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털고 다시 시작,믹스Mix커피

아주 가끔만 입대는 오랜 국민 커피, 종이컵 안의 믹스 커피

by OH 작가



부동산에 갔다가 정말 오랜만에 종이컵에 프림과 설탕이 조화로운 인스턴트 믹스 커피를 반 잔 마셨다. 참 오래된 국민 커피가 아닌가 싶다. 1976년에 동서식품에서 처음 개발한 게 이 믹스 커피라니 말이다.


봉지에 담긴 인스턴트 믹스 커피 가루를 종이컵에 탈탈 털어 넣는다.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종이컵에 적당히 붓는다. 종이컵의 3분의 1이 조금 넘으면서 3분의 2가 안 되게 붓는다. 티 수저로 젓는다.

인스턴트 커피 가루와 하얀 프림 가루, 그리고 설탕 가루가 뜨거운 물 속에서 다 섞여 하나가 된다. 부드럽고 연하고 밝은 브라운 색의 커피 물이 된다.




종이컵을 입에 갖다 대고 인 압으로 믹스 커피 물을 삼키면, 달짝지근 하면서도 인스턴트 커피 가루의 맛이 아주 약간 씁쓸한 듯 맴돈다.


솔직히 나는 프림 가루 때문에 거의 안 먹는 게 믹스 커피다. 프림 가루가 섞여 있어서 속이 느끼하게 조금 미슥거린다. 그래서 잘 마시지 않는다. 몇 년에 한 번 마실까 말까다.


친구 부동산에 갔다가 브랜드 카페 이름이 박힌 믹스 커피가 있어서 호기심에 몇 년 만에 마셔 봤다.


동서 식품에서 시작한 믹스 커피가 요즘엔 여러 회사에서 만들어내 종류도 점점 많아지는 거 같다.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에서 출시한 걸 보니.








내 명의의 빌라를 오늘 완전히 정리 했다. 이제 내 명의와 내 손에서 떠났다. 매수자에게 잔금을 받고, 법무사가 등기 이전할 서류들을 다 챙겨 갔다.


이제 정말이지 내 명의로 아무것도 없다. 다 털었다.

다시는 이혼 전에 살았던 그 빌라에 들어가 살 생각도 없지만, 일단을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제는 정말 단 돈 몇 푼으로 아들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빈털털이다.


이미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강을 건넜고, 다시는 돌아갈 생각이 없기에 그 강의 다리를 끊어 버렸다. 미련이 먼지 하나 만큼도 남아 있지 않고, 후회도 없다.

나에 대해 제일 잘 아는 30년 지기 단짝 친구의 말대로 나는 이렇게까지 독하게 한 번 끝내면 다시는, 절대 돌아보지 않는다. 30년 지기 단짝 친구도 내가 이렇게까지 독하게 사람 끊어내고 등 돌리는 거 여태 두 번 밖에 못 봤을 정도로 난 한 번 등돌리면 독하고 무섭다. 친정 엄마가 가족들 중에 내가 한 번 화나면 제일 무서운 독한년이라고 할 정돌 나는 한 번 칼을 빼들면 다신 칼집에 집어 넣지 않을 정도로 독하게 냉차다.


그래서 쉽게 사람을 미워하지도, 절대 쉽게 사람을 끊어내지 않는다. 내가 한 번 사람을 끊어내고 등 돌리며 다신 보지 않을 때는 정말 오래, 깊게, 많이 고심한 거다.


내가 고생하고 힘든 한이 있어도, 난 이렇게까지 다 정리하고 끊어내며 등돌린 사람과는 다시는 소소하게라도 인연의 틈을 내주지 않는다. 절대로!


이제는 아들과 단 돈 몇 푼으로 다시 시작하는 일상을 어떻게 잘 이끌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나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이 섞여져 살아 남아야할 생각만 해야 한다. 절대 무너지지도, 떨어지지도 않도록!






사람이 살아가면서 착각하는 게 있다. 착하게 맞줘 추고 희생해 주면 그냥 그 사람이 마냥 그럴 줄로만 아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 상대의 그 모습 속에 감추어진 냉정함과 무서움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최선을 다하고, 인내심의 한계의 끝을 느낀 사람의 이해심과 희생력은 제일 무섭게 등 돌릴 수 있는 게 삶이다. 그런 사람이 작정하고 돌린 등은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는 돌아서지 않는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이기적인 자만심을 절대로 남용해서는 안된다. 조절하지 못하는 이기심의 극대치 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


일상을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씁쓸한 맛의 인스턴트 커피 가루에 하얀 프림과 설탕의 섞임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따끈한 물 속에서 티 스푼으로 휘저을수록 섞이면서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융화 되어 가는 그런 현명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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