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야 오는 봄

우리는 봄을 맞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거야

by OH 작가


이제 지쳐, 우울이 나를

감싸고 있는 거 같아


남동생은 혼자 방에 들어가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술을 마신다


괜찮아, 괜찮아, 나는

괜찮다는 말로 다독이며

조용히 김치찌개를 끓여서

떠 먹을 수저 한 개와

남동생 앞에 놔 준다


저 공중에 걸려 있는

나뭇가지들을 봐

저 나뭇가지가 저렇게

나뭇가지만 휑하니 걸려 있는 건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야


어떤 나뭇가지에는 목련 꽃이

어떤 나뭇가지에는 벚꽃이

어떤 나뭇가지에는 개나리가

어떤 나뭇가지에는 진달래가

어떤 나뭇가지에는 철쭉이

피어 있기도 한 봄


그 봄이 오면 너의 나뭇가지에

너만의 꽃이 필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술잔을 내려 놓고 수저를 들고

뜨겁고 매콤하도록 칼칼 시원한

이 김치찌개를 한 술 떠봐

속이 뜨끈해지면서 너만의

꽃을 피우기 위한서 네 마음 속의

봄을 뎁혀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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