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서로에게 갇혀있다.
1. 작품명 : 네 속에 갇힌 나.
2. 장르 : 드라마, 판타지.
3. 러닝타임 및 분량 : 2분 X 50화
4. 로그라인 :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서로에게 갇혀있다.
5. 기획의도 :
사람들은 빼어난 외모와 평생 걱정 없는 부를 가질 기회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 걸 선택할까?
이 숏폼 드라마는 그 질문으로 시작된 스토리다.
6. 등장인물
방미미 (30세 여, 아름다울 미, 아닐 미)
건물주에 돈 많은 싱글녀. 날씬하고 연예인 급 외모로 가난에서 벗어나고 제대로 살아보려 애를 써도 안되자 죽으려 했으나 그마저도 안됨. 자신을 찾아 온 비비를 만나 은밀한 계약을 하고 그렇게 갖고 싶던 부를 가짐.
비비 (30새 여) 방미미에게만 보이는 악녀 귀신. 방미미가 원하는 대가를 쥐어 주고 외모를 바꾼 현대판 악녀 귀신.
이상철 (30세 남) 잘 살던 누나가 한 남자 때문에 망가지고 다 잃고 결국 죽은 걸 지켜본 남자. 그 뒤로, 겉으로는 돈 있는 여자들이나 이용해 먹고 뒤로는 이 여자 저 여자들이랑 놀며 사는 거 같다. 하지만 속에는 누나에 대한 복수심과 미미에 대한 안쓰러운 애정으로 살아가는 남자.
이상은 (20대 후반에 죽음) 잘 나가는 모델이자 사업가였다가 남자 하나 잘못 만나 모델계에서도 탈퇴 당하고 관리가 안 돼 뚱뚱해짐. 그 남자의 속삭임에 재산도 다 잃고 자살함.
기석 (30대 중반의 남) 클럽을 운영하며 술 사업을 한다. 상은의 옛 연인이다.
그 외 슬기, 백화점 직원과 매니저, 경비원
7. 대본 (50화 분량)
-- 1화 --------
S# 1. 매장 안.
손님이 은근히 북적이는 100평 정도 되는 매장 안 풍경.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속에 키도 큰 편이고, 명품 캐주얼 정장과 구두로 잘 차려입은, 외모는 좀 잘나게 생긴 상철도 보인다.
S# 2. 계산대.
사람이 없는 계산대 옆, 셀프계산대들이 쭉 서 있다.
상철은 고른 물건을 계산대 위에 툭 던진다. 주머니에서는 반지갑, 그 안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든다.
셀프 계산대 앞에 서 있는 여직원 1, 상철이 계산대 앞에 서서 카드를 꺼내는 걸 본다.
여직원 1 : 고객님, 카드 결제는 이쪽이십니다.
여직원 1, 셀프계산대를 가리킨다.
상철 : 난 여기서 계산할 건데.
여직원 1 : (손짓으로 셀프 계산대를 가리키며) 그 쪽은 현금과 취소, 환불 도와 드리는 곳입니다. 카드 결제는 이쪽을 이용해 주십시오.
상철 : 아줌마, 나는 여기 고객이잖아. 내가 여기서 하겠다는데.
매장 안을 둘러보며 계산대 앞쪽 매대에서 쪼그리고 앉아 물품들을 진열하고 있는 여직원 2를 가리킨다.
상철 : 저기도 직원 있네. (셀프계산대를 가리킨 여직원 1을 쳐다보며 버럭) 고객이 여기서 하고 싶다고 하면 고객이 하고 싶은 대로 들어 줘야지. 안 그래?
(매대에 상품 진열하고 있는 여직원 들으란 듯 큰소리로) 아침부터 예쁘지도 않은 여자들이 재수 없게. 빨리 결제 안 해줘?
여직원 2가 상철의 진상 짓에 계산대 쪽을 바라보더니 계산대로 재빨리 다가온다.
여직원 2 : 네, 제가 결제 도와 드리겠습니다.
여직원 2는 일부러 상철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사무적이면서도 불친절하지는 않게 대한다. 상철이 던져 놓은 물품을 입력하며
여직원 2 : 포인트 있으신가요?
상철 : 그런 거 없어.
여직원 2 : 영수증 드릴까요?
상철, 그냥 고개를 끄덕인다. 여직원 2는 카드를 받아 결제를 하고 영수증과 카드를 상철에게 돌려준다.
상철, 출구 쪽으로 걸어가며 여직원 1의 옆을 지나간다.
상철 : 아줌마, 똑바로 합시다. 어?
여직원 1 : (애써 꾹 참으며) 네, 죄송합니다.
상철, 출구를 나간다.
S# 3. 주차장.
주차장 안, 차들 틈으로 눈에 띄게 밝은 색상과 비싼 차 브랜드 마크가 새겨진 상철의 스포츠카가 보인다.
상철, 건물 입구에서 나와 차에 오르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상철, 발신자를 확인한다. ‘꽃돼지 저금통’다. 상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표정을 풀기 위해 얼굴을 이리저리 운동하더니 애써 미소 지으며 전화를 받는다.
상철 : 어, 자기야!
S# 4. 건물.
5층짜리, 대리석으로 된 고급 건물 전경.
하늘에서 내려다본 건물 옥상.
반은 정원이 깔끔하고 예쁘게 정리돼 있고, 반은 고급스럽게 지어져 있는 집이다.
S# 5. 부엌.
깔끔하고 고급진 부엌, 식탁에 혼자 앉아 빵과 스프와 샐러드를 먹고 있는 미미의 뚱뚱한 뒷모습.
빵을 조금씩 뜯고 있는 미미의 통통한 손.
미미는 상철과 스피커 폰으로 통화 중이다.
미미 : 어디야?
미미의 통통한 다리, 미미의 굵직한 팔뚝, 미미의 큰 눈, 미미의 오똑한 코, 미미의 넓은 이마, 미미의 통통한 입술, 빵빵한 두 뺨, 통통한 얼굴.
알고 보면 아주 못생긴 얼굴은 아닌듯하지만 예쁘지도 않은, 전체적으로 통통한 미미의 모습.
그러나 교양 있고 우아하게 먹고 있는 미미의 모습.
-- 2화 --------
S# 1. 부엌.
교양 있고 우아하게 먹고 있는 미미의 모습, 스피커 폰으로 통화 중이다.
미미 : 오늘은 뭐할 건데?
미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거실의 샷시 통창 너머의 정원.
텅 빈 거실 소파에 뿅 하고 나타나는 비비, 마른 인형처럼 날씬하고 연예인급 미모다.
S# 2. 상철의 차 안.
스피커 폰으로 통화하며 운전 중.
상철 : 나야, 일하지. 우리 미미한테 민폐스런 남친 안되려면 남자가 일해야지, 안 그래?
상철, 허세 섞인 목소리.
S# 3. 부엌.
다 먹은 미미의 접시, 싱크대 위 한쪽에 놓인 커피머신에서 내려지고 있는 커피.
비비 : 그걸 믿니? (비비꼬며 흉내) 우리 미미한테 민폐스런 남친 안되려면 남자가 일을 해야지.
미미, 빈 접시를 손에 들고 일어서며 홱 고개를 돌려 비비를 노려본다. 비비는 익숙한 듯 개의치 않는다. 비비는 미미의 노려보는 시선을 느끼면서도 딴청을 하며 창밖의 정원 쪽을 쳐다본다.
미미 : 이따 다시 전화할게.
미미는 얼른 전화를 끊는다.
미미는 빈 접시를 싱크대 안에 갖다 놓고 진열장에서 예쁜 커피잔을 꺼내 내려진 커피를 따른다. 뽕 하고 미미의 바로 옆에 나타나 서 있는 비비.
비비 : 내 것도 좀.
미미, 비비를 노려본다. 비비는 어쩌라는 거냐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비비 : 너도 알잖아? 그놈이 너의 돈을 이용하는 거지, 진짜로 (미미의 아래 위를 보란 듯 훑어보며 손으로 훑듯이 가리킨다) 너를 좋아하는 건 아니란 걸.
미미, 입술을 깨문다. 분노가 치민다.
미미 : (이를 꽉 깨물고)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비비, 미미가 커피를 따른 커피잔을 들고 순간 이동하듯 휙 사라졌다가 샷시 통창 앞에 서 있다. 통창에 등을 기대로 여유 있게 커피를 한모금 마셔 보인다.
비비 : 우린 거래를 한 거잖아.
비비의 얼굴, 보란 듯 미소 지으며 미미를 도도하게 쳐다보는 눈빛과 표정
S# 4. 골목 (회상)
계단이 가팔라 보이는 판자촌 집 앞, 가로등도 없다. 판자촌 대문에 붙여진 임시 전등도 선명하게 밝지는 않다.
문 앞에 주저앉아 눈물 자국 가득한 미미의 모습, 마른 인형처럼 날씬하고 연예인급 미모다. 그러나 옷차림도, 낯빛도 지쳐 있고 초췌하며 초라하다.
그 앞에 서 있는 비비의 모습. 통통한 다리, 굵직한 팔뚝, 큰 눈, 오똑한코, 넓은 이마, 통통한 입술, 빵빵한 두 뺨, 통통한 얼굴, 전체적으로 통통한 비비의 모습.
비비 : 후회 안 하겠어? 진짜 (손가락으로 자신의 외모와 미미의 외모를 번갈아 가리키며) 바꿔도 괜찮겠어?
미미 : (애원하듯) 더는 이렇게 못 살겠어요. 할 수 있다면 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미미의 간절한 애원의 얼굴을 도도하게 내려다보는 비비의 모습.
S# 5. 부엌.
기억하냐는 듯 도도하게 미미를 쳐다보는 비비의 눈빛과 표정.
보란 듯이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더니 뒤로 돌아 샷시 통창을 활짝 연다. 창 옆에 기대 서서 들으란 듯
비비 : 네가 선택했고, 나는 존중해 줬을 뿐.
비비, 한 팔을 높이 들어 잘 꾸며진 정원을 가리키듯
비비 : 대신 너는 평생 써도 바닥 나지 않을 부를 가진 VVIP가 됐고
미미, 진열대에서 커피잔 하나를 천천히 꺼낸다. 커피잔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이 미미하게 떨리며 힘을 주고 있다.
비비, 다시 뒤를 돌아 부엌에 서 있는 미미를 웃으며 쳐다본다.
비비 :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지지 못한 걸 내가 줬잖아.
미미, 어두워진 표정으로 커피잔에 커피를 따른다. 커피잔에 채워지고 있는 진하고 검은 커피의 모습.
-- 3화 --------
S# 1. 백화점 안.
백화점 안, 허리를 꼿꼿이 펴고 로비를 걸어 다니는 미미.
사람들이 쳐다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최고 명품이다.
S# 2. 매장 안.
소파에 앉아 있는 미미, 직원이 정중하게 제품을 번갈아 가며 가져와 미미 앞에서 보여준다. 미미는 여유 있게 직원들이 준비한 차와 다과를 먹으며 제품들을 쳐다보는 얼굴.
S# 3. 매장 안 (회상)
직원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날씬하고 연예인 급 미모읲 미미, 소파에 앉아 미미가 들고 있는 제품을 보며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는 VVIP 고객.
괜스레 미미의 위아래만 힐끔힐끔 훑더니, 잠시 후 매장 매니저를 손짓으로 부른다. 매니저 VVIP 고객에게 다가가 고객의 손짓대로 몸을 구부리고 자세를 낮춘 채 귀를 갖다 댄다. VVIP 고객이 미미의 외모를 위아래로 힐끔 훑으며 매니저에게 귓속말을 한다. 매니저 애써 난감한 표정을 감추고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미미에게 다음 제품을 가져오라는 눈짓과 고갯짓을 한다.
미미, 잠시 나갔다가 새 제품을 가지고 들어오는데 매니저가 그 길목에 서 있다가 슬며시 미미의 발을 건다. 미미, 제품을 손에 쥐고 휘청이더니 바닥에 넘어진다. 제품이 바닥에 나뒹군다.
VVIP 고객이 재밌다는 표정으로 일어나 다가오더니 미미 앞에 두 무릎을 구부리고 자세를 낮춰 앉는다. 미미의 넘어진, 유니폼 치마가 허벅지로 올라가 있는 꼬라지를 노골적으로 쳐다본다.
VVIP : (속삭이듯) 어쩌나, 저 비싼 제품이 바닥에 나뒹굴었으니. 제품값 갚을 능력이 되려나? (히죽히죽 웃는다) 내가 보는 앞에서 넙죽 드러누웠으니 발가벗고 나한테 애원하며 내 몸 붙잡고 매달려봐. 가진 거 없으면 그렇게라도 해야지 사는 거야.
미미, VVIP 고객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는다. 너무나도 창피하고 비참함을 느끼는 얼굴. 두 눈에 고이는 눈물을 애써 참아 내는 얼굴.
S# 4. 매장 안.
소파에 앉아 직원이 든 제품을 보며 저만치 떨어져 공손하게 서 있는 매니저 (회상 속의 그 매니저다)
미미, 손짓으로 매니저를 부른다. 매니저가 다가온다.
미미 : 직원 말고 그쪽이 제품 보여줘요.
매니저, 고개를 끄덕인다. 애써 미소 지으며 한 발짝 물러나 직원과 같이 나간다.
미미는 소파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으며 매니저와 직원 쪽을 쳐다본다. 매니저가 직원과 서서 제품을 조심히 꺼내며 입을 삐쭉이고 있다.
매니저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소리 안 나게 헛기침하더니 제품을 챙겨 미미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 미미는 백을 챙겨서 매니저 쪽으로 걸어간다.
매니저 : 고객님, 제품 준비...
미미는 매니저가 말을 끝내기 전에 옆으로 지나가며 슬며시 매니저의 발을 건다. 매니저, 휘청이다 바닥으로 넘어진다. 매니저가 들고 있던 제품이 매니저의 손에서 튕겨 나가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미미는 은근 통쾌하다. 일부러 놀라는 척 한다.
미미 : 괜찮아요?
미미, 바닥에 나뒹군 제품을 쳐다보며, 딱하다는 듯 직원을 손짓으로 부른다. 직원이 다가오고 매니저는 애써 괜찮은 척 몸을 천천히 일으킨다.
미미, 백에서 블랙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당당히 건네며 시선을 매니저를 쳐다본다.
미미 ; 한 달 월급 얼마나 된다고, 저 제품 내가 결제할게요. 제품은 매니저님 가지세요.
직원은 매니저 눈치를 힐끔 보며 미미에게 카드를 건네받는다.
S# 5. VVIP 휴게실.
프라이빗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VVIP 휴게실 안 풍경.
문이 열리고 미미가 들어온다. 직원의 확인을 받고 안내를 받아 창가 자리에 앉는다.
-- 4화 --------
S# 1. VVIP 휴게실.
VVIP 룸 안은 전체적으로 북적이진 않는다. 시끄럽지도 않다. 표정들에 굶주림이나 긴박함이나 다급함도 없다. 옷차림이 눈에 띄게 화려함이나 요란함도 없다. 궁색함도 없다. 누군가에게 관심 끌기 위한 몸부림이나 과장됨도 없다. 간절함도 없다. 당연한 듯한 여유와
사람들이 조심스레 힐끔힐끔 미미를 쳐다보고는 만다. 미미 가까이 앉아 있는 한 모녀가 속삭이듯 말하는 소리가 미미에게 살며시 들리긴 한다.
고객여 : 전체적으로 세련되게 안목은 좀 있어 보이는데, (안됐다는 듯) 관리는 좀 하지.
시니어고객 여 : 어디 혼처나 들어오겠어. (걱정하는 목소리) 요즘 돈으로 성형이다, 몸매 관리다, 안 되는 게 어딨다고.
고객여 : 그래도 피부 관리 하나는 되게 신경 쓴 거 같은데 뭐. 피부가 깨끗하잖아.
시니어고객 여 : 피부 좋고 안목만 세련 된다고 되니? 요즘 남자들이 결혼 상대자 보는 눈들이 얼마나 높은데. 그나저나 너 이번에 선본 그 집안 애는 좀 어때?
고객여 : 한 번 보고 사람 어찌 알아요. 몇 번 만나 봐야지.
시니어 고객 여 : 요즘엔 같은 아파트 단지나 같은 모임 루트끼리만 사돈 맺는다더라. 집안은 엄마 아빠가 이미 다 인증 끝났으니 잘 만나봐. 요즘은 남자들도 자기 외모 관리부터 아주 깔끔하게들 잘해서 있는 집안들에서는 외모 못난 남자도 없다더라.
어느 순간 비비가 미미랑 마주 앉아 있다. 비비가 재밌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휘 둘러보더니 미미를 쳐다본다.
직원이 차와 다과를 미미 앞에 조용히 내려놓는다. 직원들과 사람들 눈에는 비비는 보이지 않는다.
미미는 비비가 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는 척하지 않는다. 직원이 갖다 두고 간 찻잔을 조용히 들어 입에 갖다 대며 창밖만 쳐다본다.
비비, 접시에 놓인 다과 하나를 집어 들고 입에 넣는다. 두 팔을 살짝 벌리고 소파에 여유롭게 편안하게 앉아 기분 좋은 표정이다.
비비 : 여긴 언제 와도 참 편안하고 좋아. (미미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너도 많이 익숙해졌다. 예전에 네 모습은 음 여기랑은 안 어울렸지. 지금은 돈땜에 네 옆에는 붙어 있어도 매일 밖에서 딴 여자들 끼고 노는 그런 놈을 품을 여유도 생기고.
비비는 킥킥거리며 혼자 웃는다. 미미는 비비의 말에 대꾸하지 않는다.
미미 : (혼잣말) 상철씨는 그래도 나한테 안쓰러운 정이라도 있는 거 같아서.
비비는 미미의 반응 하나 없는 태도와 무관심에 재미 없어지는 얼굴이다. 비비는 일어나 VVIP 룸을 유유히, 천천히 춤을 추듯 휘젓고 다니며 사람들을 하나하나 쳐다본다.
미미는 그런 비비를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겉으로 내뱉지 않고 속으로만 쉬는 깊은 한숨, 뭔가 쓸쓸하고 우울한 눈빛의 미미의 얼굴.
S# 2. 판자촌 (회상)
서울 시내 한쪽에 있는 판자촌 동네 전경.
판자촌 동네 전경 저편으로 보이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처럼 보이는 부촌 동네의 풍경.
S# 3. 작은 방안 (회상)
어두운 방 안, 벽에 걸린 낡고 오래돼 보이는 거울을 쳐다보고 멍하니 주저 앉아 있다. 천장에 걸려 있는 밧줄과 밧줄 아래 놓인 낡은 의자 한 개, 금방이라도 의자 다리가 부러질 듯 하다.
마른 인형처럼 날씬하고 연예인급 미모의 미미. 환청이 들리는지 우울하고 힘든 표정.
‘네가 가진 게 뭐 있니? 뭐, 그나마 믿을 거 하나 있는 그 잘난 몸뚱아리나 잘 굴려 보든지. 남자 손님들이 너만 힐끔거리잖아.’
‘얘, 부모 도박 빚에, 서울대 나온 네 오빠는 구질구질한 가족들이랑 연 끊는 조건으로 부잣집 데릴사위로 들어갔다며? 너도 네 오빠처럼 있는 집 남자라도 붙잡게? 아서라. 요즘은 점점 더 끼리끼리 지들끼리만 한 동네 사는 세상이야.’
‘그 외모 덕에 아이돌 연습생까지 했다며? 얘 거기서도 네 외모에 침만 흘리던 대표한테 당하고 도망쳐 놓고, 아서라. 요즘 세상에 외모만 이쁘면 뭐 하니? 너처럼 가진 거 하나 없이 이 서울시에 딱 하나 남은 판자촌에서 겨우겨우 살아 가는 주제에.’
두 손으로 귀를 막고 흐느끼며 몸부림치는 미미.
결심한 듯 낡은 의자 위로 올라가 밧줄에 목을 집어넣고 의자 위에서 발버둥 친다. 낡은 의자의 다리 하나가 삐긋거리며 부러지고 발버둥치는 미미의 몸에 밧줄이 끊어진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미미.
울부짖는다.
미미 : (절규) 나보고 어쩌라고? 이래도 저래도 안되면 나는 여기서 그냥 이렇게 비참하게만 살으라고?
어둡고 작고, 초라하고 낡은 작은 방 안.
그 방 안 방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고 울부짖는 미미의 모습.
-- 5화 --------
S# 1. 방 안 (상철의 꿈속)
세련되게 예쁘게 잘 꾸며진 방 안, 가구들도 꽤 비싸 보인다. 전부 압류 딱지가 붙여져 있다. 방바닥에 다이어트약과 수면제 약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한 가운데 쓰러져 죽어 있는, 우윳빛 피부에 170cm가 조금 넘는 키에 뚱뚱하고 비대한 모습인 상은의 모습.
방문이 활짝 열려 있고, 방문 옆에 상은을 쳐다보며 넋 나간 얼굴로 등을 벽에 기대고 주저앉아 있는 상철의 모습. 얼굴에는 눈물 자국들이 흥건하다. 두 눈에는 아직도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활짝 열린 방문 밖으로 보이는 넓고 잘 꾸며진 거실과 부엌, 가전제품이다 가구마다 붙여져 있는 압류 딱지들.
방안과 거실을 왔다 갔다 하는 경찰들과 과학수사대.
주저앉은 상철 앞에 놓여 있는, 각종 독촉 장들과 압류 우편물들.
두 주먹을 꽉 쥐고 주구 하나 죽일 듯 분노에 타오르는 상철의 두 눈이 향해 있는 곳, 상은의 20대 초반 날씬하고 멋지게 모델 생활을 했던 프로필 사진이 크게 한 장 걸려 있다.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는 상철.
상철 : 이게 다 그 새끼 때문이야. 이게 다 그 새끼가 우리 누나를, 우리 누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그 새끼가.
주변을 거칠게 둘러보더니 부엌으로 가 칼을 손에 집어 드는 상철의 모습이 활짝 열린 방문으로 보인다.
상철 : 내가 죽여 버릴 거야. 누나가 나한테 어떤 존잰데, 내가 그 새끼 만나지 말라고, 그 새끼 말 듣지 말라고 그랬는데, 그 새끼가 결국, 결국.
몸부림치고 소리소리 지르는 상철을 제압하고 바닥에 눕혀 누르는 경찰. 방바닥에 죽어 쓰러져 있는 상은을 쳐다보며 악을 쓰고 분노에 차 눈물을 흘리는 상철의 얼굴.
S# 2. 상철의 차 안.
경기 일으키듯 잠에서 깨는 상철, 밖에서 차창을 두드리며 차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슬기.
딱 봐도 타이트하고 야한 슬기의 옷차림.
슬기 : 차 문 다 잠가 놓고 뭐해? 문도 안 열어 주고.
상철, 꿈 때문에 멍하다.
슬기, 차창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슬기 : 오빠, 문 안 열어 줄 거야?
상철, 정신을 차리고 차창 밖에서 차 문손잡이를 잡고 까딱거리고 있는 슬기를 쳐다본다. 차 문을 열어 준다.
조수석에 냉큼 올라타 차 문을 닫고는 상철의 몸에 가까이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 슬기.
슬기 : 오늘은 뭐 하고 놀 건데?
상철, 꿈이 생각나 고개를 흔들며 털어버린다. 일부러 빠르고 비트 경렬한 음악을 크게 튼다.
상철 : 일단 가자. 달리다 보면 알겠지.
상철은 스포츠 탑 개폐 버튼을 누른다. 스포츠카의 탑이 천천히 오픈되고, 상철은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슬기, 짜릿하고 좋다는 듯 두 손을 높이 쳐들고 흥겨워한다.
S# 3. 도로 위.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의 도로.
주차장 입구에서 빠져나와 도로로 나오는 상철의 스포츠카.
상철의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빠르고 비트 경렬한 음악.
S# 4. 강남 클럽.
강남 번화가 거리 한복판에 있는 클럽 전경.
-- 6화 --------
S# 1. 브런치 카페.
카페 안, 창가 구석 자리에 마주 앉아 있는 상철과 슬기.
상철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슬기의 옷차림이 확실히 마음에 들진 않는다.
상철 : 너 스타일 좀 바꾸면 안 되겠니?
슬기, 왜 그러냐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상철은 고갯짓으로 사람들이 은근히 쳐다보는 시선들을 고갯짓으로 눈치를 준다.
브런치 카페 안, 테이블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슬기처럼 싸구려에 야한 사람은 없다. 슬기는 괜히 위축되는 걸 애써 아닌 척 다리를 꼬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 실컷 보라는 듯 앉는다.
직원이 다가와 커피 두 잔을 먼저 내려놓는다. 상철에게 주문받은 브런치 메뉴 샐러드, 토스트 세트, 스프도 내려놓는다. 슬기와 상철을 조심히 곁눈질로 쳐다보고는 가 버린다.
직원이 눈초리를 느낀 슬기. 입을 삐죽인다.
슬기 : 옷이 이런 거 뿐인데 어쩌라고?
상철, 피식. 수저를 집어 들고 스프 먼저 떠먹는다.
상철 : 이거 먹고 쇼핑하러 가자. 오빠나 깔끔하게 세련되고 좋은 옷 몇 벌 사 줄게.
슬기, 기분이 좋아져서 포크를 들고 한 입 먹는다. 커피를 마시려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은근히 곁눈질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일부러 우아한 척 커피 잔을 들어 조신한 척 입에 대는 시늉을 한다.
상철은 그런 슬기를 보며 다시 혼자 피식 웃더니 천천히 먹기 시작한다. 두 눈을 은근슬쩍 창밖 클럽 입구에 가 있다.
슬기, 아직 문이 닫힌 클럽 입구를 은근슬쩍 자꾸 쳐다보는 상철을 본다.
슬기 : 근데 오빠는 왜 매일 저 클럽만 가?
상철 : 저 클럽 사장 새끼 살피러.
슬기 : 돈 빌려줬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상철 : (혼잣말) 더 소중한 걸 빌려줬었지.
클럽 입구를 쳐다보는, 애써 분노를 참고 침착한 척하는 상철의 얼굴.
S# 2. 인서트.
상은 옆에서 다정하게 가까이 앉아서, 행복해하는 상은을 쳐다보며 다정하게 웃고 있던 기석의 모습.
S# 3. 브런치 카페.
포크로 샐러드를 내리치는, 포크를 꺽어 버릴 듯 힘주어 쥔 상철의 손.
슬기, 뭔가 있다는 듯 상철을 순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철을 관찰하듯 쳐다보지만 금세 백지처럼 애교 부리며
슬기 : 나, 갖고 싶은 백 있는데 그것도 사 주면 안 돼?
상철 : 그래.
주머니에서 보란 듯 블랙 카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슬기, 냉큼 블랙 카드를 집어 들고 휘황찬란한 눈으로 살펴보는데
슬기 : 근데 이거 오빠 거 아니지? 이렇게 막 써도 돼?
상철 : (슬기 말에 좀 걸리지만, 쿨한 척) 내가 걔 생명의 은인에 공식적인 연이.
슬기 : (입을 삐죽) 사랑하진 않잖아? 그러니까 맨날 나 같은 여자애들 만나서 노는 거고.
상철 : (괜히 버럭) 좋아는 하거든.
사람들이 쳐다본다. 상철은 멋쩍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슬기 : (혼잣말하듯) 돈 땜에 이용하는 건 아니고? (빈정대듯) 결혼이라도 하려고? 저번에 보니까 뚱뚱하고 예쁘지도 않던데. 돈도 많으면서 살은 왜 못 뺀데, 요즘 병원에서 돈만 주 살도 다 빼준다던데.
상철, 조용히 하라는 듯 포크를 슬기 얼굴 앞에 흔들어 보이며
상철 : 세상에 뭐 너처럼 마른 애들만 사람이냐? 내 앞에서 걔 흉보지 마라. 걔가 그래 봬도 세련되게 보는 안목도 있고, 너처럼 하는 짓이 천박하진 않거든.
슬기 : (너무하는 거 아니냔 표정으로) 천박?
상철 : (작은 한숨) 됐어. 괜히 마음에 담지 말고, 빨리 먹고 쇼핑이나 가자.
상철은 엉덩이를 살짝 들고 일어나 슬기 손에서 블랙 카드를 홱 뺏어서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저만치서 테이블 앞에 앉아 이를 다 지켜보고 있는 비비의 모습.
상철이 쳐다보던 클럽을 의미 있는 두 눈으로 쳐다보는 비비의 얼굴.
-- 7화 --------
S# 1. 도로 위.
도로 위 차들 틈으로 보이는 미니 쿠퍼 차.
운전석에 보이는 미미의 모습.
S# 2. 건물.
미미의 건물 전경.
건물 주차장 입구로 들어가는 미미의 차.
S# 3. 주차장.
지정 자리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미미, 동시에 트렁크가 열린다.
트렁크에서 백을 몇 개 꺼내는 미미.
경비원이 다가와 인사한다.
경비원 : 백화점 다녀오셨나 보네~
미미 : 네.
경비원, 백을 들어주려 하며
경비원 : 아구, 이리 주셔. 내가 들어다 드릴게.
미미, 아니란 듯 백 든 손을 옆으로 일부러 비키며
미미 :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가 해요.
미미는 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건물 입구 안으로 들어간다.
경비원, 가만히 서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미미를 보며
경비원 : (혼잣말) 사람 심성은 참 괜찮은데 (고개를 갸웃하며 경비실로 돌아간다)
S# 4.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 미미 혼자다. 비비가 휙 하고 미미 옆에 나타난다.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서서 미미가 든 쇼핑백을 쳐다본다.
비비 : 혼자 쇼핑하는 거 안 심심해? 네 남친이란 놈은 네 카드 가지고 다른 여자애 옷이랑 백이나 사 주고 있는데.
미미, 대답하지 않는다. 비비, 피식 웃더니 혼잣말처럼 들으란 듯
비비 : 또 그 클럽 간다더라.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미미, 비비를 쳐다본다. 걱정되는 얼굴로
미미 : 그 클럽?
비비 :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 클럽.
비비, 미미 옆에 가까이 다가가 선다. 속삭이듯한 목소리로, 진짜 궁금하지 않냐는 듯한 표정으로
비비 : 정말 그 새끼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건가?
걱정이 가득해지는 미미의 얼굴.
S# 5. 집 안.
대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미미, 뒤따라 들어오며 미미의 얼굴을 살피는 비비.
거실에 쇼핑백을 내려놓는다. 소파에 던지듯 백을 내려놓고 서서 창밖의 정원을 쳐다보는 미미. 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상철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음이 길게 울리며 받지 않는다.
다시 상철에게 전화를 거는 미미.
S# 6. 상철의 차 안.
타도 닫혀 있고 시동이 꺼져 있는 차 안, 아무도 없다.
운전석 의자 안쪽에 떨어져 있는 상철의 핸드폰, 핸드폰의 진동이 계속 울려 댄다.
S# 7. 집안.
거실 소파 앞에 서서 핸드폰으로 상철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미미.
신호음만 길게 울리고 받지 않는다. 다시 걸어보지만 신호음만 길게 울리고 받지 않는다.
미미, 뒤에 서서 미미를 살펴보는 비비를 홱 돌아본다.
미미 : 지금 어디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