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아이스티에 들어간 커피샷
요즘엔 콜라보, 서로 다른 것과 섞인 조화 등을 즐기는 시대이기도 한 거 같다.
아들이 자주 마시는 복숭아 아이스 티에 에스프레소 커피 한 샷을 추가한 아샷추를 마셔 봤다.
-- 사실 요즘은 집에서 예전식 커피 머신으로 헤이즐넛 커피를 내려 마신다. 그래서 카페에서 커피를 사 먹는 건 일주일에 한 번일까 말까다. 이벤트 브랜드 카페 쿠폰이나 아들 학원 들여보내고 기다리며 어쩔 수 없이. --
이 추운 겨울에 얼음 가득한 아이스 음료는 정말 얼얼하다. 내 온 몸에 차갑게 스며드는 그 아샷추의 온도가 시원하다 못해 조금은 시리다.
복숭아 아이스 티의 달달하고 살짝 기분 좋게 시큼한 맛에 에스프레소 원액 한 샷이 들어 갔을 뿐이다. 아이스 티의 맛이 진하게 나고 커피 한 샷의 맛은 정말 은은하고 미세하게 느껴진다.
복숭아 아이스 티의 맛에 커피 한 샷이 완벽하게 숨어 드는 맛이다.
마시면 마실수록 커피 맛이 좀 더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커피 맛이 더 강하게 복숭아 아이스 티의 맛을 이기는 맛은 아닌게 분명하다.
나는 역시 MZ 세대는 아닌가 보다. 곧 죽어도 얼죽아, 곧 죽어도 아이스 티인 건 이 매서운 겨울 추위에 나랑 안 맞는다. 속이 시리다.
그래도 다른 두 가지가 합쳐져서 거부감 없는 조화를 맞춘다면 나쁠 건 없다.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진짜 로봇을 판매한다는 기사를 봤다. 사람처럼 생긴 휴먼 로봇은 3천만원 대란다. TV 뉴스에서 얼마 전에 본 개 로봇도 판매한단다.
이미 3천만원대 휴먼 로봇을 구입해 간 사람도 있단다. 그 얘기를 듣고 아들과 얘기를 나누며 그 로봇을 사 가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했다. 정말 그 로봇이 설거지도 하고, 청소기도 돌릴 수 있을까 호기심이 일었다.
요즘 매장에 오시는 중년의 남자분들이나 남녀 시니어 분들은 셀프 계산대를 유난히들 기피하시려 한다. 나는 앞으로 편의점 등도 전부 셀프 기계화 되니 조금씩 해 보시는 게 낫다고 안내하며 되도록 알려 드리려 한다. 그게 그 분들을 도와 드리는 거라 생각한다. 다른 직원분들은 도와 드리면서 다 클릭해 드리고 다 찍어 드린다.
나는 그게 그분들을 돕는 거란 생각은 안든다. 자꾸 못한다고 피하기만 하면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의 일상에서 나의 생활은 결국 내가 외면 당하는 우울함과 외로움만 낳을 거다.
언제까지 모른다, 어려워서, 할 줄 몰라서는 안 통하는 시대다. 변화가 빠르고, 이제는 정말로 인간들만 북적이며 어울려 사는 시대가 아니다. 내년이나 내후년부터는 길거리에 사람과 로봇이 같이 걸어다니는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될거 같다.
나는 바리스타 로봇이 제일 처음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에 설치 됐다고 했을 때 유치원생 아들을 태우고 송도로 달려 갔었다. 아들에게 바리스타 로봇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변해가는 시대에 변화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가 거부하고 기피해도 변할 건 변한다. 우리가 변화를 따라 잡아야 한다. 그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지금 초등생인 우리 아이들의 시대는 정말이지 내가 성장하면서 봐 온 SF 영화 속처럼 될 거 같다. 상상만 해도 놀랍고 설레기도 하면서도 조금 겁나기도 한다.
친정 엄마는 새로운 것을 어떻게든 혼자 습득하고 실행해 봐서 알아내고 사용하는 성향이다. 친정 아빠는 그냥 내가 해 오던 대로만, 그 이상의 것은 알 필요 없다는 식이시다.
나와 남동생은 그런 쪽으로는 친정 엄마를 많이 닮았다. 나도 변화와 트랜드에 민감한 성격이다. 트랜드를 다 따하거나 먹어 보진 않아도,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과 소식에는 항상 귀를 기울인다.
서로 다른 게 섞여서 조화를 맞추고 이뤄나가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당한 균형을 맞추는 조화이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이다. 한쪽의 노력과 희생만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없는 게 불변의 법칙이다.
인간 관계도 그 불변의 법칙을 무시하지 못한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도 항상 서로 인정하고, 서로 노력하고, 서로 조화를 맞춰 가려해야 균형과 조화를 맞춰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