜증이 난다. 그런데 그때 유치원 선생이 찬 공이 대문의 얼굴 위로 날아 와 꽂히는데... 대문은 버럭 화를 낸다. 대문 때문에 아이들이 울고 유치원 선생님이 원아를 달래는데...
10회분
시장 전경.
민식이 시장 한 켠 분식집에 앉아 순대와 오뎅 국을 먹고 있다. 시장을 지나다니며 민식에게 인사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민식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태양에게 전화를 걸으려다 만다.
도로 위, 태양의 차가 보인다 차 안에서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다.
차 안,태양은 운전을 하고 있고, 옆에는 우미가 앉아 졸고 있다.
여전히 분식집 앞에 앉아 있는 민식, 떡볶이 접시와 오뎅 국 접시는 이미 다 비워져 있다. 분식집 아주머니가 민식을 힐끔힐끔 거리더니 입이 근질거려서 못 참겠는지 눈치 없이 “강반장님 이혼했다면서요? 벌써 시장 통에 소문이 쫙~~~ 에궁, 왜 그랬어요. 그 나이에, 엎어 치나 뒤치나 마누라 치마폭 만큼 편한 게 어...”하는데 민식이 크게 헛기침을 하며 언짢다는 듯 주머니에서 몇 천원을 꺼내 보란 듯이 떡볶이 접시 옆에 소리 나게 올려 놓고는 가 버린다.
민식은 시장을 어슬렁어슬렁 돌아 다니며 궁시렁 댄다. “허상이 이 새끼, 시장 통에서 굴러 먹더니 사내 새끼가 입이 여편네들처럼이나 가벼워 가지고는...” 하는데 저 편에서 공주가 지나가다 민식을 발견하고는 민식이 자신을 볼까봐 재빠르게 숨는다.
허상의 가게 안 전경, 손님이 한 명도 없다. 가게 문도 활짝 열려 있다.
허상은 가게 문 앞에 의자를 갖다 놓고 무료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그러고 있는데 공주가 주가 쫓아 오기라도 할 듯 뒤를 살피며 가게 앞으로 뛰어 온다. 허상이 무슨 일이냐며 묻자 공주가 “울 아버님, 울 아버님...”하더니 가게 안으로 들어가 구석에 숨는다. 잠시 후, 민식이 어슬렁 어슬렁 시장 구경을 하며 돌아다니다 허상의 가게 앞을 지나다가 허상과 눈이 마주친다. 민식과 허상은 서로 화가 안 풀렸다는 듯 서로 고개를 홱 돌려 버린다. 민식은 그냥 지나가려다 도저히 안 되겠단 듯 뒤돌아 서 허상 앞으로 다가오더니 “내가 이혼한 게 그리도 재미있냐? 여편네들 입 방정 떨 듯 온 시장 통에 소문을 다 내게?”하며 버럭 한다. 허상은 어이가 없어 민식에게 버럭 하며 대꾸한다. “내가 입 방정 떠는 거 봤냐? 봤어? 누가 그 나이에 마누라한테 소박 맞으라던?”
민식은 “소박?”이라고 어이 없어 하며 뭐라 하려다 시장 사람들이 또 허상과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걸 느끼고는 팽하니 돌아서 가 버린다. 민식이 가 버리자 공주가 가게 안에서 나와 허상 보고 참으라며 민식의 가는 뒤 모습을 힐끔거리며 혼잣말을 한다. “아버님은 그렇다 쳐도 어머님 재산이라도 어떻게... (한숨)”
주란의 집 안 부엌, 주인이 혼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식탁 위에 올려진 핸드폰이 계속 울려 댄다. 발신자는 대문이다. 주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무시한 채 밥만 열심히 먹고 있다.
대문의 차 안, 대문이 운전을 하며 계속 주인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주인이 계속 전화를 받지 않자 애꿎은 크락션을 때리며 혼잣말 한다. “엄마까지 나한테 이럼 안되지. 집안의 장손인데...”
주란의 집 안 부엌, 여전히 혼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옷을 갈아 입고 백을 챙겨 갖고 나온 도우미 아주머니가 마트에 좀 다녀 오겠다며 인사를 하고 나간다. 주인은 대답도 않고 밥만 먹는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앞, 태양의 차가 다가와 정차한다.
태양의 차 안, 우미가 여전히 태양의 옆에 앉아 졸고 있다. 태양은 우미를 깨울까 하다가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운전석에 기대 눈을 감는다. 그때, 택시가 다가와 집 앞에 정차하더니 안나가 택시에서 내린다. 택시에서 내린 안나는 집 앞에 세워져 있는 태양의 차를 살피더니 운전석 차 문 앞으로 다가가 차 문을 두드린다. 반응이 없다. 안나는 좀 더 세게 운전석 차를 두드린다. 그러자 운전석 차 창이 열리더니 태양의 얼굴이 보인다. 태양은 안나를 보더니 차에서 내려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안나는 열려진 운전석 문 틈으로 차 안을 들여다 보는데 우미가 조수석에 잠들어 있다. 어이가 없다. 그리고 설마 싶어 태양에게 “혹시 어제 밤새 우리 딸이랑 같이 있었어요?”하는데 태양이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해의 소지가 큰 상황 같아서 뭐라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는데 안나가 좀 더 언성을 높이며 “같이 있었어요? 아니, 우리 애 아빠한테는 그렇게 말해 놓고, 어제 밤에는 또 밤새 우리 딸이랑 같이....?”하는데 우미가 깬다. 우미는 안나를 보더니 재빠르게 차에서 내려 안나에게 집으로 들어가자 한다. 안나는 그런 우미를 홱 뿌리치는데 우미가 발을 삐끗하며 넘어지는데...
11회분
골프 연습장 전경.
연습장 한 켠에서 회원에게 골프 레슨을 하고 있는 기준의 모습.
의자에 올려 놓은 기준의 핸드폰이 계속 진동을 울리고 있다.
고속버스 터미널 안.
팔자가 큰 짐 가방을 하나를 들고 서울 가는 버스에 기다리며 앉아 있다. 핸드폰으로 기준에게 계속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팔자는 투덜대며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다시금 기준의 집 주소를 확인하는데 버스가 다가와 정차한다. 팔자는 서울 가는 버스 위에 올라 탄다.
도로 위, 태양의 차가 보인다.
음악을 틀어 놓고 운전을 하고 있는 태양의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안, 우미의 방이다.
우미가 침대에 엎드려 울고 있고, 안나는 우식과 통화를 하고 있다. “밤새 같이 있었나 봐요. (통화하다 우미가 우는 소리가 듣기 싫은지 우미에게 짜증을 낸다) 뭐 잘했다고 울어. 그만 못 그치니? (우식과 다시 통화) 알았어요. 저녁에 얘기해요.”
안나는 우미가 계속 울자 울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란 듯 문을 닫고 나가 버린다.
동네 골목, 민식이 걸어 가고 있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민식은 전화를 받으려는데 발신자가 자뻑 처제다. 민식은 별로 내키진 않지만 전화를 받는데...
줄기의 집 안, 강준이 잠들어 있고 그 옆에서 이제 막 잠들려 하는 강진과 나란히 누워서 강진을 재우고 있는 줄기의 모습.
강진이 잠에 들어 버리는데 강준이 깨서 칭얼대기 시작한다. 줄기는 얼른 강준을 안고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데 현관 벨 소리가 들린다. 줄기는 강준을 달래며 현관문을 여는데 태양이 안으로 들어 온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냐 묻는 줄기에게 혼자 있기 싫어서 왔다며, 화장실로 들어가 손을 씻고 나오더니 자신이 강준을 봐 줄 테니 누나는 글 쓸 거 있음 쓰라고 한다. 줄기는 태양에게 이것저것 붇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준의 분유를 타서 태양에게 건네 준다. 줄기는 강준에게 분유를 먹이는 태양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커피 숍 건물 전경.
커피 숍 안, 주란이 구석 창가 자리에 혼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잠시 후, 민식이 커피 숍 안으로 들어와 여기저기 둘러 보더니 주란을 발견하고는 주란과 마주 앉는다. 민식과 주란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 주란이 정말로 이혼할 생각이냐며 조정 기간 동안 주인의 마음을 바꿔 볼 마음은 없느냐 묻는다. 민식은 퉁명스럽게 이혼을 요구한 건 주인이지 자신이 아니라 말한다. 주란은 고지식하고 고집스런 민식의 대답에 답답함을 느낀다.
아파트 단지 앞 버스 정류장.
시외 버스가 정차하고 팔자가 큰 짐 가방을 끙끙거리며 들고 내린다. 팔자는 잠시 짐 가방을 땅에 내려 놓고 기준에게 전화를 걸어 보는데...
골프 연습장 주차장.
기준이 골프 백을 차 트렁크에 싣고 운전석에 올라 타 시동을 거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발신자가 팔자다. 기준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수신 거부를 한 뒤 차를 출발 시킨다.
줄기의 집 안 거실, 태양이 강진과 놀아 주고 있다. 줄기가 방에서 나와 강준은? 하고 물으니 태양이 잠들어 방 안에 눕혀 놨다고 한다. 줄기는 조심스레 침대 방으로 들어가 잠들어 있는 강진을 확인한 뒤 다시 거실로 나온다. 줄기는 태양에게 저녁밥 먹고 가겠냐 묻자 태양은 “그러지 뭐.”하고 대답한다. 줄기는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 밥 차릴 준비를 하기 시작하려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줄기가 인터폰을 확인하는데 팔자의 얼굴이 보인다. 줄기는 의아해 하지만 일단 현관문을 열자 팔자가 큰 집 가방을 들고 들어 온다.
아파트 동 앞 현관.
민식이 막 아파트 동 건물 안으로 들어 서려는데 뒤에서 “아버님 어디 다녀 오셨어요?”하는 기준의 목소리에 뒤돌아 본다. 민식은 “그래, 이제 퇴근하나?”하며 기준과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집 앞으로 가 벨을 누르자 태양이 문을 열어 준다. 그런데 기준에게 눈짓을 하는 태양의 표정이 이상하다.
기준은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거실에 팔자가 앉아 있다. 기준은 팔자를 보자 어이 없고 짜증이 나는데...
12회분
맑은 하늘.
아파트 전경.
줄기의 집안 방 안에서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는 팔자의 모습, 방 한 쪽 구석에 아직 풀지도 않은 커다란 짐 가방이 놓여 있다. 방 밖에선 기준이 우는 강준을 달래는 소리가 들려 오고 “엄마, 엄마.”하는 강준의 목소리도 들려 온다.
줄기의 집 안 거실, 기준은 우는 강진을 안아 달래며 분유를 먹이려 하고 있다. 줄기는 강준의 어린이 집 가방을 챙기며 강준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정신 없다.
강준의 밥을 다 먹인 줄기는 강준의 손을 잡아 끌고 기준에게 다녀 오겠다 인사를 하더니 나가 버린다. 기준은 강진에게 분유를 먹여 달래고 재워 안방에 가 눕히고는 팔자가 잠들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 짜증스럽게 팔자를 깨운다.
아파트 후문 앞에 있는 어린이 집.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있다. 줄기도 강준을 데리고 어린이 집 앞으로 와 엄마들과 선생님과 인사한 뒤 강준을 어린이 집에 넣어 주고 돌아 서며 태양에게 전화를 건다. “아버지는?”
태양의 원룸 안, 불이 꺼져 있다. 태양의 작업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조명 스탠드 하나만 켜져 있을 뿐.
침대 밑에 이불을 깔고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 민식.
태양은 부엌에서 이제 막 내린 커피를 컵에 따르며 줄기와 통화 중이다. “코 고는 소리땜 난 거의 밤새다시피 했어. 당장 머무르실 원룸 따로 계약하시라 해야겠어. 누나도 알잖아. 난 혼자가 편해서 결혼도 안 하는 소히 요즘 말로 오포 세대의 대표적 싱글 족이야.”한다. 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알았어.”하고는 전화를 끊고 민식이 코골며 자는 양을 작은 한숨으로 쳐다 보더니 귀마개를 하고는 작업 책상에 앉아 일을 한다.
줄기의 집 안, 강준은 방 안에서 잠들어 있고 기준과 팔자가 거실에 마주 앉아 얘길 나누고 있다. 기준은 화가 나 있고 팔자는 기준의 눈치를 살피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싶다. 기준은 당장 다시 짐을 갖고 나가라 하지만 팔자는 갈 곳이 없는데 어쩌냐고 투덜댄다. 기준은 팔자의 짐 가방을 거실로 끌어 내는데 줄기가 들어 온다.
주란의 저택 전경.
저택 안에서 들려 오는 청소기 소리.
저택 안 거실, 주인이 이른 아침부터 청소기를 돌리며 청소를 하고 있다. 주란이 청소기 소리에 잠에서 깨 거실로 내려와 도우미 아주머니 오면 청소할 텐데 이른 아침부터 왠 청소냐며 주인을 말린다. 주인은 청소하던 걸 멈추고 주란에게 잠시 앉으라 하더니 “도우미 아줌마 그만 두라 하고 내가 네 집안 일 해 줄게. 월급은 네 도우미 아줌마한테 여태 주던 만큼만 주라. 더는 안 바랄 테니...”하는데 주란은 갑작스런 주인의 말에 말문이 막힌다.
13회분
아파트 전경.
줄기의 집안 방안에서 곯아 떨어져 있는 팔자.
줄기의 집 안 안방에서는 강준과 강진이 잠들어 있다.
줄기의 집 안, 거실에서는 줄기와 기준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기준은 줄기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줄기는 친자이든 아니든 가실 곳이 법적으로 자기 아들인 자기 밖에 없지 않는 어쩔 수 없다 한다. 기준은 되도록 빨리 팔자 혼자 살 방을 하나 알아 보겠다 한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전경, 저택 안에서 우식이 “우미야, 그러지 말고 방 문 좀 열어. 얘기를 해야지.”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저택 안, 우미의 방 문 앞에 우식과 안나가 서 있다. 방안에선 음악 소리가 크게 들린다. 우식이 방문 고리를 돌려 봐도 굳게 잠겨 열리지 않는다. 우식은 안나에게 “보조키 어딨어?”하는데 안나가 “우미가 다 챙겨 갖고 들어 갔어요.”한다.
안나의 방 안, 안나가 침대에 앉아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은 인스턴트 볶음밥을 냉동실에서 꺼내 아무렇지도 않게 전자렌즈에 대운다. 민식은 못마땅한 얼굴로 식탁에 앉아 있다 일어나 냉장고 문도 열어 보지만 밑반찬도 거의 없다. 밥통에 밥도 없다. 민식은 짜증나 “쌀은 있냐?”하는데, 태양은 “밥을 해 드시고 싶으시면 직접 하세요. 저랑 같이 사시면 아버지만 짜증 날 일 많으시니 서로 불편하지 않게 작은 원룸 하나 계약 하시고요.”
민식은 그런 태양이 얌통 머리 없고 괘씸하다. 민식은 퉁명스럽게 “난 사 먹고 올란다.”하고 나간다.
허상의 집 안, 대문과 공주를 포함한 허상의 가족들이 둘러 앉아 저녁 밥을 먹고 있다. 대문은 생각에 잠겨 밥에는 관심이 없는지 깨작거린다.
주란의 저택 안, 부엌.
주란이 내키지 않는 얼굴로 식탁에 앉아 있고, 주인이 저녁밥을 차리고 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옆에서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다. 도우려 해도 주인이 손도 못 되게 한다.
주란은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눈짓으로 퇴근하라 하자 도우미 아주머니가 부엌을 나간다.
주인은 저녁밥을 다 차리고 주란과 마주 앉아 “맛있다.”는 말만 하며 열심히 밥을 먹기 시작한다. 주란이 “언니...”하는데.. 주인이 “내일부터 도우미 아주머니 나오지 말라 해. 내가 다 해 줄게. 내가...”한다.
대문의 방안,
대문은 아침부터 짐을 싸고 있다. 부스럭 소리에 잠에서 깨는 공주와 연우.
연우는 “아빠 어디가?”하는데, 대문이 짐을 부지런히 싸며 “아빠가 우리 연우 연수를 궁궐 같은 집에서 살게 해 주려고.” 한다. 공주는 어이가 없다.
14회분
도시 전경, 아침이 밝아 온다.
도로 위, 태양의 차가 보인다
태양이 차 창을 다 열어 놓은 채 음악을 틀어 놓고 운전을 하고 있다. 핸드폰 벨과 문자 알림 음이 계속 울려 댄다. 전화의 발신자는 우식이다. 문자의 알림 음은 우미다.
태양은 무시한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안 부엌.
우식과 안나가 식탁에 앉아 아침 밥을 먹고 있다. 우식을 밥을 먹으며 계속 태양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안나는 그만 하라고 하지만 우식은 계속 전화를 걸어 본다.
우미의 방 안, 우미가 태양에게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자 망설이다 민식에게 전화를 건다.
태양의 원룸 안.
민식이 냉장고를 열어 보고, 싱크대를 여기 저기 열어 보며 투덜댄다. “쌀은 있어야지...”하는데 핸드폰 벨 소리가 들려 전화를 받는다. 발신자가 ‘언젠간 꼭 막내며느리가’다. 민식은 왠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는다.
인테리어 사무실 안, 회의실.
회사 직원들이 회의 준비를 하고 있고, 잠시 후 태양이 회의 실 안으로 들어 오자 회사 대표가 왔냐며 인사를 한다. 태양은 웃기만 하는데, 주란에게 문자가 온다.
주란 저택 전경.
주란은 도우미 아주머니와 부엌 입구에 서서 주인이 걸레를 들고 구석구석 청소하는 걸 쳐다 보고 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주란에게 “아침에 출근했더니 이미 아침밥도 다 해 놓으셨더라고요.”하자 주란은 작은 한숨이 나온다. 주란은 잠시 방에 들어 갔다가 봉투를 하나 들고 나와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건네 주며 “아줌마, 한 달만 쉬었다 다시 나와 줘요. 일을 그만 둬 달라는 게 아니니까 내가 쉬는 한 달 분 월급도 줄게. 딱 한 달만 쉬었다 나와 줘요.”한다. 도우미 아주머니는 알았다며 퇴근하고 주란은 방으로 들어 가며 줄기에게 전화를 건다.
줄기의 집 안 거실.
강준이 보행기에 타 놀고 있고, 줄기는 이유식을 만들고 있고 팔자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줄기의 핸드폰 벨이 울려 발신자를 보니 주란이다. 줄기는 방으로 들어 가며 전화를 받는다.
허상의 집 안 거실.
거실 한 가운데 캐리어 가방 큰 거 두 개가 놓여져 있다. 진실은 어쩌나 하며 허상에게전화를 걸고 있다.공주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서 있고, 연우와 연수는 진짜 궁궐 같은 집으로 가는 거냐고 물으며 들떠 있다.
허상의 신발 가게 안.
허상이 신발 가게 안 먼지를 털며 진실과 통화 중이다. “냅둬. 강서방도 오죽 답답함 그런 미친 짓을 하려 하겠어. 냅둬.”하고 전화를 끊어 벌니다.
허상의 집 안 거실.
대문이 방 안에서 책가방 두 개와 배낭 두 개를 들고 나와 책가방은 연우와 연수에게 각각 매게 한다. 그러더니 짐 가방을 챙겨 들고는 출발하자고 한다. 공주는 별수 없이 따라 나서면서도 울상인데...
15회분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저택 안, 주란과 주인이 어이 없고 황당한 표정으로 거실 입구 앞에 서 있다. 대문이 연우와 연수를 데리고 큰 캐리어 가방을 끙끙거리며 끌고 들어 온다. 그러더니 뒤에 대고 “뭐해, 얼른 들어 와.”하는데 공주가 마지 못해 주란과 주인의 눈치를 보며 큰 캐리어 가방을 끌고 어깨에 맨 배낭이 무거운지 힘겨워하며 들어 온다.
대문은 눈치 없이 너무도 당연하단 듯, 연우와 연수에게 “아빠 말이 맞지? 궁궐 같은 집이지?”하는데 연우 연수는 둘이 눈짓을 하더니 정원으로 뛰어 나간다.
대문은 말문이 막혀 어이 없는 표정으로 서 있는 주란과 주인에게 “내가 이모랑 엄마 모시고 살러 왔어.”한다. 주란은 골치 아프단 듯 머리를 감싸 쥐고 방으로 들어가 줄기에게 전화를 걸려다 그냥 태양에게 전화를 건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이 샤워를 하는지 화장실 안에서 물 소리가 들리고 민식은 배달 주문한 짜장면을 받고 배달원에게 계산을 한 뒤 현관문을 닫는다. 식탁에 짜장면을 놓고 먹으려 비비는데 주인이 매일 차려 주던 밥상이 생각난다. 그때, 식탁 위에 놓여 있던 태양의 핸드폰 벨이 울리고 민식이 핸드폰 모니터를 힐끔 하니 주란이다. 민식은 어쩔까 하다 대신 전화를 받더니 주란의 얘기를 듣고는 “그 미친 자식이 그렇지 뭐. 지 엄마가 알아서 하겠지.”하고는 전화를 끊는데 화장실에서 태양이 나오다 본다. 태양은 다시는 자신의 핸드폰을 건드리지 말라며 지내실 원룸을 알아봐 드릴 테니 계약하라 한다.
시장 전경.
시장 안, 팔자가 어슬렁 어슬렁 돌아 다니며 구경을 하고 있다. 그러다 가게를 향해 가던 진실과 부딪힌다. 팔자가 너무 엄살을 부리자 진실은 짜증이 나는데...
태양은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민식을 끌고 부동산으로 간다. 그리고는 부동산 직원에게 부탁해 바로 15평 정도 되는 근처 원룸들을 보러 다닌다.
기준은 레슨을 끝내고 부동산으로 간다. 부동산 사장이 통화 중이라 잠시 기다려 달라해 잠시 기다리는데 부동산 직원과 태양과 민식이 부동산 안으로 들어 온다.
잠시 후, 민식은 들어가 보겠다는 태양에게 “그래, 들어가. 너랑은 술 맛 떨어지니까. 나서방은 나랑 한잔 좀 해?”한다.
줄기네 집 안 거실, 팔자가 과자를 먹으며 TV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다. 부엌에서는 아이들의 징징대는 소리가 들려 오는데도 TV 안으로 들어갈 듯한 집중력이다.
부엌 안, 강준과 강진이 서로 배고프다 줄기에게 보채고 있다. 줄기는 강진을 아기 식탁 의자에 앉히고 강준을 부엌 바닥에 놓인 보행기에 잠시 태운다. 그리고 준비해 놨던 이유식과 강준의 밥을 간단히 차려 밥을 먹이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태양이다.
술집 안, 민식과 기준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데...
16 회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저택 안 거실, 주인이 열심히 청소를 하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1층 구석에 있는 손님 방 문 앞으로 간다. 문 앞에 대문이 가져온 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주인은 그 짐들을 보자 더 울화가 치민다. 방문을 활짝 열자 방 안에 잠들어 있는 대문과 공주 그리고 연우와 연수가 보인다. 주인은 방 안으로 들어가 대문과 공주를 발로 차 깨우더니 따라 나오라 한다.
줄기의 집 안 안방, 기준은 자고 있는 강진과 강준이 깰까 봐 조용히 일어나 방을 나가 팔자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기준은 팔자의 집 가방에 다시 팔자의 주섬주섬 쑤셔 넣어 챙기더니 팔자를 깨워 조용히따라 나오라 한다.
민식의 원룸 안, 풀 옵션 원룸이다. 깨끗하고 텅 비어 있다. 침대 하나만 덩그라니 놓여 있다. 아침에 일어나 괜히 여기저기 열어 보다 다시 침대에 누워 뒹굴 뒹굴 하다 “장이라도 봐 둬야지 원.”하고 짜증을 내며 나가는 민식이다.
민식은 동네 여기 저기 돌며 아침 밥 먹을 곳을 찾다가 24시 김밥 집에 들어가 끼니를 때운다. 그리고는 대형 마트로 가는데 아직 오픈하기 전이라 대형 마트 앞 벤치에 앉아 오픈을 기다리는데 줄기에게 전화가 온다.
팔자의 원룸 안, 기준이 짐 가방을 들고 먼저 들어 오고 팔자가 두리번거리며 따라 들어 온다. 10평 정도 되는 풀 옵션 원룸이다.
기준은 짐 가방을 원룸 한 가운데 던지듯 내려 놓고 팔자에게 앞으로 여기서 기거하라 한다. 3개월 분 월세 비는 이미 내 놨다고 하며 지갑을 꺼내 팔자에게 현금으로 50만원을 쥐어 준다. “당장 생활은 이 돈으로 하고, 식당이든 뭐든 일거리부터 찾아.”하고는 나가 버린다. 팔자는 기준을 이해하면서도 왠지 서럽고 비참하다.
시장 전경.
허상의 신발 가게 안, 허상이 신발들을 정리하고 있고 진실은 가게 한 구석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얘들은 어찌 된 거야?”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공주다. 진실은 기다렸다는 듯 전화를 받는다.
공주가 연우, 연수를 껴안고 주란의 저택 안에 있는 반 지하 창고 방 안에 주저 앉아 울면서 진실과 통화를 하고 있다.
주란의 저택 안 거실, 주란이 평화로운 얼굴로 창가에 서서 정원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대문을 쳐다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주인은 주란에게 다가 와 창 밖으로 보이는 대문을 가리키며 쟤들 어쩌려 하냐고 묻는데 주란이 “언니 큰 아들이자 장손인 대문이를 내가 인간으로 만들어 줄게. 두고 봐봐.”라 하며 미소를 짓는다.
17회분
허상의 집 안.
아침 밥을 차리고 있는 진실, 허상이 화장실에서 씻고 나와 식탁에 앉는다. 진실도 밥과 국을 퍼 마주 앉아 밥을 먹는데 옆에 빈 의자들을 보며 한숨을 쉰다. 허상은 “아침부터 한숨 쉬면 장사 안돼. 애들 북적이다 가버림 그런 거지 새삼스레 한숨은...”하지만 본인도 쓸쓸함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이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민식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태양이 전화를 받자 민식이 김치찌개를 어떻게 끓이느냐 묻는다. 태양은 어이 없으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집에서 요리도 안 해 먹는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하며 끊는다.
민식의 원룸 안, 끊겨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투덜댄다. 그리고는 망설이다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대뜸 김치찌개 어떻게 끓이냐 묻는다.
주란의 저택 안 부엌, 주인이 아침 밥상을 차리고 있다. 식탁엔 연우와 연수가 앉아 있다.
주인은 민식의 전화에 기가 막히지만 퉁명스럽게 “돼지 고기랑 신 김치랑 파 송송 썰어 넣고. 설탕 조금 뿌리고, 고추 가루랑 고추장 조금 풀어 넣고, 새우젓으로 간 맞춤 그게 김치찌개지.”하고 끊어 버린다. 주인은 전화를 끊고 혼잣말로 투덜대며 아침 밥상을 다 차려 놓고 연우 연수 보고 잠시 기다리라 하더니 거실로 나간다.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이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앞 바닥에 대문과 공주가 무릎을 꿇고 앉아 주란이 준 A4 용지를 한 장씩 들고 있다. 대문은 A4 용지에 적힌 내용들을 읽더니 장난하냐는 듯 주란을 쳐다 본다. “이모? 진짜 나보고 이걸 하라고?” 그러더니 믿기지가 않는다는 듯 진실의 A4 용지까지 뺏어서 읽더니 벌떡 일어나 주란에게 따진다. 그러자 주란은 용지에 적힌 대로 실행을 못 하겠으면 이 집에서 밥 먹을 생각은 말라며 주인을 데리고 부엌으로 들어가 버린다. 황당해하며 멍한 얼굴로 거실 바닥에 주저 앉은 대문과 진실...”
태양의 원룸 현관문 앞 복도, 우식이 현관문 앞으로 다가와 벨을 누를까 말까 망설이는데 태양에 안에서 나온다. 태양은 우식을 보더니 멈칫하는가 싶더니 그래도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넨다. 우식은 우미가 며칠 째 밥도 안 먹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니 자존심이 상해도 부탁을 좀 해야겠다 싶어 왔다 한다.
대형 마트 안 식품 코너, 팔자가 장을 보고 있다.
한 쪽 분식 코너에선 민식이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혼잣말로 투덜 투덜대고 있는데 팔자가 지나가다 민식을 발견하고 대뜸 다가가 마주 앉으며 인사를 건넨다. 민식은 좀 불편하지만 팔자도 아침밥을 안 먹었다는 말에 예의상 팔자 거까지 음식을 주문해 준다. 팔자는 기준의 집에서 쫓겨났다며 신세한탄을 하려는데 민식은 퉁명스럽게 그래도 나서방 정도 되니 새엄마한테 의리는 지킨다고 명절 때마다 사돈 제사 음식 다 해서 내려 갔으니 요즘 누가 그런 짓을 하겠냐며 대답하고는 아무래도 영 불편한 지 주문한 음식은 혼자 그냥 다 드시라 하고는 일어나 가 버린다.
길거리, 마트 안에서 나온 민식은 팔자 때문에 시킨 음식도 못 먹고 나와 투덜대며 걸어 간다. 걸어가다 태양의 원룸이 있는 건물 앞을 지나는데 태양이 우식과 함께 건물에서 나오고 있는 걸 본다. 민식은 아무 생각 없이 태양에게 다가가 어쩐 일로 외출을 다 하냐며 말을 시키는데 우식이 태양의 아버님 되시냐 묻는다. 민식도 우식에게 맞는데 누구신가 묻는데 태양은 이런 상황이 영 불편한 지 우식에게 가 보겠단 인사를 하고는 민식을 끌고 자리를 피한다.
동네 거리, 팔자는 장 본 비닐을 손에 들고 여기 저기 일 자리를 알아 보러 다닌다. 기준이 출근을 하는 길에 차를 끌고 골목을 지나다 그런 팔자의 모습을 보지만 그냥 지나쳐 간다.
그때 그 곳을 지나가던 진실과 식당에서 막 일자리를 물어 보고 나오던 팔자가 부딪혀 둘 다 길바닥에 주저 앉는데...
18회분
아파트 전경.
줄기의 집 안, 청소가 돼 있어 깔끔하고 아무도 없어 조용하다.
부엌에서 줄기가 김치와 밑반찬들을 통에 담아 종이 백에 챙겨 넣고 있다. 줄기는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종이 백을 하나 더 갖고 나와 김치와 밑반찬을 한 꾸러미 더 챙겨서는 밖으로 나간다.
동네 거리, 팔자와 진실이 싸우고 있는데 줄기가 지나가다 이를 본다. 줄기는 진실을 보고 인사를 하더니 팔자에게 무슨 일이냐 묻는다.
줄기는 진실에게 사돈 어르신이란 호칭을 쓰며 정중하게 사과를 한다. 시어머님이 서울로 올라 오신 지 며칠 밖에 안 됐다고 설명한다. 팔자는 진실이 줄기네 사돈 어르신이란 말에 괜스레 줄기의 눈치가 보인다.
팔자의 원룸 안, 현관문이 열리고 팔자와 줄기가 들어 온다. 줄기는 처음 와 본 지라 팔자의 원룸 안을 둘러 보더니 가져 온 종이 백을 식탁 위에 내려 놓고 간다. 팔자는 줄기가 두고 간 반찬을 정리하다 의자에 주저 앉아 투덜대며 한숨을 쉰다. “그러지 말고 다시 저희 집으로 가세요란 말은 절대 안 하네. 하긴 내 팔자에 무슨 며느리 효도를 받겠어. 말로만 시어머니라 할 뿐이지.”
허상의 신발 가게 안, 손녀와 함께 온 허상 나이 때의 손님이 손녀의 신발을 골라 주고 있다. 허상은 옆에서 도우며 연우와 연수를 생각한다. 손님이 손녀 신발을 사고 나가는데, 진실이 피자 상자를 들고 가게로 들어 온다. 들어 오며 사돈네 딸 내미 시어머니 얘기를 꺼내며 투덜댄다. 허상은 진실이 포장을 뜯는 피자를 냉큼 집어 먹으며 애들한테 전화나 좀 해 보라 한다.
주란의 동네 어귀에 있는 우유 대리점 앞, 대문과 공주가 우유 대리점 안에서 나오며 한숨을 쉰다. 공주는 거리에 주저 앉아 울먹인다 대문은 자신도 어이가 없고 속상하니 길거리에서 주저 앉아 울지 말고 일어나라 하지만 공주는 배도 고프고 너무 하는 거 아니냐며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대문은 공주를 달래 일으켜 밥부터 사 먹으며 대책을 논의하자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마침 눈에 보이는 분식집으로 데리고 들어 간다.
우미의 방 안, 우미가 침대에 누워 있다. 며칠을 굶었더니 기운이 없다. 배도 고프고 해 방문을 열고 나갈까 하다가 그만 둔다. 그때 핸드폰 문자 알림 소리에 핸드폰을 확인하니 태양에게서 온 문자다. ‘네 덕분에 그 동안 얼굴 찡그린 시간 보다는 웃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거 같더라. 그런데 너와 나의 인생관은 많이 다른 거 같아. 그러니 이만 헤어지자. 그만 방에서 나가 밥도 잘 챙겨 먹고 네가 원하는 결혼이란 걸 해 줄 남자를 다시 찾아 보는 게 좋겠다 싶어.’라고... 우미는 문자를 보자마자 우식에게 전화를 건다.
회의실 안, 회의 중이다. 우식의 핸드폰이 자꾸 진동을 울리지만 우식은 회의에 집중하려 한다. 그런데 멈추지 않고 진동을 울려 대는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니 우미다. 우식은 어쩔까 하다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전화를 받는데 회의장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 들리도록 우미의 화가 난 큰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울린다. “아빠.”
19회분
도시 전경.
어느 전원 주택 단지, 태양이 단지 주변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전원 주택 건물들을 구경하고 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런데 핸드폰 벨이 계속 울린다. 태양은 누구의 전화인지 아는 듯 핸드폰을 꺼 버린다.
우미의 방 안, 우미가 계속 전화를 걸어 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핸드폰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 소리를 듣고 외출복을 급하게 챙겨 입고는 아래 층으로 내려 간다.
안나는 우미가 내려온 걸 보고는 그제야 안심이란 듯 밥이라도 좀 먹자 하는데 우미가 뿌리치며 나가려다 힘이 없어 거실에 주저 앉는 꼴이 된다. 우미는 눈물을 흘린다.
회사 건물 전경.
회장실 안, 우식이 들어 와 자리에 앉는다. 표정이 좋지 않다. 좀 전에 회의실 안에서 핸드폰 너머로 둘린 우미의 목소리 땜 회의실 안 임원들이 웃음을 참던 모습들을 회상한다. 우식은 어이가 없다.
우식은 인터폰으로 비서를 부르더니 강태양이란 남자에 대해 알아 보라고 한다.
골프 연습장 앞, 줄기가 서 있다. 기준이 강준을 안고 내려 와 줄기에게 건네 주며 팔자에게 반찬 날라 줄 필요까진 없다고 말한다.
민식이 줄기의 집 대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잠시 후, 줄기가 강준을 품에 안고 어린이 집 가방을 어깨에 맨 강진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민식은 그런 줄기에게 밥 좀 있냐 묻는다.
줄기의 집 안 부엌, 민식이 밥을 먹으며 아침에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김치찌개 하는 법을 묻고는 그대로 했는데도 맛이 없었단 얘길 한다. 줄기는 강준에게 이유식을 먹이며 그냥 다시 들어와 같이 계시는 건 어떻겠냐 묻는다. 민식은 그 말에는 대답 없이 밥만 먹는다. 그러다 대문이랑 그 처가 지 엄마가 있는 이모네로 내려 갔다는데 줄기에게 연락은 있느냐 묻는다. 줄기는 내려간 지도 몰랐다며 연락 온 적 없다 한다. 민식은 그것들은 언제 정신차릴지 몰겠다며 한숨을 쉰다.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저택 안 부엌, 주란과 주인 그리고 연우와 연수가 저녁 밥을 먹고 있다. 그런데 현관 벨이 울리고 주인이 거실로 나가 인터폰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 준다. 그리고는 다시 부엌으로 가 먹던 밥을 먹는데 대문과 공주가 부엌으로 들어 와 같이 앉아 밥을 먹으려 한다. 그러자 주란이 단호한 목소리로 대문과 공주에게 거실로 가 있으라 한다.
주란의 저택 안 거실, 대문과 공주가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대문은 누워도 보고 일어나 부엌 쪽을 쳐다보기도 한다. 거실의 전자 시계 숫자가 30분 후를 가리킬 때 부엌에서 주란이 나와 대문과 공주에게 턱짓으로 거실 바닥에 앉으라 한다. 대문과 공주가 마지못해 소파 앞 바닥에 주저 앉자 주란이 소파에 앉는다. 주인은 연우와 연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 간다.
주란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 묻는다. 대문과 공주는 이모가 시키는 대로 하겠다 한다. 그래서 용지에 적힌 대로 오전, 오후 일자리들을 다 알아 보고 바로 일하기로 얘길 마치고 들어 왔다며 저녁밥 좀 먹어도 되냐 묻는다. 그러나 주란은 일을 시작하는 날부터가 이 집에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는 날이니 그냥 들어가서 자라고 한다.
20회분
날이 밝아 오는 새벽 주란의 저택 전경, 저택 안 어디에선가 들여 오는 알람 소리.
주란의 저택 안에 있는 반 지하 창고 방 안, 불이 커져 있고 대문과 공주 그리고 연우와 연수가 잠들어 있다. 대문과 공주의 핸드폰이 알람 벨을 울리고 있지만 각자 손으로 알람 벨을 끈 뒤 다시 눕는다. 그러자 밖에서 주인이 문을 두드리며 일어나라고 소리를 지른다. 결국 연우와 연수까지 잠에서 깨는데 대문이 다시 자라며 토닥토닥해 주더니 공주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주란의 동네 어귀, 대문과 공주가 각자 우유 배달을 하고 있다.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지만 오기가 생긴다. 그래도 짜증은 나는지 줄기랑 태양에 대해 투덜댄다.
우미의 방 안, 우미가 침대에 누워 있다. 안나가 죽이 그릇과 음료를 쟁반에 받쳐 들고 들어 오고 뒤로는 출근 준비를 끝낸 우식이 따라 들어 온다. 안나가 우미에게 죽이라도 먹이려 하지만 입맛이 없다며 일어나려 하질 않는다. 우미는 우식의 얼굴을 보기 싫은지 우식에게서 고개를 돌려 버린다. 우식은 한숨을 쉬며 나가 버린다.
태양의 원룸 안, 조용하다. 태양이 이제 막 뽑은 커피를 들고 음악을 틀더니 작업대 위에 앉는다. 며칠 전 찍어 놓은 전원 주택 단지 사진들이 작업대 위에 가지런히 널려 있다. 태양은 잠시 커피를 마시며 명상을 하듯 사진을 내려다 보며 음악을 듣는 듯 하다.
회장실 안, 우식이 들어 온다. 바로 비서가 쟁반에 차 잔과 홍삼 즙을 가지고 들어 와 우식의 책상 위에 놓더니 옆구리에 끼고 들어 온 서류도 우식의 책상 앞에 올려 놓는다. “알라 보라 하신 강태양이란 남자의 인적 사항입니다.”
우식은 알았다며 손짓으로 나가 보라 하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강태양에 대한 조사 서류부터 훑어 본다. “머리도 있고 능력도 있고 쓸만한 놈 같긴 한데... 자택 근무 프리랜서에 별 다른 모임 활동이나 취미 활동도 없고... (한숨) 요즘 흔히 말하는 개인주의 싱글 족인가 보군.”
태양의 원룸 안, 여전히 음악이 흐르고 있다. 태양은 작업대에 앉아 작업 중이다.
은행 앞, 기준이 적금 통장을 들고 나오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 있는 듯 하다. 일자리를 알아 보러 돌아다니던 팔자가 그 앞을 지나가 기준과 마주친다. 기준 손에 들린 적급 통장도 힐끔 보게 된다.
기준은 팔자를 보더니 그냥 지나 치려 한다. 팔자는 그런 기준에게 섭섭하고 화가 나려 한다. “그래도 인사 정도는 해도 되는 거 아니냐? 어쨌든 법적으로 내가 네 엄만데...”하자 기준은 단호한 목소리로 팔자에게 “한 번도 내 엄마라도 생각해 본 적 없어. 아직도 나한테는 우리 엄마가 아꼈던 불쌍한 이모일 뿐이야.”하고 돌아서 간다. 팔자는 그런 기준의 등 뒤에 대고 “좀 있음 네 아버지 제사야. 네 처한테 얘기해 줘.”하고 소리치고는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시장 입구로 들어간다.
시장 전경.
팔자는 돌아 다니며 구경도 하고 시장 안 식당에 일자리도 알아 보는데 왠지 기분이 안 난다. 힘도 안 난다. 팔자는 시장 안 작은 마트로 들어가 술병을 사 들고 집으로 가려다 허상의 신발 가게 앞을 지나 가게 된다.
허상이 볼 일을 보러 나가 버려 혼자 가게를 보고 있던 진실은 가게 앞을 지나는 팔자와 마주친다. 둘은 어색하게 서로를 쳐다 보다 팔자가 “울 며느리 친정 쪽 사돈인 줄 몰랐네요, 내가.”하는데 진실이 내키진 않지만 “그러게요. 이 동네로 이사 오셨다니 자주 볼텐데 인사는 하고 지내죠 뭐.”한다. 그러자 팔자가 한숨을 쉬며 진실에게 묻지도 않고 신발 가게 문 앞에 놓인 의자에 털썩 주저 앉는다. 진실은 어이가 없지만 어쩌대 팔자가 슬슬 쏟아내는 신세 한탄을 들어 주다 같이 술을 마시게 된다.
줄기의 집 안, 줄기가 막 나가려 하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허상이다.
줄기는 의외인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대문을 여는데 허상이 술에 취한 팔자를 부축하고 있다. 줄기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는데 허상이 일단 집안으로 좀 들여 놔도 되겠냐 물어 그러시라 하는데 팔자가 허상의 옷에 토를 하고 만다.
21회분
허상과 진실의 집 안, 부엌에서 콩나물 국을 끓이고 있는 허상의 모습이 보인다.
진실은 방 안에서 잠들어 있다. 잠시 후, 진실이 깨어 나고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방 밖으로 나가는데 허상이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진실을 보더니 혀를 쯧쯧 찬다. “잘 한다. 왜 안 마시던 술은 마시고 술주정까지 하고는...”하는데 진실은 팔자 핑계를 대며 변명한다. 허상은 부엌에 콩나물국 끓여 놨으니 먹고 잠이나 퍼 자라며 방 안으로 들어 간다. 진실이 거실 시계를 보며 부엌으로 들어가는데 어느 새 밤이다. 진실은 콩나물 국을 퍼 먹으며 생각에 잠기는데, 술에 취해 허상에게 꼬장 부리던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진실은 자신의 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쥐어 박으며 후회한다.
줄기네 집 안, 기준이 샤워를 마치고 나와 닫혀진 작은 방 문을 힐끗 쳐다보더니 얼굴을 찡그리고 부엌으로 들어 간다. 방 문이 닫혀진 작은 방 안에는 팔자가 잠들어 있다.
줄기는 부엌에서 강준과 강진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기준도 앉아 밥을 먹으며 줄기에게 팔자 때문에 신경 쓰게 해 미안하다 한다. 줄기는 괜찮다며 얼마 있음 아버님 제사인데 어머님 집이 넘어 갔으니 우리가 지내지 않아야겠냐 한다. 기준은 고맙다며 줄기에게 자신이 골프 연습장을 인수하게 됐다고 말해 준다. 줄기가 어떻게 하며 쳐다 보자, 언제까지 레슨만 할 수 없어서 결혼 전부터 적금 들어 놓은 게 있는데 그 적금이 만기가 됐다며 그 돈으로 인수하게 됐다 한다. 줄기는 그런 기준이 고맙고 너무 대견해 보여 잘 됐다며 진심으로 웃어 준다. 기준도 기분이 좋아하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기준이 나가 현관문을 여는데 민식이다. 멋쩍어 하며 저녁밥 좀 같이 먹을 수 있겠냐 묻는데 기준을 얼른 들어오시라 한다. 그때 팔자가 방에서 나와 속이 안 좋다며 화장실로 급하게 들어 가려다 그만 민식의 옷에 토한다.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저택 안 부엌, 주란과 주인과 연우, 그리고 연수가 앉아 저녁 밥을 먹고 있다. 잠시 후, 현관 벨이 울려 주인이 나가 문을 열어 주고 다시 돌아와 밥을 먹는다.
대문과 공주는 지치고 몰골이 엉망인 된 채로 들어 와 저녁 밥이 차려진 식탁을 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밥을 퍼 앉으려 하는데 주란이 가서 씻고 옷을 갈아 입은 뒤 식탁에 앉으라고 부엌에서 내쫓는다. 주인은 대문의 꼴을 보더니 좀 안쓰럽고 왠지 마음이 좋지는 않다. 그래도 대문이 장손이라고 보약을 사다 주인에게 건네 주던 대문의 모습도 생각난다. 주란은 주인의 표정을 보고 눈치 채지만 모른 척 하며 연우에게 전학한 학교가 어떻느냐 묻기도 하며 웃으며 밥을 먹는다.
줄기의 집 안 작은 방, 팔자가 죄진 사람처럼 주눅이 들어 앉아 있다. 기준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난 표정으로 서 있다. 기준을 팔자를 내려다 보고 너무 화가 나지만 뭐라 할 말은 없다. 기준은 팔자 팔을 잡아 끌어 일으키더니 당장 원룸으로 돌아가라 한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팔자 옷 주머니에 넣어 주며 해장 하고 싶음 식당 가서 사 먹든지... 하며 팔자 팔을 끌고 집 밖으로 내 보낸다.
팔자의 원룸 안, 불이 꺼져 있어 깜깜하다. 팔자가 손에 봉지를 들고 들어 와 불은 켜고는 텅 빈 원룸을 한 번 휘 둘러 보더니 한숨을 쉬며 식탁 위에 손에 든 봉지를 올려 놓는다. 그리고는 봉지 안에서 식당에서 포장해 온 순대 국을 꺼내 한 수저 뜨는데 눈물이 난다. 마침 핸드폰 벨이 울리고 팔자가 전화를 받는데 진실이다. 팔자는 핸드폰에 대고 울음을 터뜨리는데...
22회분
골프 연습장 전경.
골프 연습장 안 사무실, 골프 연습장 사장과 기준이 마주 앉아 골프 연습장 매매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다. 골프장 사장은 기준을 쳐다 보며 웃더니 “나프로니까 넘기는 거야. 나 아직 여기 팔 생각 없었어. 다른 사람한테라면 절대 어림도 없었다.”하는데, 기준은 안다며 고맙다 한다. 사장은 서류를 나눠 갖고 일어서며 기준의 어깨를 두르려 준다. 워낙 성실하니 잘 할 거라며, 잘 해 보라 응원해 주고는 간다. 기준은 골프 연습장 안을 둘러 본다. 뿌듯하고 기분이 새롭다. 힘이 난다. 그 순간 핸드폰 벨이 울려 전화를 받는데 줄기다.
허상의 신발 가게 안, 허상과 진실이 가게 안 청소를 마치고 장사 시작하려 하는데 진실이 백을 챙겨 들고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나가 버린다. 허상은 후딱 나가버리는 진실을 보더니 “저 여편네가 근데...”한다.
팔자는 시장 입구에서 진실을 만나 어느 미용실로 간다. 진실이 사장과 친하게 인사를 나누더니 팔자를 소개한다.
줄기네 집 안, 민식이 식탁에 앉아 강준에게 이유식을 먹이며 함께 밥을 먹고 있는데 줄기가 외출 준비를 하고 보따리 하나를 챙겨 들고는 민식에게 다녀 오겠다 한다. 민식은 어린이 집에 강진이 데리러 가는 시간을 다시 챙겨 묻고는 걱정 말고 다녀 오라 한다.
팔자의 원룸 현관 복도, 기준이 현관 앞으로 다가와 벨을 누르는데 안에서 아무 반응이 없다. 기준은 왠지 또 불안하다. 팔자가 어디서 사고라도 치고 있을까 봐.
돌아서 가는데 마침 팔자에게 문자가 온다. 미용실에 취직했으니 걱정 말라며... 기준은 왠지 조금은 팔자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엄마 살아 생전에 팔자에게 이모라 부르며 엄마랑 셋이 즐거웠던 순간들과 아버지가 팔자를 처음 집에 데리고 들어와 “이제 엄마라 불러라. 이제 한 가족이다.”라 말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고속도로 위, 줄기의 차가 보인다.
줄기의 차 안, 운전 중인 줄기 옆 자리에 챙겨 갖고 나온 보따리가 놓여 있다. 핸드폰 벨이 울려 이어폰으로 전화를 받는데 태양이다.
“그냥 택배로 보내지 굳이 뭐 하러 내려가.”하는데, 줄기는 이모가 할 얘기가 있으시다 했다 대답한다. 태양은 누나랑 엄마랑 화해시키려는 거 아니겠냐 하는데 줄기의 얼굴에 표정이 없다. 태양은 잘 다녀 오라며 일 마치고 자기가 줄기네 집 가서 민식과 함께 애들 봐 주겠다 한다. 줄기는 고맙다 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줄기는 운전을 하며 고등학교 때 주인이 집에 들리러 온 주란에게 “같은 자식인데 줄기에게는 이상하게 마음의 정까지는 없다. 지 아빠 닮아서인지 왜 그렇게 정이 안 가는지...”란 말을 엿들은 게 새삼 다시 떠오른다.
23회분
주란의 집 정원, 주인이 정원 테이블 의자에 혼자 앉아 있다.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과 줄기가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거실 탁자 위에는 줄기가 가져 온 보따리가 놓여 있다. 줄기는 차를 마시다 정원을 바라보는데 주인이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돌린다. 주란은 그 모습을 보고는 줄기에게 엄마가 아직도 밉냐고 묻는다. 줄기는 부모고 가족인데 미운 게 어디 있냐 대답하지만 주인이 편하지 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주란은 줄기에게 대문이랑 공주도 보고 저녁 밥 먹고 가라 한다.
농장의 창고 안, 대문과 공주가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공주는 하다가 주저 앉아 다리가 아프다며 다리를 주무르는데 눈물이 나온다. 대문은 공주에게 미안하지만 주란이 약속대로 10년을 버텨 주면 사업체 하나를 물려 주겠다 한 말이 생각나 이를 악물고 물건을 정리한다.
허상의 신발 가게 안, 허상은 손님을 막 내보내고 신발 가게 안 먼지를 터는데 공주와 손녀들이 생각난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전화를 걸까 싶지만 참는다. 작은 한숨이 나오는데 진실이 가게로 들어 온다. 허상은 “남편 점심 밥 안 챙겨 주고 어딜 그리 싸돌아 다녀.”하며 괜스레 심술을 부린다. 진실은 손에 든 포장 종이 백을 들어 보이며 안 그래도 챙겨 갖고 왔다며, 사돈네 그 둘째 딸 내미 쪽 시어머니가 알고 보니 너무 팔자가 안쓰러워서 일자리 소개 시켜 줬다 한다.
미용실 안, 팔자가 사장에게 동네 장사라 거의 다 아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말해 주는 손님들에 대한 유의사항을 들으며 바닥을 쓸고 있다.
미용실 문 앞, 기준의 차가 미용실 앞에 정차한다. 기준은 차 안에서 차창만 열고 미용실 안에서 팔자가 일하는 모습을 쳐다 본다. 핸드폰 벨이 울려 전화를 받는데 줄기다. 아무래도 저녁 밥 먹고 가야 할 거 같다는 줄기에게 걱정 말라고 일찍 들어가겠다고 한다. 기준은 전화를 끊고 미용실 안에 있는 팔자를 다시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차를 출발 시킨다.
주란의 집 안, 거실.
주인은 부엌에서 줄기가 가져 온 보따리를 꺼내 정리하고 있고, 줄기는 거실 창에 서서 정원을 바라 보고 있다. 그런데 주란의 드레스 룸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주인과 줄기가 드레스 룸으로 가 보는데, 주란이 바닥에 넘어져 있다. 옷장 맨 위에 있던 신발을 꺼내다 발목을 삐끗 했단다. 줄기가 주란은 부축해 거실 소파로 옮기고 주인이 약통을 챙겨와 주란의 발목에 파스를 붙여 준다. 병원에 가느냐 마느냐 하는데 주란이 아는 농장에서 가져올 물건이 있는데 어떻하냐며 줄기와 주인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자 줄리가 자신이 차가 있으니 다녀 오겠다 하는데 주란이 거기는 네비게이션으로 찾기 힘든 구석이라며 주인이 전에 가 본 적 있으니 같이 갖다 오라 한다.
하는 수 없이 줄기와 주인이 함께 줄기의 차를 타고 출발한다.
한적한 도로 위, 날이 저물어 가고 있다.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줄기의 차가 보인다.
줄기의 차 안, 줄기가 운전을 하고 있고, 주인이 뒤 자석에 앉아 있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든 듯 하다. 더구나 줄기 차의 기름이 다 떨어져 간다. 한적한 곳이다 주유소도 안 보인다. 잠시 후, 결국 차가 도로 위에 멈추는데 지나가는 차도 없다. 줄기와 주인은 주란에게도 전화를 걸어 보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도로 위, 줄기의 차 안에서 둘만 남게 되는데...
24회분
한적한 도로 위, 줄기의 차가 도로 한 켠에 서 있다.
줄기의 차 안 운전석엔 줄기가 앉아 있고 뒤 자석에는 주인이 앉아 있다. 주인은 계속 주란에게 전화를 걸어 대고 있고 줄기는 가까운 주유소를 검색하고 있다.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의 핸드폰 벨이 계속 울려 대고 있다. 거실에선 연우가 탁자를 펴 놓고 학교 숙제를 하고 있고 연수는 그 옆에서 인형을 갖고 놀고 있다. 연수는 계속 울려 대는 주란의 핸드폰을 쳐다 보며 부엌 쪽을 향해 전화 왔다고 소리친다. 그리고 전화를 대신 받을까 하는데 연우가 이모 할머니가 절대 전화 받지 말라 하셨다며 말린다.
주란은 연우와 연수 간식을 챙겨 갖고 부엌에서 멀쩡하게 걸어 나오며 신경 쓰지 말라더니 아이들에게 간식 먹자며 웃는다.
줄기의 집 안 거실, 기준이 칭얼대는 강준을 안고 달래고 있고 민식이 강진과 자동차 장난감을 갖고 같이 놀아 주고 있는데 기준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기준이 강준을 달래 주며 전화를 받는데 줄기다. 기준은 걱정스런 얼굴로 “그래서? 괜찮겠어? 여기는 걱정하지마. 어두워지는데 빨리 주유소부터 찾아 봐. 그래. 또 전화 줘.”하고는 끊는다. 민식은 무슨 일이냐 묻고, 기준은 주인이랑 줄기랑 이모님 심부름 가던 길에 도로에서 차가 멈춰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했다. 민식은 그 말을 듣더니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주란에게 전화를 걸어 보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기준이 문을 열어 주자 태양이 들어와 기준에게 강준을 건네 받는다. 기준은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밥을 준비한다.
주란이 연우 연수와 거실에서 간식을 먹으며 또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에 그냥 꺼 버릴까 하다 발신자를 보게 되는데 민식이다. 주란은 전화를 받아 민식에게 걱정 말라 하며 이 기회에 딸이랑 엄마랑 둘이 대화 좀 하게 기회를 주려는 거라 말하는데 대문과 공주가 들어 오다 이 말을 듣고는 무슨 말이냐 묻는다.
한적한 도로 위, 도로 위 한 켠에 여전히 서 있는 줄기의 차.
줄기의 차 안, 따분하고 지친 표정으로 뒤 자석에 앉아 있던 주인이 운전석에 앉아 보험 회사에 전화 중인 줄기를 힐끔 보더니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차 앞에 서서 주변을 둘러 보는 주인, 차 안에서 줄기랑 둘이 있자니 어색하고 답답해 차 밖으로 나와 혼잣말로 투덜댄다. 차 안에 있는 줄기를 차 창을 통해 힐끔 하다 줄기와 눈이 마주쳐 얼른 고개를 돌려 버리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민식이다. 주인이 투덜대며 전화를 받자 부대찌개 어떻게 끓이냐고 묻는다. 주인은 짜증이나 그냥 마트 가서 포장된 거 사서 끓여 먹으라 하고 끊으려 하는데 민식이 그 성질 머리로 딸 내미랑 그 도로 한복판에서 몇 시간을 참 잘 지내겠다며 빈정대자 어떻게 알았냐 따진다. 민식은 그렇게도 아직도 처제를 모르냐며 혀를 쯧쯧 차더니 끊어 버린다. 주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주란이 이 기집애가...”하고는 다시 주란에게 전화를 거는데 핸드폰을 꺼 놨다.
잠시 후, 주인은 여전히 차 밖에 서 있고 줄기가 운전석에서 내려 저녁이랑 바람 찬데 차에 타시라 한다. 주인은 별 수 없이 다시 차에 타는데, 줄기가 대문에게 문자가 왔다며... 대문이 상황 봐서 몰래 이모차 몰고 데리러 오겠다 했다 말해 준다. 그리고 침묵이 흐른다.
줄기가 먼저 “나도 엄마가 돼 보고 자식이 둘이다 보니 알겠던데. 그래도 엄마처럼 남편 닮았다고 자식이 밉진 않네 아직은...”하고 먼저 입을 연다. 주인은 그런 줄기에게 미안도 하지만 차마 미안하단 말은 안 나온다. 그런데 줄기가 다시 입을 연다. “그래도 난 엄마가 밉지는 않아. 그렇다고 해도 엄마가 편하지도 않고, 어차피 난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살면 된다고 생각하니까.”한다. 그 말에 주인은 눈물이 난다. “그래서 결혼 할 때도 아무것도 해 주지 말라고 그렇게 굳이 고집스레 네 돈으로 다 했냐? 그러니까 너한테 정이 안 가는 거야. 너무 마음을 안 여니까.”하며 타박을 하는데 줄기가 뭔가 욱하는지 “내가, 내가 마음을 안 연다고? 어렸을 때 엄마한테 인정 받으려, 엄마한테 칭찬 받으려 그렇게 노력해도 항상 나를 벌레 보듯 보던 엄마한테... 항상 우리 대문이, 우리 태양이 하면서도 나한테는 단 한 번도 우리 딸이라고 불러 주지 않던 엄마한테 내가 마음을 안 연거라고?”소리 지르듯 내뱉고는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린다. 주인은 그런 줄기 모습에 마음이 아파 자신도 눈물을 흘리는데...
25회분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이 소파에 앉아 TV 를 보고 있고 공주가 연우, 연수와 인형 놀이를 하고 있다. 잠시 후, 대문이 주란의 눈치를 보며 들어 오고 눈물 범벅이 된 주인이 뒤따라 들어 온다. 주인은 부엌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물 한 잔을 갖고 와 주란에게 퍼 붓는다. 주란이 갑작스런 물 세례에 어이없어 하는데 주인이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말라며 쏴 붙이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공주는 대문에게 아가씨는 어딨냐 묻자 대문이 기름 사 들고 가 넣어 줬더니 바로 서울로 올라간다며 가 버렸다 한다.
도로 위, 밤이다.
줄기의 차가 고속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줄기의 차 안, 줄기가 운전을 하며 주인이 한 말을 다시 생각해 보고 있다.
“넌 항상 그랬어. 뭐든지 네가 알아서, 너 혼자 다 해결하겠다고 부모 도움 같은 거 바라지를 않았어. 너는 나만 너한테 마음 안 열었다고 하겠지만 아니, 너도 항상 나를 밀어 냈어. 너도 자식 키워 봐. 아무리 내가 네가 네 아버지 닮아 그때는 그렇게 미웠다 해도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는지...”
줄기는 한숨이 나온다.
팔자의 원룸 안, 불이 다 꺼져 있다. 팔자가 침대에 누워 자다 굴러 떨어진다. 팔자는 이불을 다시 바닥에 깔고 누우며 아무리 해도 저 놈의 침대는 적응이 안 된다며, 따뜻한 온돌방이 최고라며 혼잣말을 한다. 그런데 누워 있자니 이미 잠은 깼고 어두운 원룸 안에 혼자 누워 있는 자신이 처량 맞는데, 낮에 미용실에서 본 잘생긴 남자 손님이 생각 나는데 금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 동네서 괜히 오해 거리 만들었다간 그나마 기준이한테 저 멀리 내쳐지겠지 하며 한숨을 쉰다.
줄기의 집 안, 집 안 불이 다 꺼져 있다.
기준이 안방에서 강준과 잠들어 있고, 작은 방에선 민식과 강진이 잠들어 있다. 거실 소파에선 태양이 잠들어 있다.
현관 문이 조용히 열리고 줄기가 들어 온다. 태양이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잠이 깨 줄기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자고 오지 밤길 운전 했냐 한다. 줄기는 아무 대답 없이 화장실로 들어 가 문을 닫는다. 태양은 화장실 안에서 샤워 물 트는 소리를 듣고 걱정스런 표정이 된다.
우식과 안나의 집 안 부엌, 우미가 혼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와인 병은 벌써 반 이상 비워져 있고 우미 얼굴은 좀 취해 있는 듯 하다. 우식이 자다가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우미를 보고 놀란다. 우식은 취해 뭐라 뭐라 중얼거리는 우미를 안고 우미 방에 데려다 눕힌다. 우식은 침대에 누워 태양의 이름을 부르는 우미를 내려다 보며 생각에 잠긴다.
26회분
아파트 전경.
줄기의 집 안 부엌, 줄기가 아침 밥을 차리고 있다. 태양은 강진에게 옷을 입히며 어린이 집 가방을 챙기고 있고, 기준은 출근 준비를 다 한 채 보행기에 탄 강준을 보고 있다. 민식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와 이를 보고 부엌으로 가 줄기의 뒤 모습을 쳐다 본다. 줄기가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보는데 민식이 헛기침을 하며 물 좀 마시려고 하며 냉장고 문을 연다. 그리고는 줄기의 눈치를 살피는가 싶더니 주인은 잘 있느냐 묻는다. 줄기는 그런 거 같다 대답 한다. 민식은 그런 줄기에게 “네 엄마 너무 미워하지 말라. 그래도 네가 우리 자식인데 네 엄마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을 거다.”하고는 거실로 나간다.
아파트 주차장, 기준이 강진을 차에 태우고 민식에게 데려다 드리겠다며 타시라 한다. 태양은 기준과 민식에게 인사하고 차에 타 바로 차를 출발 시킨다.
태양의 원룸 현관 앞 보고, 태양이 현관문을 열고 막 들어가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태양이 발신자를 보고 전화를 받을까 말까 하다 그냥 받는다. 우식이다.
민식의 원룸 현관 앞 복도, 우식이 서 있다. 민식의 원룸 현관 벨을 누르며 태양과 통화 중이다. “자네 아버님을 만나 뵐까 하네. 그래도 매너 상 자네한테 말은 해 줘야지 싶어서 했네”하고는 전화를 끊어 버리는데 민식이 다가와 우식과 마주친다. 민식은 우식을 쳐다 보며 현관문을 열려 하는데 우식이 “강태양군 아버님 되시나요?”하고 말을 시킨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은 현관 앞에 서서 신발도 벗지 못한 채 끊어진 핸드폰을 들고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는 우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좀 만날 수 있냐 묻는다.
민식의 원룸 안, 우식이 앉아 있고 민식이 냉장고에서 주스를 따라 우식에게 건넨다. 민식은 우식은 힐끔 훑어 보며 “우미가 누군지야 알죠. 그런데 우미 아버님께서 왜 저를 다 만나러 여길?”하는데, 우식이 “우리 딸이 댁의 아드님을 너무 많이 좋아하는 듯 싶습니다. 문제는 댁의 아드님은 결혼 같은 걸 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제 딸은 그렇지가 않아서요. 헤어져 보라고도 했는데 (한숨) 그랬더니 제 딸이 앓아 눕고 매일 와인을 한 병씩 비워야만 잠을 자는 지라...”하고 말을 잇지 못한다.
민식은 그런 우식을 보며 참 귀엽고 싹싹 했던 우미의 모습이 떠올라 애처롭다. “태양이 그 놈이 좀 ...” 하고 민식도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쉬어 보인다.
커피 숍 안, 구석 한 켠에 태양이 혼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커피 숍 입구 앞, 택시가 다가와 서더니 우미가 내린다. 화장에서 옷차림에도 꽤 신경 쓴 듯 하다. 우미는 커피 숍 유리창 앞에서 다시금 옷 매무새를 가다듬더니 안으로 들어 간다.
커피 숍 안, 우미가 태양이 앉아 있는 자리를 발견하고 태양에게 다가가 살포시 맞은 편에 앉는다. “오빠, 잘 지냈어요?”
그런데 태양의 표정이 화가 나 있는 듯 하다.
태양은 우미를 보자 잠시 말을 않고 우미 얼굴을 똑바로 쏘아 보더니 “왜 일을 크게 만드니?”한다. 우미는 “무슨?”
태양은 지금 우식이 민식을 만나고 있다며, 분명히 처음 연애 시작할 때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전했고 우미도 그 의견에 찬성한다 해 편하게 만났던 건데 왜 이제와 자신의 삶을 귀찮게 하냐고 차갑게 내쏜다. 우미는 울상이 돼 버린다. 태야의 표정과 태도와 말들이 섭섭하고 서럽다. “그땐 그랬지만, 사귀다 보니까, 오빠랑 너무 정이 들다 보니까.”하는데 태양이 “더는 일을 더 크게 만들지마. 난 이렇게 귀찮게 하고 쿨 하지 못한 연애는 질색이야.”하고 나가 버린다. 우미는 혼자 남아 눈물을 흘리는데...
커피 숍 앞, 태양의 차가 주차 돼 있다.
태양의 차 안, 운전석에 앉아 차 창을 열고 커피 숍 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우미의 모습을 보며 앉아 있는 태양의 표정. 마음이 좀 아픈 듯 하다.
27회분
우식과 안나의 집 안 부엌, 안나와 우식이 아침 밥을 먹으려 막 자리에 앉는데 우미가 들어 온다. 안나는 우미에게 밥 먹자 하는데 우미는 우유와 빵을 챙겨 들고 나가며 우식은 투명 인간 취급한다.
안나는 걱정이 된다. 우식은 안나에게 나중엔 자기한테 고마워할 거라며 걱정 말고 시간을 좀 가지자고 한다. 그리고 민식이 했던 말을 생각한다. “저희끼리 먼저 사돈 합시다. 저도 저 놈 저렇게 살게 두고만 보고 있을 수 없다 싶네요.”
분식집 안, 민식이 한 켠에 앉아 아침 밥을 먹고 있다. 분식집 창 밖으로 거리가 내다 보이는데 허상이 지나다 우연히 민식이 혼자 앉아 밥 먹는 걸 보게 되는데 그냥 지나가는가 싶더니 분식집 안으로 들어 와 민식 앞에 앉는다. 민식은 허상을 보지만 못 본 척 하고는 그냥 먹는데 허상이 음식을 하나 더 주문한다.
허상도 말 없이 앉아 있다 “혼자 밥 먹기 괜찮냐? 밤에는 안 외롭냐?”하며 슬쩍 말을 건다. 그래도 친군데 왠지 민식이 처량 맞아 보인다.
민식은 대답 안 하고 있다가 허상이 시킨 음식이 나오고 허상이 말없이 같이 앉아 밥을 먹어 주는 게 고맙기는 하다. 그래서 혼잣말 하듯 “이 나이에 내가 뭔 짓인가 싶지. 나이 들어 가족 밖에 없는데...”한다. 허상은 민식을 다시 한 번 힐끔 보더니 둘이 말없이 밥을 먹는다.
허상의 신발 가게 안, 진실이 가게 안을 청소하고 있다. 잠시 후, 허상은 배가 너무 부른지 배를 쓰다듬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 온다. 진실은 집에서는 자기 보다 빨리 나가 놓고 어디 갔다 오냐 묻자 허상은 민식이 혼자 밥 먹고 있는 걸 보고 처량 맞아 보이는 게 그냥 지나치기가 그래 아침 밥을 한 번 더 먹고 왔다 한다. 진실은 그 말을 듣고 사돈네가 진짜 이혼을 하면 어찌 되는 거냐며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공주에게 전화를 걸어 본다.
우유 배달을 끝내고 다시 농장 창고로 가고 있는 대문과 공주, 공주는 핸드폰 벨이 울려 전화를 받는다. 공주는 진실의 전화에 집에 가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고 싶지만 참는다. 연우와 연수가 자연과 어우러진 대한 학교를 너무 마음에 들어 하던 모습이 떠올라서다.
초등학교 앞, 주인이 학교 앞에서 서 있다. 연수가 뛰어 나오고 주인은 연수를 데리고 주란의 집으로 간다. 주인은 학교에서 뭘 배웠냐고 묻자 연수는 자신의 꿈에 대해 얘길 했다고 한다. 주인은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가 좋은 직장에 들어 가면 되는 거지 하는데 연수가 누가 하라는 대로 살면 그건 제가 아니에요. 제가 계획하고 제가 이루어나가야 진짜 제 꿈인 거라고 한다. 주인은 연수 말에 어이가 없고 기특하면서도 그러고 보니 대문에게 만은 자신이 유독 항상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다 결정해주고 대문이 스스로 뭘 원하는지 궁금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닫는다. 줄기랑 태양은 어릴 때부터 본인들이 알아서 해서 별 참견을 하지 않았었다.
태양의 원룸 안, 태양의 부엌 냉장고 위에 붙여져 있는 가족 사진이 보인다.
태양은 막 작업을 마치고 시계를 확인한다. 음악을 끄고 잠시 소파에 몸을 파묻고 쉬려는데 현관 벨이 울린다. 왠지 귀찮아 그냥 있으려는데 문을 쾅쾅 두드린다. 태양은 얼굴을 찡그리며 현관문을 여니 민식이 들어 온다.
민식은 들어 와 태양의 집안을 슬슬 돌아 다니며 살피다 냉장고 앞 가족 사진 앞에서 멈추고 사진을 한참 쳐다 본다. 그러더니 태양 보고 술 한 잔 마시러 가자 한다. 태양은 별로 술 생각이 없다며 안 가려 하자 민식은 태양의 귀를 잡아 끌더니 나서방도 불렀다며 그냥 따라 나서라며 끌고 나간다.
술 집안, 한 켠에 자리 잡고 앉은 민식과 기준 그리고 태양.
민식은 기준과 태양에게 소주 한 잔씩 따라 주더니 기준이 따라 주겠다는 걸 굳이 만류하며 자신의 잔에는 직접 술을 채운다. 민식은 건배 하자더니 원 샷을 하고는 기준에게 “나서방은 결혼을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묻는데 기준은 갑작스런 질문에 잠시 당황하는가 싶더니 “그럴리가요.”한다. 민식은 입만 댄 태양의 술잔을 보고 빨리 마시라며 술 병을 들고 태양의 술 잔을 가리킨다. 태양은 마지못해 원 샷을 하더니 퉁명스럽게 “아버진 이혼 당하셨으니 후회고 뭐고 없으시겠네요.”한다. 그러자 민식이 태양에게 꿀밤을 한 대 먹이더니 “그래서 너는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걸 후회하냐? 네가 이 놈아, 엄마 아빠가 결혼 안 했음 이렇게 태어나 이 세상을 그렇게 네 맘대로 독불장군처럼 살아 볼 수 있었겠냐.”한다. 그러더니 빠르게 자작을 시작한다.
잠시 후, 동네 길거리. 태양과 기준이 술에 만취한 민식을 부축해 걸어가는데 민식이 핸드폰을 꺼내 주인에게 전화를 건다.
주인의 방 안, 막 자려고 불을 끄는데 민식에게 전화가 온다. 안 받으려다 받는 주인, 민식이 대뜸 “당신은 나랑 결혼한 게 그렇게 후회스럽던가?”하는데 술 취한 목소리다.
주인은 어이가 없다. 대답이 없자 민식이 더 큰 목소리로 “왜 대답이 없는가? 뭐가 그리 후회스러워서 이 나이에 나랑 이혼을 다 하고, 우리 아들 딸들이 뭘 배우겠어? 어?”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민식이 아프다며 나 죽는다 하는데...
28회분
이른 아침이다. 도로 위, 주란의 차가 보인다.
주란의 차 안, 주란이 운전을 하고 있고 주인이 옆 자석에 앉아 창 밖을 바라 보고 있다.
주란은 “많이 다치셨을까?”하는데 주인이 마음과 다르게 짜증스런 목소리로 “그러니 나한테 이혼을 당하지. 내가 몇 십 년을 저런 인간을 위해 내 자신은 버리고 희생하며 살아 왔으니...”한다. 주란은 주인의 마음이 들여다 보이는지 주인에게 들키지 않게 혼자 피식 웃는다.
줄기의 집 안 부엌, 줄기가 강진과 강준에게 아침 밥을 먹이고 있다. 가스 불 위에는 죽이 끓고 있다. 출근 준비를 다 한 기준이 부엌으로 들어 와 줄기 대신 강진과 강준에게 밥을 마저 먹이고 줄기는 죽을 보온병에 담는다.
기준은 “강준이 데리고 당신 혼자 왔다 갔다 힘들 테데 강진이 어린이 집 데려다 주고 나랑 같이 가.”한다. 줄기는 알았다 한다.
병원 전경.
2인 입원실 안, 민식이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다. 태양이 피곤한 얼굴로 물병에 물을 떠 가지고 들어 온다. 태양은 민식의 원룸에 가 옷이랑 필요한 것 좀 챙겨 오겠다며 나간다. 잠시 후, 허상과 진실이 들어 온다. 허상은 민식의 꼴을 보더니 걱정돼 쯧쯧 혀를 차면서 술 먹으려면 곱게 쳐 먹지 이 나이에 이게 뭐냐며 한마디 한다. 그러자 진실이 옆에서 눈치 없이 이혼까지 당하셨으니 어지간하시겠어요 한다.
병원 주차장, 기준의 차가 주차 중이다. 그런데 그때 주란의 차가 기준의 차 뒤에 주차를 한다. 차에서 내리는 기준과 줄기가 먼저 주란과 주인을 발견한다. 기준은 오셨냐며 주란과 주인에게 인사를 하는데, 줄기는 주인과 서로 얼굴만 쳐다 보고 말없이 앞 뒤로 서서 병원 안으로 들어 간다.
민식이 있는 입원실 안, 진실이 과일을 깎아 주고 있고 허상이 민식에게 과일은 건네 준다. 기준과 줄기가 병실 안으로 들어 오고 뒤따라 주란과 주인이 들어 오자 모두의 시선이 주인에게로 쏠린다. 허상과 진실은 사돈 오셨냐며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며 눈치를 살핀다. 민식은 주인을 보자 먹던 과일이 목에 걸려 켁켁 거리더니 “진짜 왔네.”한다.
주인은 그런 민식은 째려 본다.
병원 입구, 허상과 진실과 줄기와 기준 그리고 주란이 나온다. 다 같이 주차장으로 가 주란이 먼저 차에 올라타 떠나고 기준이 허상과 진실, 줄기는 기준의 차에 탄다.
도로 위 기준의 차 안, 기준이 운전 중이고 그 옆에 허상이 앉아 있다. 뒤 자석에서 줄기가 강준을 안고 앉아 있고 그 옆에 진실이 앉아 있다. 진실은 강준이 귀엽다며 연우, 연수 생각이 나 한숨을 쉰다. 허상은 주인이 병간호를 하겠다며 온 거 보니 이혼 조정 기간 동안 다시 합칠 수도 있지 않겠냐 한다. 진실은 입을 삐쭉 내밀고 글쎄요 하더니 여자들이야 뭐 나이 들면 이제 자식이고 남편이고 다 귀찮고 이혼하고 싶다고들 하던데 한다. 그러자 허상이 진실에게 “그래서 당신도 나랑 이혼하고 싶은 거야?”하고 쏴 붙이자 깨갱 한다. 그러더니 슬슬 눈치를 살피더니 옆에 앉아 있는 줄기에게만 들리게 속삭이듯“졸혼이라는 것도 있다던데 그 나이에 이혼하는 것 보다 졸혼을 권해 보지 그래요.”한다.
한편 우식이 민식이 생각나 술 한 잔 같이 하자고 전화 했다 입원했단 얘길 듣고 과일 바구니를 사 들고 병문안을 간다. 그런데 병실 안에서 태양과 마주하게 되는데...
29회분
병원 전경.
민식이 있는 병실 안, 태양이 표정이 굳어 창 밖을 바라 보고 서 있다. 주인은 분위기가 이상하자 태양의 뒤 모습에 고개 짓을 하며 민식에서 대체 누구길래 저러냐 묻는다. 민식이 대답을 못하고 주저한다.
병원 주차장.
우식은 차에 타려다 다시 입원실이 있는 병원 건물 위 쪽을 올려다 본다. 병실에서 마주친 태양의 표정이 다시 생각난다. 우식은 민식이 걱정되지만 차에 타 병원을 빠져 나간다.
민식이 있는 병실 안, 태양이 여전히 창 밖을 바라 보며 서 있다. 민식과 주인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리고는 “제 인생이에요. 두 분이서 억지로 어쩌실 수 없어요. 이제껏 제게 참견 안하고 그냥 제 뜻대로 살도록 두고 보셨듯이 앞으로도 간섭하지 마세요.”
민식은 태양의 말이 섭섭하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은 태양의 말이 섭섭하고 너무 한다 싶다. 그래서 태양에게 “나나 네 아버지나 가족이고 부몬데 자식 인생에 아무 참견도 간섭도 말라는 게 그게 어느 나라 말이냐. 부모가 자식 사는 모양이 아니다 싶음 잔소리도 하고 간섭도 할 수 있는 거지.”하는데, 태양은 두 분이 이 나이에 이혼 하신다며 이미 우리 가정을 깨셨고 두 분 인생이라 본인도 참견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더니 병실을 나가 버린다. 순간 민식과 주인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둘 다 멍하게 앉아 있다. 워낙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태양이라 둘의 이혼 문제로 상처 받았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왠지 상처 받았다고 말하고 나가 버린 거 같아 멍해진다.
한강 대교 위, 태양의 차가 다리 가에 정차해 있다. 태양이 다리 위에 서서 한강을 내려다 보고 있다. 주먹 쥔 손 안에 뭔가 있는 듯 하다. 한참 한강을 내려다 보던 태양이 주먹 쥔 손을 펼쳐 손 안에 있는 반지를 내려다 본다.
태양은 자신 때문에 20살 중반에 사귀었다 헤어진 여자 친구가 한강 다리에서 뛰어 내렸던 기억이 새삼 되살아 난다.
핸드폰 벨이 울려 꺼 버리려 하는데 발신자가 줄기다. 태양은 전화를 받는다.
병원 현관 앞, 기준이 강준을 품에 안고 태양과 통화 중인 줄기와 병원을 나오고 있다. 줄기는 태양에게 괜찮냐고 먼저 묻는다. 그리고는 “혹시 한강에 갔니?”하는데 태양이 그렇다 한다. 줄기는 걱정스런 얼굴로 이제 잊어도 되지 않냐고 말하는데 태양이 대답이 없자 거기서 너무 오래 바람 쐬지는 말라고 하며 전화를 끊는다. 기준은 다 듣고 있다 줄기가 전화를 끊자 뭘 잊어도 된다는 거냐고 묻는다. 줄기는 집에 가서 얘기해 주겠다며 팔자가 취직한 미용실에 한 번 안 가 봐도 되겠냐 묻는다.
여전히 대교 위에 서서 한강을 내려다 보고 있는 태양의 모습, 쓸쓸해 보인다. 태양이 저물어 가고 있다.
줄기의 집 안, 창으로 내다 보이는 밖이 어둡다.
강준과 강진은 방문이 열려 있고 불은 꺼져 있는 안방에서 잠들어 있다. 기준과 줄기는 부엌에서 마주 앉아 맥주 한 캔 씩을 마시며 얘기 중이다. 줄기는 자신 밖에 모르고 있던 태양의 과거 첫사랑 여자에 대한 잊지 못할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기준에게 털어 놓는데...
30회분
우식과 안나의 저택 전경.
우미의 방 문 앞, 우식이 닫혀진 방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한다. “아빠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다. 우식은 할 수 없다는 듯 돌아 서려다 닫혀진 방 문 앞에서 대고 “강태양군 아버님 병원에 입원하셨다. 가보고 싶으면 가 봐. 아빠 출근한다.”라 말하고는 돌아 선다.
우미이 방 안, 침대에 앉아 멍하니 있는 우미의 모습.
우미는 태양의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 했다는 말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거울을 한 번 쳐다보더니 장롱 문을 열어 외출 준비를 하려 한다. 그런데 그때 핸드폰 문자 알림음이 들린다. 태양이다. ‘잠깐 볼래? 10분 안에 너희 집 앞으로 갈게.’
우미는 태양의 문자에 무슨 일일까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앞서기도 하면서도 외출 준비에 더 마음이 급해진다.
주란의 집 안 부엌, 바닥엔 책가방이 두 개 널려 있고 연우와 연수가 식탁에 앉아 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아침 밥을 다 차리고 나니 주란이 들어와 앉더니 대문과 공주가 들어 온다. 대문은 밥을 떠 먹기 시작하며 주란에게 민식은 어떠냐 묻는다. 주란은 직접 전화라도 넣어 보지 그러냐 한다. 대문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민식의 병실 안, 민식은 안 보인다. 주인이 침대 앞에 앉아 과일을 깎고 있다. 과일을 깎다가 태양이 병실을 나가던 모습을 다시 생각한다. 한숨이 나오며 혼잣말을 한다. “내가 이 나이에 정말 이게 뭐 하는 짓이지.”
핸드폰 벨이 울려 전화를 받으니 대문이다. 아버지는 괜찮으시냐 묻기에 주인은 다리에 깁스한 거만 빼면 다 괜찮다 한다. 대문이 건성으로 알았다며 전화를 끊으려는데 주인이 그게 다냐 한다. 그러자 대문이 뭐가 다냐고 하는데 주인이 그래도 자식이란 놈이 아버지가 입원을 했는데 물을 게 그저 괜찮냐 뿐이냐 한다. 대문은 짜증을 내며 그래서 전화 했잖아, 우유 배달 하느라 허리가 아프고 바쁘거든 하는데 주인이 빌어먹을 놈이라 하며 한숨을 쉬더니 혹시 너희도 우리 이혼에 상처 받았냐 묻는다. 대문은 잠시 대답이 없더니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리고는 그럼,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내가 상속 받을 재산이 반으로 쪼개진 거고 하는데 주인이 어이가 없어 전화를 끊어 버리며 혼잣말을 한다. 그때 간호사가 끌어 주는 휠체어를 타고 민식이 들어 온다. 민식은 대문이한테 전화 왔냐 묻자 주인이 어떻게 알았냐 한다. 민식이 “당신이 전화 끊자마자 욕하는 소리 듣고.”하더니, “참! 저, 나서방네. 그 사돈 어른이 서울로 아주 올라 오셨어. 시장 재수씨가 미용실에 취직 시켜 드렸다는데.”는 말을 전한다.
대문과 공주는 우유 배달 중이다. 대문은 끊어져 버린 핸드폰에 대고 “뭐야, 먼저 물어 놓고 말도 안 끝났는데 왜 끊는 건데”하고 짜증을 내고는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주머니에 집어 넣는데 공주가 “왜?”하고 묻는다. 그러자 대문이 갑자기 뜬금없이 엄마 아빠 이혼으로 상처 받았냐 묻기에 ...하는데 공주가 한심하다는 듯 대문을 쳐다보더니 그래서 그렇게 대답한 거냐 하자 대문이 그렇다 한다. 그런데 말도 다 안 끝났는데 하며 투덜대는데 공주가 말을 끊으며 부모님이 이혼하시면 당연히 심란하고 상처 받는 거 아니냐 한다. 그게 사람이고 자식 아니냐고, 그러자 대문이 무안하고 뻘쭘해져 공주를 쳐다 본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앞, 태양의 차가 주차돼 있다. 태양은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있다. 잠시 후, 대문이 열리고 우미가 나온다. 그제서야 태양이 차에서 내려 우미에게 다가간다. 태양의 몰골이 한숨도 못 잔 듯 하다. 우미는 긴장한 듯 하다.
태양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우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고만 있더니, “너도 나 때문에 자살이라도 하려는 건 아니지?”하는데 우미는 순간 당황한다.
31회분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앞, 태양의 차가 주차돼 있고 우미와 태양이 마주 서 있다. 우미는 다소 당황한 표정이다. 태양은 잠시 대답을 기다리다 서 있다 우미가 대답을 못하자 다시 묻는다. “너도 나 때문에 자살이라도 하려는 건 아니지?”
우미는 “오빠 때문에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지만...”하는데, 태양이 우미의 손목을 낚아 채더니 차에 태워 차를 출발시키는데 안나가 외출을 하려 나오다가 대문 안에서 태양과 우미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그러다 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나 밖으로 나오는데 이미 차를 저만치 떠나고 있다. 안나는 우식에게 전화를 건다.
회장실 안, 우식은 이제 막 회의를 마치고 회장실 안으로 들어 오던 참에 안나의 전화를 받고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민식에게 전화를 걸어 다리는 좀 어떠시냐 묻고는 태양이가 우미를 데리고 어디론가 갔다는 얘기를 한다.
병원 전경.
민식의 병실 안, 민식은 우식과 통화를 하고 끊고는 혼잣말을 한다. “아니, 무슨 질문이 그래? 자살이라고 하려는 건 아니라니?”
줄기가 들어 오다 민식의 혼잣말을 듣고 “자살이라뇨?”하고 묻기에 민식은 우식과 통화한 내용을 얘기해 준다. 줄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짐작이 가는 점이 있어 민식에게 걱정마시라 한다. 줄기는 주인은 어디 갔냐 묻는데 민식은 줄기의 표정을 보더니 “너 뭔가 아는 거 있냐? 태양이 말이다. 설마 누가 자살이라도 했었던 거냐?”하고 묻는다. 줄기는 대답 없이 민식을 바라만 본다.
한강 대교 위, 태양의 차가 다가와 한 켠에 주차하고 내리더니 차 문을 열어 우미를 끌어 내린다. 그리고는 우미의 팔목을 잡아 끌어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고가 앞에 선다. 한동안 말이 없더니 “여기서 나 때문에 한 여자가 저 아래로 뛰어 내렸었어. 6년 전에.” 우미의 얼굴, 놀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태양의 옆 얼굴을 쳐다만 본다. “둘째 누나 빼고는 그 어느 누구한테도 그 얘기를 털어 놓은 적이 없어. 네가 처음이야.”
민식의 원룸 안, 아무도 없다. 쓰레기통은 꽉 차 뚜껑이 열리려 하고 있고, 설거지 통에는 설거지가 그대로 놓여 있다. 식탁 위에는 먹던 식빵이 봉지가 열린 채 그대로 놓여 있다. 화장실 문 앞에는 빨리 거리가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주인이 들어 온다. 손에는 종이 백이 들여 있다. 주인은 들어 와 여기 저기 둘러 보더니 “평생 집안 일이란 걸 해 봤어야지. (손을 휙휙 내저으며) 아고, 이 퀴퀴한 냄새, 환기도 안 시켰나.” 주인은 종이 백을 내려 놓고 창문부터 다 열어 놓더니 빨래 거리들을 챙겨 세탁기부터 돌리고 설거지 통에 설거지를 해 놓는다. 그리고 집안 청소를 다 해 놓는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어 보는데, 그나마 냉장고에는 반찬통도 몇 개 있고 양호하다. “그렇지. 딸년이 지 어미한테는 전화 한 통 안 해도 지 아비는 챙길 텐데 뭐.” 하더니 옷장을 열어 속옷과 옷가지 몇 개를 챙겨 가지고 나간다.
동네 거리, 주인이 종이 백을 들고 걸어 가고 있는데 어느 미용실 앞에 기준이 서서 서성이며 미용실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걸 보게 된다. 그런데 기준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다. 주인은 기준에게 다가가 뭘 그렇게 들여다 보냐며 미용실 안을 들여다 보는데 팔자가 일하면서 어느 잘생긴 중년 남자 손님에게 헤헤거리고 있는 게 보인다. 주인은 그걸 빤히 쳐다 보며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 하듯 “사돈 양반 가신지도 10년이 넘었으니 얼마나 외로우면...”하다 기준이 옆에 있단 걸 깨닫고 하던 말을 끊는다.
커피 숍 안, 한 쪽 자리에 기준과 주인이 마주 앉아 말없이 차를 마시고 있다. 주인이 먼저 말을 건넨다. “나서방도 알겠지만 뭐 그런 있잖아, 누구를 센스 있게 말로써 다독인다 해야 하나, 조언을 해야 한다 하나... 그런 거 못해. 워낙 성질 머리가 답답한 거 싫어하고 조금이라도 내 맘에 안 들면 홱 돌아서버리는 성격이라 손해도 보고... 그런데 내가 몇 십 평생 살아 보니까 나이 들고 늙으면 더 내 자신 밖에 모르게 돼. 남들 눈치 안 보고 나만 생각하고 싶고,..”하는데 듣고만 있던 기준이 “이혼 말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보고 싶진 않으세요?”하고 조심스레 묻는다. 주인은 한숨을 쉬며 기준의 얼굴을 쳐다 보더니 “줄기가 뭐라 해? 걔야 뭐 내 성질 더러운 거 젤 잘 알 정도 나 땜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사 늙으막에 부모 이혼 했다고 상처나 받았을라나?”하고 혼잣말 하듯 내뱉는데 기준이 “내색을 안 할 뿐일 거에요. 그 사람 (잠시 뜸들이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은 장모님이 자길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해 주길 바라고 있어요.”한다. 주인은 식은 차 잔을 말없이 내려다 보더니 “그래, 뭐 (말문이 막히려 해 침을 삼키고는) 자네도 어찌 됐든 사돈 양반 너무 미워하지 마. 사람 인생이란 게 이게... (그 다음 이을 말이 생각 안 난다.) 이게 가족이란 게 참 그게 말이지...(뭔가 멋진 말을 하고픈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 입을 다문다)”한다. 기준은 말없이 생각에 잠긴다. 기준과 주인은 다시 서로 말없이 차를 마신다.
도로 위 우식의 차 안, 운전기사가 운전을 하고 있고 우식은 차 창 밖을 쳐다 보다 걱정스런 얼굴로 안나에게 전화를 건다. 중요한 모임이 있어 가는 길이라 늦을 거라 알려주고는 우미는 들어 왔냐 묻는데 안 들어 왔다는 대답을 듣고 알았다며 전화를 끊는다. 우식은 민식에게 다시 전화해 보려다 그만 둔다.
민식의 병실 안, 민식이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 있다. 줄기가 침대 바로 앞 의자에 앉아 있다. 둘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민식은 한숨을 쉬더니 혼자 넋두리 늘어 놓듯 내뱉는다. “내 자식들이지만 이게 머리들이 크면서부터는 내 니들 속도 잘 모르고 사는구나. 대문이 저 자식도 저리 철없을 줄 몰랐는데, 태양이 그 놈 속에 그런 어두운 비밀이 있는지도 몰랐고, 또 너는, 너는...”하며 그저 줄기를 가만히 쳐다 본다.
32회분
한강 대교 전경.
대교 한 켠에 태양의 차가 주차돼 있고, 우미와 태양이 나란히 서서 서로 말없이 한강만 내려다 보고 있다.
민식의 병실 안, 민식이 퇴원 준비를 하고 있다. 기준이 옆에서 돕고 있고 주인은 짐을 챙기며 대문에게 전화를 건다. 민식은 다리 깁스는 풀었지만 아직은 절뚝거리며 걷는다.
농장 창고 앞,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먹고 있는 대문과 공주, 대문은 주인과 통화 중이다. “퇴원? 깁스 풀었음 된 거지 뭐. 엄마는 더 있다 내려오지 그래. 그러지 말고 아버지도 좀 챙겨 드리고, 혹시 알아 화해라도 할지.”하는데 주인이 “그래도 부모 이혼한 게 마음은 아프냐?”하는데 대문은 시큰둥하게 “아니, 뭐 두 분다 어린애도 아니고 다만 내가 물려 받을 재산이 반쪽 나는 게 아까워서...”하는데 주인이 전화를 끊어 버린다. 대문은 끊긴 전화를 쳐다 보며 투덜댄다. 공주는 그런 대문에게 “정말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대문은 건성으로 “뭐가?”한다. 공주는 “어머님 아버님 이혼 하신 거?”라고 하자 대문은 도시락 먹던 걸 멈추고는 버럭 한다. “야, 너는 네 남편이 그렇게 철면피, 싸가지, 감정도 없는 닭 대가리로만 보이냐? 애든 어른이든 부모 이혼 하는데 괜찮을 자식이 어딨냐.”
도로 위, 기준의 차 안.
기준이 운전을 하고 있고 조수석에는 주인이 앉아 있다. 뒤 자석에는 민식이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있다. 주인은 기준에게 고속 버스 터미널에 데려다 달라 한다. 기준은 오라오신 김에 친구들도 만나시고 며칠 머물다 내려가시라 한다.
줄기의 집 안, 줄기가 강준을 품에 안고 태양에게 간간이 전화를 해 보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줄기는 민식이 퇴원 했다고 태양에게 문자를 남긴다. 강진은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줄기는 강준을 보행기에 태우고 저녁밥 준비를 하러 부엌으로 들어 가려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기준이 민식을 부축하고 들어 오고 뒤따라 짐을 들고 주인이 따라 들어 온다. 줄기는 조금 어색하지만 주인의 손에서 짐을 받아 방으로 가지고 들어 간다. 민식이 소파에 앉자마자 허상에게 전화가 걸려와 받는데, 퇴원 파티나 하자는 허상을 줄기네 집으로 오라 한다.
도로 위, 태양의 차들 틈으로 달리고 있는 게 보인다. 차 안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앞, 태양의 차가 다가와 정차하고 차에서 우미가 내린다. 우미는 열려진 차창 사이로 태양에게 뭐라 인사를 하려다 그냥 손만 흔든다. 태양은 그런 우미를 말없이 쳐다보고는 차를 출발 시킨다.
줄기네 집 안 안방, 방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는 게 보이고 줄기가 강준과 강진을 재우고 있다. 거실에선 민식과 허상의 목소리가 들린다.
거실, 소파가 구석에 밀려나 있고 술상이 차려져 있다. 민식, 허상, 기준, 진실과 주인이 둘러 앉아 있다. 민식과 기준과 허상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주인은 말없이 혼자 계속 자작을 하며 쉼 없이 마셔 대고 있다. 진실이 옆에서 음료수를 홀짝이며 안주를 주인에게 챙겨 주려 하지만 주인은 됐다 한다. 진실은 왠지 주인이 걱정되는데, 그보다 주란의 집에 내려가 있는 손녀들과 딸이 더 보고 싶고 걱정된다. 진실은 애들은 잘 있냐 주인에게 슬쩍 묻는데, 그때 현관 벨 소리가 들리고 줄기가 안방에서 나와 문을 열어 주자 태양이 들어 온다. 그런데 갑자기 혼자 술을 잔뜩 마신 주인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가 싶더니(진실이 그런 주인의 행동에 웃겨서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다.) 민식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술주정을 하는데...
33회분
허상과 진실의 집 안 부엌, 진실이 해장국을 끓여 아침밥을 차리고 있다. 허상이 이제 막 잠에서 깬 듯한 얼굴로 배를 한 손으로 쓰다듬으며 부엌으로 들어 와 꿀물부터 찾는다. 진실은 얼른 꿀물을 타 건네 주며, 안사돈만 하겠냐며 안사돈 술 취하니 가관이라 말하며 혼자 킥킥거린다.
허상은 꿀물을 다 마시더니 빨리 밥이나 달라며, 왜 늦게까지 자도록 깨우지도 않았냐며 진실을 탓한다. 진실은 입을 삐죽이며 얼른 해장국과 밥을 퍼 준다.
줄기네 집 안, 줄기는 부엌에서 강준과 강진을 아기 식탁 의자에 앉혀 밥을 먹이고 있고, 태양과 기준이 나란히 앉아 아침 밥을 먹고 있다. 기준은 줄기와 태양의 눈치를 살피며 혼잣말 하듯 “장모님, 괜찮으시겠지?”라고 한다. 줄기와 태양은 아무 말이 없다.
민식의 원룸 안, 주인과 민식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들어 있다. 주인이 자가다 한 쪽 다리를 민식의 허리에 올려 놓게 된다. 민식은 좀 아팠는지 끙끙대며 잠에서 깨 일어나 앉는다. 민식은 곯아 떨어진 주인을 가만히 내려다 보면서 간밤에 주인이 술주정하던 모습을 떠올린다. 민식은 한숨을 쉬더니 “나랑 몇 십 년 살면서 맘속에 쌓인 게 그렇게도 많았는가, 당신은?”하고 푸념을 하더니 조용히 일어나 냉장고를 열어 보지만 아침 국거리가 없어 지갑과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시장 전경.
진실이 신발 가게 입구 앞에 앉아 공주와 통화 중이다. “그렇다니까. 난리도 아니었어. 내가 동영상까지 찍었다니까. 내 그 카톡인가 뭐신가로 영상 보내 줄 테니 봐 봐.”하고 있는데 민식이 가게 앞을 지나간다. 진실은 벌떡 일어나 “아침부터 어쩐 일이세요? 또 아침밥 사 드시러 나오셨어요.”하며 인사를 건네며 전화를 끊는다. 민식은 아니라고 해장국 좀 사러 나왔다고 하며 얼른 가려는데 진실이 붙잡고 한 얘기 늘어 놓는다. “아이고, 안사돈 해장국이요? 이혼하시더니 자상해지셨네. 그 전에야 어디 사돈 어른한테 그런 면이 있었어요. 진작에 좀 그렇게 하시지. 어제 안사돈 술주정 하는 거 보니 쌓인 게 엄청 많으시던데... 뭐 하긴 여자들이요 남편 뒤바라지에 자식들 뒤바라지 하다가 늙으며 뒤늦게야 나는 뭔가, 내가 이렇게 등골 휘어 가며 허리 아파 가며 뒤바라지 해 봤자 남편도 자식 새끼들도 나 알아 주는 것도 아닌데 싶은 게 ...”하는데 뒤에서 허상이 나오며 큰 소리로 “그래서, 당신도 나랑 이혼이라도 하고 싶다는 거야 뭐야?”한다. 진실은 깜짝 놀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 누가 뭐 그렇대요.”하니 허상이 “뭐 대단한 뉴스 거리라고 안 그래도 속 밍밍한 사람한테 푼수처럼 떠들고 있어. 가게 안에 들어가서 청소나 좀 제대로 해.”하며 꾸짖는다. 진실은 가게 안으로 들어 가고, 허상이 헛기침을 하더니 민식에게 “안사돈을 괜찮으셔?”묻는데 민식이 힘없이 “해장국이나 사다 주려고.”한다. 허상은 “그래. 뭐 우리 세대야 가정 위해서 돈 버는 거 밖에 아는 게 뭐 있었냐. 요즘 세대들이야 TV에서 하도 매너남이다 자상남이다 뭐다 떠들어 대니... (작은 한숨) 이제부터 잘함 되지. 아직 조정기간 남았자나?”하며 위로한다. 민식은 고개만 끄덕여 보이더니 가 버린다.
주란의 집 안 거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고 있다.
부엌에선 주란과 연우, 연수 그리고 대문과 공주가 둘러 앉아 아침 밥을 먹고 있는데 공주가 막 진실에게 전송 받은 동영상을 튼다. 대문도 호들갑을 떨며 같이 동영상을 본다. 주란도 궁금은 해 주인의 동영상을 힐끔 엿보며 처음엔 웃긴다 싶은데 보면 볼수록 마음이 짠하다. 그래서 너무 재밌어 하는 대문을 나무라며 당장 동영상 끄고 밥 먹고 빨리 일하러 나가라고 야단을 친다.
주란의 대문 앞, 대문과 공주가 책가방을 멘 연우와 연수의 손을 잡고 나온다. 대문은 이모도 재밌어 했으면서 괜히 야단이라고 투덜대더니 공주 보고 그 동영상 또 보자 한다. 공주는 그 자리에서 대문 핸드폰으로 전송해 준다. 그리고는 애들 학교 데려다 주고 우유 배달 하는 곳으로 곧장 가겠다고 말하더니 애들이랑 먼저 가 버린다. 대문은 걸으면서 주인의 술주정 동영상을 보며 킥킥대며 걸어 가는가 싶더니 태양에게 전화를 건다.
아파트 실외 주차장, 태양이 얼.집 가방을 맨 강진의 손을 잡고 기준이 차에 오르는 걸 보고 있다. 기준은 차창을 열고 태양에게 고맙다 말하고는 차를 출발 시킨다.
태양은 강진과 걸어가는데 대문에게 전화가 온다. 태양은 별로 받고 싶지 않지만 받는다. 대문은 태양이 전화를 받자마자 큰 소리로 호들갑이다. “야, 엄마 술주정 장난 아니더라. 넌 직접 봤으니 더 재밌었겠다.”하는데 태양이 미간을 찌푸리며 형이 그걸 어떻게 봤냐 묻자 대문이 무슨 자랑 거리라도 되는 듯 장모님이 동영상 찍은 거 보내 주셔 봤다며 그 노래는 뭐냐며 주인이 술김에 부른 노래를 흉내 내는데 태양이 한심하단 듯 엄마 술주정 동영상 보며 그저 재밌기만 했냐고 그렇게 생각이 없고 철이 없어서 그 나이에 그 모양 그 꼴인 거라고 화를 내더니 끊는다.
민식의 원룸 안, 주인이 일어나 짐을 사고 있다. 현과 문이 열리더니 민식이 봉지를 들고 들어 오는데, 주인이 어색해 하며 그만 주란의 집으로 내려 가겠다며 짐 가방을 챙겨 든다. 민식은 사 온 해장국을 식탁에 펼쳐 놓으며 “아무리 이혼 서류 접수 했다지만 우리가 뭐 내외할 사이도 아니고 새삼스레, 그러지 말고 속도 안 좋을 텐데 이 해장국이나 먹어 봐. 당신 속 생각해서 내 일부러 사 왔으니.”하며 먼저 식탁에 앉아 한 술 뜨기 시작한다. 주인은 어쩔까 하고 망설이다 안 그래도 속도 안 좋고 배가 허한 듯 해 마지못해 민식과 마주 앉아 해장국을 먹는다.
한참 먹고 있는데 민식이 주인의 먹는 양을 빤히 쳐다 보더니 “나는 솔직히 그렇네. 가정 위해서 돈만 잘 벌어다 주면 된다 싶었어서 당신이 마음 속에 그렇게 쌓인 게 많은지도 몰랐는데... (한숨) 나는 나이가 들고 이제 죽을 때만 생각하게 되니까 이 나이에 자식 보다 마누라가 제일 만만하고 편하고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도 내가 죽이고 싶도록 싫고 밉고...”하자 주인이 “지겹고 귀찮다 했지 언제 죽이고 싶도록 밉댔어요.”하며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그러자 민식이 헛기침을 하며 더듬듯 “그래 그럼, 죽이고 싶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게도 귀찮고 지겨워졌다 싶음. 그러니까 우리...”하며 이혼 보다 졸,혼을 하는 게 어떠냐 제안하는데...
34회분
고속도로 전경.
고속 도로 위 고속 버스 안, 한 쪽 자리에 주인이 앉아 있다. 주인은 창 밖을 바라보며 민식의 말을 되새겨 보고 생각 중이다. “당신이 끝까지 이혼 밖에 없다 함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이 술 마시고 한 말들을 생각해 보니 그냥 이대로 당신가 남남 되기엔 미안한 면도 없지 않아 그래. 그래도 죽으면서 내가 당신한테 노력이라도 해 봤네, 하는 생각하며 죽어야 후회가 없을 듯 해서 묻는 거야.”
주인은 민식의 그 말을 되새기며 기분이 이상하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니 꼴 보기 싫다 싶었는데 뭐래 이 기분은...”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안 부엌, 우식과 안나와 우미가 밥을 먹고 있다. 우식과 안나는 우미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며 서로 눈짓을 주고 받으며 밥을 먹고 있고, 우미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 그러더니 그만 먹겠다며 일어나는 우미.
안나는 걱정스럽지만 답이 없는 얼굴로 우식을 쳐다 본다. 우식도 글쎄 한다. 안나는 우미가 밤에 들어와 거실 바닥에 주저 앉아 울며 태양에게 들은 얘기를 하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 여자는 하며 “나 이제 어떡해야 해. 그런 상처를 안고 사는 태양 오빠를 어떻게 해 줘야 하냐고.”하던 생각이 난다. 우식도 그 생각을 했는지 참 심란한 표정이다.
우미의 방 안, 우미가 들어 와 화장대 앞에 앉더니 멍하니 거울을 바라 본다. 그러다 핸드폰을 들고 태양에게 전화를 걸까 하다 그만 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 이대로 아무것도?”
태양의 원룸 안, 음악이 틀어져 있고 태양은 작업대 앞에 앉아 작업 중이다. 작업을 하다 잔이 빈 걸 보고 싱크대로 가 다시 커피를 따르는데 우미 생각이 난다. 한강 대교 위에서 태양이 얘기를 듣고 울기만 하던 우미의 모습이 떠오른다. 태양은 그때 우미의 어깨를 안아 주려 팔을 살짝 두르려 하다 그만 두었었다. 태양은 마침 식탁 위에 놓여진 핸드폰을 집어 들고 우미에게 전화를 할까 하다 그만 둔다. 다시 작업대에 앉아 작업을 하는 태양의 모습.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집 안 거실, 주란이 입구에 서 있는데 주인이 짐 가방을 들고 들어 온다. 주란은 “형부는 이제 괜찮으셔?”하는데 주인이 심란한 표정으로 그저 고개만 끄덕이더니 주변을 둘러 보고는 “왜 아무도 없어?”한다. 주란은 “도우미 아줌마는 장 보러 갔고, 연우 연수는 이제 데리러 가려고.”하자 주인은 알았다는 듯, 빨리 갔다 오라는 손짓을 한다.
학교 앞, 아이들이 이제 막 나오고 있다. 주란의 차가 다가와 학교 정문 앞에 정차하고 차에서 내려 연수를 기다린다. 주란은 연수를 기다리며 주인을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아니면 형부 간호하며 마음의 변화라도?”하며 생각만 해도 좋은지 살짝 미소를 짓는다. 그때 연수가 나온다. 주란은 연수를 차에 태우더니 연수에게 정말로 연기 학원을 다니고 싶냐 묻는다. 연수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주란은 그럼 학원 알아 보러 가자 한다. 연수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차를 출발시키는 주란은 공주가 결혼하면서 꿈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그게 젤 후회 된다 했던 말을 떠올린다.
미용실 안, 진실이 파마를 하는 중이다. 팔자는 옆에서 다른 손님에게 드라이를 해 주며 진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실은 주인의 술주정 얘기를 하며 실제로 봤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팔자의 핸드폰으로 주인의 술주정 찍은 동영상을 전송시켜 준다. 팔자는 드라이를 다 하고 사장이 손님의 헤어를 컷 하는 동안 그 동영상을 보는데, 팔자는 그 모습이 부럽다. 술주정을 할 가족이 있다는 게 부럽다.
하늘, 날이 저물어 간다. 밤이 됐다.
민식의 원룸 안, 민식은 혼자 TV를 보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 다 재미없고 쓸쓸한 지 TV를 끄고 밖으로 나간다.
시장 안, 포장마차.
팔자가 한 켠에 앉아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다. 안주는 우동 한 그릇이다.
주란의 저택 안, 연수와 연우 그리고 공주와 대문은 창고 방에서 다 잠들어 있다. 대문은 많이 피곤했는지 코를 곤다. 공주는 대문의 코 고는 소리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한다.
거실에선 불을 다 끄고 조명만 켜 놓은 채 정원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 앞에서 주란과 주인이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민식이 이혼 대신 졸혼을 권했단 얘기가 주 주제다.
시장 안, 포장마차.
여전히 팔자가 혼자 앉아 소주를 마시고 있다. 민식이 걸어 가다 이를 보고 어찌 할까 하다 팔자에게 다가가 같이 한 잔 해도 되겠냐 묻는다. 팔자는 사돈 어른 오셨냐며 앉으라고 하며 포장마차 주인에게 소주 한 병과 잔 하나를 더 달라 한다. 팔자와 민식은 주거니 받거니 함께 소주를 마시는데...
35회분
포장마차 안, 기준과 태양이 포장마차 입구 앞에 서서 어이 없다는 듯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팔자가 인사불성이 돼 혼자 테이블 위에 고개를 박고 엎어져 있고 민식도 좀 취한 얼굴로 혼자 소주를 더 마시고 있다. 기준이 잠시 쳐다 보고만 있는데 태양이 먼저 민식에게 다가간다. 민식은 태양을 보자 포장마차 주인에게 잔 하나를 더 달라하더니 태양에게도 한 잔 마시라며 술을 따라 준다. 태양은 됐다 하는데 민식은 아버지가 어쩌다 아들한테 술 좀 따라 주는데 거절하냐며 뭐라 하자 태양은 마지 못해 앉아서 민식이 따라 준 잔을 비운다. 기준이 다가와 괜찮으시냐고 묻는다. 민식은 괜찮다며 일어서려 하는데 휘청 한다. 기준은 얼른 부축하는데, 민식은 괜찮다며 팔자를 챙겨 주라 한다. 그리고는 돌아서 가려 하는데 태양이 일어나 민식을 부축하고 걸어간다. 기준은 잠시 팔자를 내려다 보더니 미간을 찡그리며 팔자를 등에 엎고 포장마차를 나간다.
동네 골목, 기준이 팔자를 엎고 걸어가는데 팔자가 술에 취한 채 잠에 들어 잠꼬대 하듯 뭐라 하는데, 기준은 짜증이 나면서도 팔자가 왠지 안쓰럽기도 하다.
민식의 원룸 안, 불이 다 켜져 있다. 태양이 민식을 부축하고 들어와 이불을 펴고 민식을 눕힌다. 태양이 불을 끄려 하자 민식이 불 끄지 말고 그냥 가라 한다. 태양은 그런 민식이 좀 쓸쓸해 보여 잠시 쳐다보다가 그냥 나간다.
줄기의 집 안, 거실 불만 켜져 있다. 줄기는 안방에서 강진과 강준을 재우고 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거실로 나가는 줄기, 기준이 팔자를 엎고 거실로 들어 오자 아무 말 없이 작은 방으로 가 이불을 펴 준다. 기준은 팔자를 눕히고 빤히 내려다 보는데 줄기가 조용히 “어머님도 외로우시겠지.”한다.
하늘, 날이 밝아 온다.
주란의 저택 안 거실, 빈 와인 두 병과 와인 잔이 한 쪽에 널려 있고 주란과 주인이 바닥에 누워 잠들어 있다. 도우미 아줌마가 출근해 막 들어서 이를 보고는 조용히 와인병과 와인 잔을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 간다.
대문과 공주, 그리고 연우와 연수가 아침 밥을 먹으러 올라 와 이를 보더니 대문은 킥킥 거리며 핸드폰을 꺼내 주란과 주인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들어 있는 걸 사진으로 찍는다. 공주는 그런 대문을 보며 고개를 젓더니 아직도 잠에서 덜 깨 눈을 비비는 연우와 연수를 데리고 화징실로 들어 간다.
대문이 사진을 몇 장 찍는데 주란과 주인이 깬다. 주인은 술주정 동영상도 대박이었다며 주인을 놀리다 주인은 대문을 발로 힘껏 차 주고는 방으로 들어 간다. 주란은 아파하는 대문을 보고 피식 웃으며 부엌으로 들어간다.
줄기의 집 안, 안방에서 잠들어 있는 줄기와 기준과 강진 그리고 강준.
줄기가 먼저 깨 조용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간다. 줄기는 작은 방으로 가 살며시 문을 열어 보는데 작은 방 안에 팔자가 없다. 이불은 펼쳐 놓은 그대로다.
동네 24시 순대국 집 안, 한 켠에서 팔자가 혼자 앉아 순대국을 먹으며 혼잣말을 하고 있다. “(한숨) 안그래도 기준이가 날 눈에 가시 보듯 하는데...”하면서 어제 밤을 생각해 본다. 부분 부부 기억이 날 듯 한데 거의 필름이 끊겨 있다. 팔자는 어디 쥐 구멍이라도 들어 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고 있는데 “안사돈 아니세요?”하기에 고개를 들어 보니 민식이 서 있다. “아니, 아들 집에 업혀 가셨을 텐데 어째 여기서 해장을 하고 계신대요.”하며 마주 앉아 순대 국을 주문한다. 팔자는 민망하기 그지 없다. “애들 볼 낯이... 저, 혹시 제가 어제 밤에 술주정이라도...”하는데 민식이 너털 웃음을 지으며 “실수는 무슨, 걱정 마세요. 그것보다 안사돈 노래를 가수 뺨 치게 부르시더라고요. 그렇게 노래 잘 부르시는 지 몰랐네요. 줄기랑 나서방 결혼 한 지도 6년이 넘었는데...”한다. 팔자는 “제가 좀 한 노래 하죠.”하며 마지 못해 웃는다.
그때 민식에게 전화가 걸려 와 받는데, 우미다. 우미는 태양에게 들은, 한강대교에서 뛰어 내린 그 여자의 묘가 어딘지 아시냐고 묻는데...
36회분
커피 숍 안, 우미와 민식이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데 줄기가 강준을 품에 안고 들어 온다. 우미는 일어나 줄기에게 인사를 하는데, 줄기는 아무 말 없이 민식 옆에 앉아 우미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본다. 줄기는 잠시 말이 없다. 우미는 왠지 초조하다.
줄기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5년 전 일이고, 화장을 했는지 어쨌는지 아무것도 몰라요. 태양이가 그때 대학 병원으로 데려가 기다리다 간호사들끼리 사망했다 말하는 걸 듣고 너무 충격 받아 그냥 병원을 나왔다고 했어요. 자신 땜에 누가 자살로 죽었다는 자책감에 장례식에 갈 엄두가 안 난다며 집에 틀어 박혀 술만 마셨어요.”
우미는 다 듣고 나서 그 여자 이름과 그 대학 병원이 어느 대학 병원인지 아느냐 묻다 줄기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알려 준다.
미용실 앞, 셔터가 내려져 있고 아직 오픈 하기 전이다. 팔자는 힘없이 다가오더니 한숨을 쉬며 셔터를 열고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가 청소를 시작한다. 청소를 하다 핸드폰을 꺼내 음악을 틀더니 청소를 하며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부른다. 그러고 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어서 오세요.”하고 문 쪽을 보는데 줄기가 강준을 품에 안고 서 있다.
팔자는 줄기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기가 민망해 “애 안고 힘들게 여긴 왜?”한다. 줄기는 그런 팔자에게 “속은 괜찮으세요?”하고 묻더니 가지고 온 보온병을 미용실 한 켠에 놓아 둔다. “꿀 차에요. 따뜻할 때 드세요.”하고는 미용실을 나간다. 팔자는 줄기가 놓고 간 보온병을 쳐다 보는데 눈시울이 붉어진다.
골프 연습장 안, 기준이 레슨을 마무리 하고 있다. 고객이 돌아가고 골프장을 돌아 보며 직원들과 회원들을 챙긴다. 그러다 어느 노부부가 함께 와 서로 자세도 봐 주고 살짝 말다툼도 하지마 그래도 친하게 연습하는 걸 본다. 팔자가 말없이 나가고 없던 작은 방 이불을 내려다 보며 줄기가 한 말이 생각난다.
동네 도로, 태양이 차를 운전해 집으로 가고 있다. 조수석에는 장을 본 봉지가 놓여 있다. 그런데 지나다 차 창 밖으로 우연히 택시를 막 잡아 타는 우미를 본다. 태양은 백미러로 택시를 힐끔 쳐다보지만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한다.
태양의 원룸 현관 앞 복도, 태양이 장 본 봉지를 들고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태양은 현관 앞에서 멈칫 한다. 낯익은 신발이 놓여 있다. 태양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안으로 들어가는데 민식이 부엌 안 냉장고 앞에 서서 사진을 쳐다 보며 서 있다. 태양은 대문 비밀번호 바꿀 테니 다시는 주인 없는 집에 들어 오시지 말라 한다. 민식은 그런 태양을 안쓰럽고 슬픈 눈으로 지긋이 바라 본다. 태양은 그런 민식의 시선이 이상해 “왜 그렇게 쳐다 보세요?”한다. 민식은 부모가 제 자식 얼굴 쳐다 보는데 뭐 어떠냐며 말끝은 흐린다. 그러더니 주인과는 통화 좀 하냐고 묻지만 태양은 간단하게 “아뇨.”라고 대답할 뿐이다. 민식은 “네 엄마한테 이혼 대신 졸혼은 어떠냐 물었다. 네 큰 형 사돈이 알려 주더라. 요즘 나이 든 부부들 졸혼이 유행이라고. 아직 대답은 없지만서도...”하지만 태양은 그저 듣고만 있을 뿐 대답이 없다. 민식은 “그, 왜 그 싹싹하니 귀엽고 예쁜 그 이름이 (일부러 잠시 생각하는 척 하다) 우미란 애는 요즘 안 만나냐?”묻자 태양은 대답이 없다. 그러더니 장 본 거 다 정리하고 작업대에 앉더니 작업할 게 있다고 한다. 민식은 가 달라는 태양의 의도를 알아 듣고 알았다며 태양의 뒤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 보더니 나간다.
동네 거리, 민식이 혼자 산책하듯 걷고 있다.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한다. “내 자식인데도 내가 그 속을 다 모르니... (한숨) 하긴 내 마누라 속도 다 모르고 살았는데 자식 속까지 다 어찌 알았겠어.”한다. 그때, 주인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민식이 전화를 받는데...
37회분
도로 위 차 안, 기준이 운전을 하며 줄기와 통화 중이다. 민식은 뒤 자석에서 차 창 밖을 바라 보며 앉아 있다.
줄기의 집 안, 강준이 바운서 위에서 잠들어 있고 줄기가 그 옆에서 바운서를 조심스레 흔들어 주며 기준과 잠시 통화를 하고 끊는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더니 태양이 강진의 손을 잡고 함께 들어 온다. 태양은 강준이 잠든 걸 보고는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 “쉬”라고 강진에게 말한다. 강진은 엄마에게 달려가 안아 달라 하더니 미소 지으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 엄마와 삼촌을 보고 “쉬”라고 말하더니 어린이 집 가방을 갖고 작은 방으로 먼저 들어 간다. 태양은 강진 앞에 조심스레 주저 앉으며 속삭이듯 “그래서, 엄마는 아버지랑 졸혼으로 합의 보시는 거야?”묻는다. 줄기는 “그러실 건가 봐.”하며 태양을 지긋이 바라보는데 우미가 한 말이 생각난다. “태양 오빠한테는 절대 비밀로 해 주세요. 그냥 너무 궁금해서요. 태양 오빠가 평생 혼자 살 결심을 하게 한 그 자살한 여자의 영정 사진이요.”
어느 대학 병원 응급실 안, 우미는 응급실 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 보더니 응급실 간호사들과 의사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물어 보고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우미가 멍한 표정으로 병원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혼잣말을 한다. “만약 정말로 그런 거라면? 그렇다면 태양 오빠는 여태...”
우미는 갑자기 정신이 차려지는 듯 병원 정문으로 막 뛰어가더니 택시를 자아 타고 어디론가 간다.
주란의 저택 앞, 기준의 차가 다가와 집 앞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기준과 민식.
기준은 주란의 저택을 잠시 쳐다보더니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기준과 벨을 누르고 대문 안으로 들어 간다.
주란의 저택 안 정원, 주란이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그런데 차 잔이 두 잔이다. 민식과 기준을 들어 오는 걸 보더니 일어나 인사를 건네고는 기준 보고는 자신과 같이 차나 한 잔 하자고 한다.
민식은 주란은 쳐다 보는데, 주란이 들어 가시라고 눈짓을 하니 기준을 한 번 힐끔 하고는 혼자 집 안으로 들어 간다.
우식의 회사 안, 회장실 안.
우식은 임원들과 소파에 마주 앉아 이제 막 회의를 마치고 일어나는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회장실 문이 홱 열리더니 우미가 들어 온다. 비서가 우미 뒤에서 난처한 표정으로 서서 “임원 분들과 회의 중이라고 말씀 드렸는데...”하는데 우식이 괜찮다는 듯 고개 짓을 해 보이는데 임원들이 인사를 하고 나간다. 우식을 덤덤하게 자리에 앉으며 “한 번도 이렇게 상식 없는 짓은 안 하던 우리 딸이 왠일일까?”하는데 우미는 어느 여자의 집 주소를 알아봐 달라 한다. 우식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돼 경찰 쪽에 아는 인맥이 있다 해도 이젠 그런 걸 알아봐 줄 수 없다 하는데 우미가 너무 간절히 부탁하자 물어는 보겠다 한다.
주란의 저택 안 부엌, 주인과 민식이 마주 앉아 얘기 중이다.
주란의 저택 안 정원, 주란과 기준이 서로 말없이 차를 마시고 있다. 그런데 긴 침묵이 어색했는지 기준이 주란에게 “가끔 후회 안 하세요? 자식이라도 낳았음 덜 외로웠을 걸 하고?” 묻는데, 주란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의미 심장하게 웃으며 “여태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사실 나한테도 비밀 자식들이 있어.”한다. 그 얘길 듣고 기준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짓는데...
38회분
주란의 저택 전경.
주란의 저택 안 정원, 테라스에 마주 앉아 있는 기준과 주란.
기준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주란을 쳐다 보고 있는데, 주란은 별 일 아니라는 듯 미소 지으며 기준을 마주 쳐다본다. 기준은 뭔가 더 물을까 싶은데 주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집 쪽을 한 번 돌아 보고는 “이왕 나서방한테 처음 털어 놨으니, 내 비밀 자식들 보여 주러 가볼까? 길 알려 줄 테니 운전대 잡아. 언니랑 형부는 얘기가 좀 길어질 듯 하니.”하며 먼저 걸어 나간다. 기준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따라 나선다.
아파트 전경.
줄기네 집이 있는 아파트 동 현관문 앞, 우미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있다. 표정이 심란하고 우울해 보인다. 우미는 우식이 정말 안 되는 건데 사정사정하니 이번만이라며 주소 알려 주더라. 다신 이런 부탁 하면 안 된다 했던 말을 생각한다. 우미는 주먹 쥐고 있던 손을 편다. 작은 메모지 하나가 구겨진 채 손 안에 있다.
아파트 단지 안, 줄기가 강준을 품에 안고 어린이 집 가방을 멘 강진의 손을 잡고 걸어 가고 있다. 동 앞 현관 앞까지 다가왔는데 우미를 본다. 줄기는 잠시 멈춰 우미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우미가 줄기를 보더니 일어나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줄기의 집 안 거실, 우미가 소파에 앉아 있고 강준이 보행기에 타 있다. 강진은 그 옆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다.
줄기가 부엌에서 차를 두 잔 가지고 나와 우미 앞에 한 잔 놔 준다. 우미는 차 잔을 두 손으로 감싸 들고 잠시 말이 없다. 그러더니 혼잣말로 허공에 대고 얘기하듯 그 여자가 살아 있다고 말한다. 집 주소를 알아냈는데 혼자 가 봐야 할지 태양 오빠에게 먼저 말을 해 줘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단다. 줄기도 잠시 아무 말 없이 차만 마신다.
어느 전원주택 앞, 주택의 창문들도 현관문도 활짝 열려 있다. 정원에선 6~7살 돼 보이는 너 댓 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다.
기준의 차가 다가와 주차한다. 차에서 내린 주란과 기준, 주란은 너무나도 익숙한 듯 대문을 열고 들어 간다. 기준은 전원 주택을 잠시 쳐다보는데 주란이 따라 들어 오라 한다.
주란이 들어가자 아이들이 엄마라 부르며 다가온다. 열린 현관문에서는 앞치마를 두룬 도우미 아주머니가 나와 주란은 반긴다. 주란은 웃으며 아이들을 양 옆에 끼고 안으로 들어 간다. 기준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 따라 들어 간다.
주란의 집 안, 거실.
민식과 주인이 얘기를 끝내고 거실로 나오는데 대문이 연우와 연수를 데리고 들어 오다 마주친다.
도로 위 기준의 차 안, 기준이 운전을 하고 있고 주란이 조수석에서 차창 밖을 쳐다 보고 있다. 차 안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주란은 잠시 말이 없다가 음악을 꺼 버린다. 그리고는 기준에게 “나서방은 핏줄도 아닌 그 아이들을 내가 가족이라 생각하며 산다는 게 이상한가?”라고 묻는다. 기준은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팔자와 자신이 관계가 생각나서다. 기준은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가족이라 생각하며 사실 뿐이지 진짜 가족은 아니죠.”하는데 주란이 뭔가 생각하더니 어디 어디로 가 달라며 길을 가리켜 준다.
기준이 주란이 가리켜 준 대로 가니 동사무소 앞이다. 주란이 차를 세워 달라해 동사무소 앞에 차를 세워 주니 차에서 내린다. 잠시 후, 주란이 가족 관계 증명서를 가지고 차에 타 기준에게 내민다. 기준은 주란이 내민 서류를 살펴 보는데 주란과 갔던 전원주택 안에 사는 아이들이 입양돼 가족 관계 서류에 올라 있다. 기준이 주란을 쳐다 보자 주란은 “그냥 가족이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아이들과 난 진짜 가족이야. 핏줄이 다가 아니거든.”하며 미소를 짓는다.
하늘, 어두워져 가고 있다.
줄기의 집 안, 거실.
강준이 보행기에 타 있고 강진이 TV로 유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 줄기와 유미는 소파에 마주 앉아 있다. 둘 앞에 놓인 차 잔을 비어 있다. 줄기는 결심한 듯 태양에게 전화를 건다. 줄기는 태양에게 바로 자신의 집으로 와 달라 하는데...
39회분
줄기의 집 안.
부엌에선 줄기가 강진과 강준에게 이유식과 밥을 먹이고 있다. 줄기는 아이들을 챙기면서도 거실에 있는 태양과 우미가 신경 쓰인다.
거실에선 태양과 우미가 소파에 마주 앉아 있다. 우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태양의 눈치를 살피고 있고, 태양은 구깃한 주소가 적힌 구깃한 메모지를 뚫어져라 내려다 보고 있다. 우미와 태양은 서로 말이 없다. 우미는 태양이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불안하다.
주란의 저택 안 정원.
주인과 민식이 나와 있다. 주인은 테라스에 앉아 있고, 민식은 정원 주변을 괜히 어슬렁 어슬렁 돌아 보고 있다. 그러다 주인의 맞은 편에 살그머니 다가와 앉더니 그래서 집을 어떻게 지을지 집 구조는 생각해 뒀냐 묻는다.
주란의 저택 안 거실.
거실 창문 앞에 앉아 정원에 나가 있는 민식과 주인을 엿보고 있는 대문과 공주, 그리고 그 뒤에서 상을 펴 놓고 숙제를 하고 있는 연우와 연수.
그때 공주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 온다. 진실이다. 공주는 아버님이 내려와 계신다며 시부모님 두 분이 이혼 취소하고 졸혼이란 걸 하시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저녁의 시장 전경.
허상은 가게 안을 정리하고 있고, 진실은 공주와 통화 중이다. 진실은 다행이라며 내려가서 하는 일은 이제 할만 하나며, 다시 올라 오고 싶진 않냐, 연우와 연수는 잘 있느냐 등을 묻고는 끊는다. 진실은 한숨을 쉬는데 허상은 문 닫을 준비 안 하냐며 면박을 주더니 통화 내용을 다 듣고 있었는지 혼잣말 하듯 “민식이 이 자식, 그나마 다행이네. 졸.혼도 어찌 보면 이 나이에 참... 세상이 변하긴 변했어.”라고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진실을 힐끔 거린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설마 아닐 거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가게 문 닫을 준비를 한다.
도로 위 기준의 차 안, 기준이 운전을 하고 있고 민식은 줄기와 통화 중이다. 뒤 자석에는 주인이 타 있다. 이혼은 취소 하기로 하고 태양에게 설계를 부탁하고 조만간 집 짓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한다. 주인은 태양의 원룸에서 하루 밤 자기로 했다 한다.
줄기의 집 안, 강진과 강준은 불 꺼진 안방에서 잠들어 있다. 줄기는 컴퓨터 앞에서 민식과 통화 중이다. 줄기는 민식에게 태양 때문에 자살한 줄 알았던 여자가 살아 있다는 얘길 전한다. 태양의 원룸에서 주무시지 않는 게 좋겠다며 잠시 망설이더니 작은 한숨을 쉰 후 주인을 그냥 자기에 집으로 모셔 오는 게 좋겠다 한다.
도로 위 기준의 차 안, 민식이 여전히 줄기와 통화 중이다. 민식은 태양 얘기를 듣고 작은 한숨이 나오려는 걸 백미러로 뒤 자석의 주인을 힐끔 하더니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도로 위 태양의 차 안.
태양이 심각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있고 우미는 조수석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태양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잠시 후, 우미의 집 앞에 도착해 차를 세운 태양은 아무 말 없이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 준다. 우미는 말없이 내려 집에 들어 가려다 돌아서 태양을 쳐다 보며 뭔가 말을 하려는데 태양은 지금은 서로 아무 말 말자며 들어가 쉬라 한다. 그리고는 차에 타 바로 그 자리를 떠나 버린다.
도로 위 태양의 차 안.
태양이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운전을 하고 있다. 태양은 운전을 하며 그 여자가 자신 때문에 한강 대교 위에서 뛰어 내리든 그 순간을 회상한다. 태양은 입술을 깨문다.
태양은 갑자기 차를 돌린다.
어느 전원 주택 앞, 집 안에 불이 환히 켜져 있는지 창을 통해 불빛이 새어 나온다. 주택 앞 건너편에 태양의 차가 주차해 있다. 운전석 창문이 열리고 태양이 전원 주택을 쳐다보는데 ...
40회분
하늘, 밤이 가고 해가 뜨면서 아침이 찾아 온다.
전원주택 단지 전경.
어느 전원주택 앞.
주택 앞 건너편에 태양의 차가 주차 돼 있다. 운전석 차창이 열린다. 태양이 잠에서 깬 얼굴로 전원 주택을 쳐다 본다. (차 안에서 밤을 보낸 모양새다.)
우식과 안나의 저택 안 부엌, 우식과 안나가 이제 막 아침 밥을 먹으려고 자리에 앉는데 우미가 부엌으로 뛰다시피 해 들어 오더니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한 잔 따라 마시고는 재빨리 나간다. 안나는 우미에게 아침 밥 안 먹고 일찍부터 어딜 급히 가냐 묻는데 대답이 없다. 우식은 작은 한숨을 쉬며 이미 안다는 듯 그냥 묵묵히 밥을 먹기 시작한다. 안나는 우식을 쳐다본다. 우식은 안나의 시선을 느끼고는 태양 때문에 자살 했다던 여자가 멀쩡히 살아 있다는 얘길 해 준다.
어느 전원 주택 앞에 여전히 주택 앞 건너편에 주차돼 있는 태양의 차.
잠시 후, 그 전원 주택 문이 열리더니 그녀가 5~6살 가량 돼 보이는 딸의 손을 잡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러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남편이 차를 타고 떠나고 그녀가 딸을 데리고 들어가려다 태양의 차를 무심결에 보게 되는데, 태양이 그때 차 문을 열고 내린다. 태양을 보고 순간 당황하고 놀라는 그녀의 표정, 태양이 다가가 자세를 낮추고 그녀의 딸에게 안녕이라 인사를 하고는 몇 살이냐 묻는다. 그녀의 딸은 엄마를 한 번 올려다 보는데 그녀가 딸에게 애써 미소를 지어 주자 딸은 손가락 5개를 펴 보이며 5살이라 대답한다. 그러자 그녀가 딸에게 들어가서 아줌마한테 우유랑 빵 달라 하고 동생이랑 잠간 놀아 주고 있으라며 얼른 집 안으로 들어 가라 한다. 딸이 들어가고 그녀와 마주 선 태양은 무슨 말부터 해야 할 지 몰라 말없이 서 있는다. 그때 집 근처에 택시가 다가와 멈추더니 우미가 택시 안에서 내려 마주서 있는 그녀와 태양을 쳐다 본다.
그녀는 태양에게 냉소적인 표정과 목소리로 “어떻게 알았어? 영원히 내가 죽었다 생각하고 살길 바랬는데...”라 한다. 태양의 양 손에 힘이 들어가며 주먹을 쥔다. 우미는 멀찌감치 서서 태양과 그녀를 쳐다만 보며 줄기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다.
줄기의 집 안 부엌, 줄기가 아침 밥을 차리느라 바쁘다.
거실에선 민식과 주인이 강준과 강진을 봐 주고 있다. 기준이 출군 준비를 다 하고 안방에서 나오는데 거실 탁자에 놓여 있던 줄기의 핸드폰 알림을 메시지가 울려 기준이 핸드폰을 집어 드는데 문자 내용 미리 보기가 뜬다. 우미다. “언니, 태양오빠가 그녀가 만났어요.”라고 떴다 사라진다.
기준은 조용히 부엌으로 가 줄기에게 핸드폰을 건네 주며 속삭이듯 “태양 처남 일 같던데, 우미씨라면 아버님이 예쁘다 하시던 그 어린 애인 아냐?”한다. 줄기는 고개만 끄덕이며 문자 내용을 확인한다. 기준이 줄기의 표정을 살피더니 “많이 걱정돼?”라고 묻자 줄기는 “글쎄, 그 여자를 만나는 게 태양이한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싶어서...”라 대답한다.
도로 위 태양의 차 안.
태양이 생각에 잠긴 채 아무 말 없이 운전을 하고 있다. 옆에 앉아 태양의 표정을 힐끔 살피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우미의 표정이 답답하면서도 태양의 표정이 무섭게 느껴지는 듯 하다. 태양은 고속도로를 달리는가 싶더니 한강으로 빠져 한강이 훤히 보이는 곳에 주차한다. 우미가 옆에 있는 걸 잊어 버렸는지 차 창 밖으로 보이는 한강만 뚫어지게 쳐다 보며 아무 말이 없다.
태양은 좀 전에 그녀와 나눴던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돈다.
시장 전경.
시장 안을 돌아 다니며 장을 보는 민식, 마침 허상과 진실의 가게 앞을 지나는데 밖에 앉아 있던 진실이 먼저 인사를 건네 온다. 진실은 안사돈이랑 다시 잘 되셨다 들었다며 잘 됐다고 살짝 물개 박수를 쳐 준다. 진실은 혹시 공주랑 손녀들은 만나 봤냐며 애들 잘 있냐 묻는데 허상이 마침 가게 안에서 나오며 민식에게 인사를 하더니 고개 짓을 한다. 그러더니 진실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민식을 데리고 간다.
줄기의 집안 거실.
주인이 강준을 보고 있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고 장 주머니를 들고 줄기가 들어 온다. 주인은 강준을 보느라 줄기를 못 보는 척 하고, 줄기는 주인을 쳐다 보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점심 밥을 차리기 시작한다.
민식은 허상을 따라 시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카페 안으로 들어 간다. 민식은 카페 안 창가에 자리 잡고 앉으며 이런 데도 다니냐는 듯 허상을 쳐다 보자 허상이 “왜? 우리 같은 황혼 남들은 이런 곳 오면 안되냐?”한다. 민식은 피식 웃으며 허상과 커피를 시키고, 잠시 후 둘은 커피를 마시며 황혼 이혼과 졸혼에 대해 한숨을 쉬며 짧은 대화를 나눈다.
한강, 한강이 훤히 보이는 곳에 주차돼 있는 태양의 차.
점점 날이 저물어 가는데, 태양의 차 안에 나란히 앉은 우미와 태양은 서로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태양은 여전히 뭔가 생각 중인 듯 하고 우미는 너무 오래 앉아 있어 불편한데 태양의 눈치는 보이고 하품까지 나오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태양이 작고 덤덤한 목소리로 “우미야.”하는데 우미는 순간 놀라 “네?”한다. 태양은 고개를 돌려 우미를 쳐다 보더니 “너, 정말 나랑 결혼할 수 있겠니?”하는데...
41회분
하늘, 저녁이다.
한강, 한강이 훤히 보이는 곳에 주차돼 있는 태양의 차가 보인다.
카메라 태양의 차 안으로 점백 해 들어가면 놀란 얼굴로 태양을 쳐다 보고 있는 우미와 덤덤한 얼굴로 우미를 쳐다보는 태양의 모습이 보인다.
우미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은데 태양은 다시 묻는다. “네가 괜찮다면 결혼해 볼까 하는데, 정말 나랑 할 수 있겠어?”
우미는 태양의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기분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런데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 우미는 “당연히, 당연히 난 괜찮죠... 그런데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 오면 안될까요?”
동네 골목, 기준의 차가 지나가고 있다.
기준의 차 안, 기준은 운전을 하며 지나가다 마침 팔자가 일하고 있는 미용실이 차 창 밖으로 보이자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미용실 건너편에 차를 세운다.
동네 미용실 앞.
팔자가 미용실 안 불을 끄고 나와 출입문을 잠그고 셔터를 내리려 발 뒤꿈치를 드는데 뒤에서 누가 대신 셔터를 내려준다. 팔자는 뭐래 싶어 뒤를 돌아보는데 기준이 서 있다.
팔자는 좋으면서도 일부러 퉁명스럽게 “이제 퇴근하냐?”하는데 기준은 말없이 팔자의 손에서 열쇠를 뺏어 셔터를 잠가 준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혼자 다시 차에 오르나 보다 싶더니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타려다 팔자를 보며 “타, 데려다 줄게.”한다.
팔자는 입을 삐쭉 내밀어 보이면서도 기준의 차에 올라 탄다.
기준의 차 안, 기준은 말없이 운전만 한다. 팔자도 말 없이 있지만 조금 어색하다. 기준은 팔자를 곁눈질 하다 팔자 무릎 위에 놓여진 편의점 봉지를 본다. 얼핏 보니 편의점 용 도시락 2개랑 컵라면이 들어 있는 거 같다. 기준은 무심한 척 하며 팔자에게 “매일 그렇게 사 먹어?”라고 묻자 팔자는 “매일 혼자 먹는 밥 어차피 맛있어서 먹는 것도 아닌데 이것도 진수성찬이지 뭐.”한다. 그때 기준에게 전화가 걸려 온다. 줄기다.
기준은 가는 길에 팔자를 만나 데려다 드리는 길이라 하자 줄기는 어차피 팔자도 저녁 밥 드셔야 할 텐데 모셔 오라 한다. 기준은 팔자에게 “집에 장인 어른, 장모님 와 계셔. 오늘은 혼자 먹지 말고 같이 먹어 그럼.”한다.
줄기의 집 안 거실, 민식과 주인이 강진과 강준을 봐 주고 있다. 부엌에서 줄기가 나와 베란다로 간다. 큰 상을 하나 들고 나오는데 민식이 이를 보고 일어나 줄기를 도와 소파를 구석으로 밀고 거실 한 가운데 상은 편다. 줄기는 시어머님도 오시라 했다고 말하고는 저녁밥 차린 걸 거실 상으로 옮긴다. 그러자 주인이 술도 좀 있느냐 묻는데 민식이 “왜 또? 술주정 동영상 하나 더 찍어 줄까?”하며 짓궂게 웃자 주인이 민식을 흘겨 본다. 민식은 웃음을 그치고 그게 아니라 하며 주인의 눈치를 살피며 강진과 놀아 주는데 집중한다. 줄기도 피식 웃으며 술도 있다 한다. 주인은 그런 줄기에게 괜히 심술 맞게 “왜? 술 좀 마신다고 주책 맞아 보이냐?”라 하는데 줄기는 “저도 술 좀 마셔요.”한다.
잠시 후 거실 상을 가운데 두고 기준, 줄기, 민식, 주인, 팔자가 둘러 앉아 있다. 밥 그릇들은 다 비어져 있고, 각자 앞에 술 잔들이 놓여져 있다.
주란의 저택 안 정원, 정원 조명들이 켜져 있다. 주란이 혼자 테라스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주란은 주인에게 전화를 해 보는데, 주변이 화기애애하다. 딸 집에서 사돈이랑 딸이랑 사위랑 술 한잔 하고 있단다. 주란은 그러냐며 그냥 전화해 봤다며 그냥 끊는다. 주란은 왠지 혼자인 자신이 외롭게 느껴진다. 그때, 대문이 정원으로 나와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다 주란을 발견하고 다가가 왜 혼자 와인을 마시냐며 주란 옆에 털썩 주저 앉는다. 주란은 피식 웃는데 대문이 “이모 그러지 말고 나 입양하면 어때?”한다. 주란은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 보는데, 대문이 “아니 이 많은 돈 뭐 하려고. 물려줄 자식도 없잖아, 이모는. 그러니까 날 아들로 입양해서 나한테 다 주면 눈 감기 편할 거 아냐.”하는데 주란이 그런 대문의 등을 두어 번 세게 때리더니 “언제 인간 될래?”하며 들어가 버린다.
대문은 한숨을 쉬며 와인 병을 병째 들고 들이키더니 혼잣말을 한다. “나도 남부럽지 않
게 키우며 뭐든 퍼 주고픈 딸이 둘이나 있는데 오죽이나 답답함 이렇게 인간 말종처럼 굴겠어.”하며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줄기네 집 안 거실, 상을 가운데 두고 기준, 민식, 주인, 팔자가 둘러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고 있다. 줄기는 안방에서 강진과 강준을 재우고 막 다시 거실로 나오는 참이다.
현관 벨이 울린다. 줄기가 문을 여는데 태양가 우미가 들어 온다. 태양은 마침 다 모이셨네 하더니 우미의 손을 잡고 거실로 들어 간다. 태양은 왔냐며 자신을 쳐다 보는 민식과 주인과 기준에게 우미와 결혼하기로 했다고 선포하는데...
42회분
아파트 전경, 밤이다.
줄기네 집 안 거실, 상을 가운데 두고 기준, 민식, 주인, 팔자가 둘러 앉아 있다. 태양이 우미 손을 잡고 그 앞에 서 있다. 줄기는 태양 옆에 서서 다소 걱정스런 표정으로 태양과 우미를 쳐다 보고 있고 기준과 민식과 주인은 이게 갑자기 뭔 소린가 싶은 멍한 표정으로 우미와 태양을 올려다 보고 있다. 팔자만 축하한다며 박수를 치는데 분위기가 요상하자 박수 치던 손을 거두고 눈치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