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혼자 무너지는가. 서경의 뒷모습.
---- 12화 --------
S# 1. 녹음실 안.
MR 더빙 녹음하고 있는 브레드 김, 브레드 김 뒤 3인용 소파에 앉아 듣고 있는 인하. 두 손으로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인하는 핸드폰으로 인터넷 기사 검색을 해 본다. 유윤영과 고천성이 밀착돼 다정히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잠시 후, 인하가 벌떡 일어난다. 인하는 녹음실을 나간다.
브레드 김, 손을 들어 녹음을 중단시킨다.
브레드 김 : 좀 쉬자.
브레드 김은 녹음실을 나간다.
S# 2. 건물 앞.
녹음실 건물 앞, 건물에서 나오는 인하.
뒤따라 뛰어와 인하의 팔목을 잡는 브레드 김.
브레드 김 : 가야겠어?
인하 : 걔, 진짜 친구는 나밖에 없어. 결국 서경이 혼자만 망가질 거야. 걔 옆에 가족도 아무도 없어.
브레드 김 : 내가 누나를 여자로서 사랑하는 건 아니?
인하, 말없이 브레드 김을 쳐다본다.
인하 : 그냥 친구라고. 친구라고는 나밖에 없는 진짜 외로운 애야. 형제 같은 친구라고, 남자 아니고.
브레드 김, 인하의 두 눈을 쳐다본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더니 부드럽게 말한다.
브레드 김 : 내 차 타고 가. 같이 가.
인하는 브레드 김이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저만치 보이는, 눈에 띄는 색상의 많이 비싸 보이는 브레드 김의 외제차.
S# 3. 브레드 김의 차 안.
차 안이 조용하다. 브레드 김은 생각에 잠긴 채 운전하다가 신호에 걸려 차를 세운다.
브레드 김은 조심히 말을 건넨다.
브레드 김 : 말해 줄 수 있어?
인하 : 뭘?
브레드 김 : 그쪽은 부유하게 자랐다며? 그런데 이서경은
브레드 김은 말을 잇지 못한다. 인하, 회상에 잠기는 표정이다.
S# 4. 거실 (회상)
인하의 따귀를 때리는 성관, 화가 잔뜩 나 있다.
성관 : 경영과가 아니라, 어디?
인하, 순간 휘청인 몸에 중심을 잡고 서서 입술을 꽉 깨물고 성관을 똑바로 본다.
인하 : 실용음악과요.
성관, 기막히다. 거실을 둘러본다. 뭔가 집어던지고 싶은 얼굴이다.
소파에 앉아서 너무 시끄럽고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앉아 있는 이연.
성관, 안 되겠다는 얼굴로 인하의 방으로 성큼성큼 빠르게 들어가더니 전자 키보드를 두 손에 들고 나와서 거실 바닥에 힘껏 내동댕이친다.
성관 : 그냥 취미라며? 그냥 숨 쉴 구멍 하나 달라고, 그거면 된다며? 그래서 허락했더니 뭐? 어디를 들어가?
성관, 성이 안 풀리는지 거실 구석에 세워둔 골프 가방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들고 온다. 드라이버로 거실 바닥에 내동댕이친 전자 피아노를 내리치기 시작한다.
S# 5. 브레드김의 차 안.
그냥 피식 웃는 인하,
인하 : 부유한 게 좋은 건가?
브레드 김: 부유한 게 나빠? 가난한 건, 가진 게 너무 없이 사는 게 좋은 건 아니잖아?
인하, ‘흠’하는 표정
S# 6. 고등학교 체육관 (회상)
학교 체육관 안, 불이 꺼져 있다. 인하가 슬며시 들어와 문을 소리 안 나게 조심히 닫는다. 불이 꺼진 체육관 안을 쳐다보며 크게 심호흡한다.
책가방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 놓고. 체육관 가운데 바닥에 벌러덩 누워 버린다.
인하의 두 눈에 들어오는 체육관 천장, 인하는 잠시 쳐다본다.
인하 : (혼잣말) 조용해서 좋다.
그때, 체육관 창고에서 들리는 소리.
문을 열려고 하는 건지, 여기 있다고 문을 두드리는 건지 신경이 쓰이는 소리다.
인하는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킨다. 밖에서 자물쇠로 잠겨 있는 창고 문을 쳐다본다. 두드리고 있다. 안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하는 벌떡 일어나 창고 문 앞으로 다가간다. 안에서 지친 기침 소리가 들린다. 힘겨운 신음소리도 들린다. 인하는 주변을 둘러본다. 구석에 창고 열쇠를 누가 던져 놓은 듯 팽개쳐져 있다.
인하는 열쇠를 집어 들고 자물쇠를 풀고 창고 문을 연다. 서경이 얻어터진 모습으로 문 옆 벽에 기대앉아 있다.
서경 : 살았다.
서경은 힘없이 피식 웃고 있다. 인하는 그런 서경이 실없는 미친놈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잘생겼다. 얻어 터져서 입술이 터져 있고 얼굴이 맞아 터진 멍 자국이 있는데도 잘생겼다.
---- 13화 --------
S# 1. 브레드김의 차 안.
운전하며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긴 듯한 인하를 힐끔힐끔 곁눈질 하는 브레드 김.
궁금하지만, 인하의 침묵에 조용히 기다린다.
S# 2. 도로 위.
한낮의 도로 위, 차들 틈으로 부드러우면서 눈에 띄는 색상으로 달리고 있는 브레드 김의 차.
S# 3. 단지 안.
단지 안, 동 앞에 모여 있는 몇 몇의 기자들.
단지 앞에 확인차 서 있는 브레드 김의 차.
기자 1, 서경의 집 쪽을 올려다보며 상의 안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지만 단지 안을 둘러보며 담배 한 개 피를 꺼내려다 만다. 왠지 담배 피기엔 단지가 눈치 보이고 고급스럽다.
그러다 단지 출입문이 열리는 곳으로 시선을 우연히 돌리는데 눈에 띄는 색상의 외제차, 게슴츠레 눈을 뜨고 집중해 보는데 운전석에 유명 프로듀서 겸 작곡가 브레드 김. 그리고 조수석에 작사가 인하가 보인다.
기자 1, 빠르게 서경의 집 쪽과 브레드 김의 차 안을 번갈아 쳐다보며 쁘르게 브레드 김 차가 오는 쪽으로 앞서 다가간다.
기자 1 : (혼잣말) 스캔들 덤인가?
브레드 김의 차가 정차하고 기자 1이 빠르게 다가가는 걸 뭔데 하며 지켜보다, 차에서 내리는 브레드 김과 인하를 보는 기자들.
기자들이 뒤늦게 달려온다.
기자 1 : 평소 이서경과 오랜 친구로 알려져 있는데, 친구 맞으신가요? 혹시 이서경씨가 유윤영 대표와 하인하 씨 사이에서 삼각관계였나요? 지금 이 순간 이서경씨를 찾아오신 이유가 뭘까요?
브레드 김, 기자 1 앞을 막아 서서 인하를 보호한다. 브레드 김, 단호한 목소리로 경고하듯 말한다.
브레드 김 : 하인하, 내 여잡니다. 하인하와 이서경은 그냥 오랜 친구일 뿐입니다. 선을 넘는 기사에는 법적 대응 하겠습니다.
브레드 김, 인하를 한 팔로 껴안고 보호하며 동 건물 출입구로 걸어간다.
기자 1 : (흥미롭다는 표정) 내 여자는 건 두 분이 연인 사이라고 공표하시는 겁니까?
기자 1, 브레드 김과 인하의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다른 기자들도 인하와 브레드 김의 사진을 찍는다.
동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인하와 브레드 김.
S# 4.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재빨리 타는 브레드 김과 인하.
브레드 김, 슬며시 인하를 껴안은 팔을 내리며 벽에 기댄다. 왠지 기분이 좋다.
S# 5. 인서트.
브레드 김 : 하인하, 내 여잡니다.
S# 6. 엘리베이터 안.
브레드 김은 슬며시 인하의 표정을 살피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그냥 모른척 하는 거 같다.
브레드 김 : (속엣말) 싫지는 않은가 보네? 내 공개 고백이 싫진 않은 거겠지?
브레드 김, 왠지 기분이 좋다.
---- 14화 --------
S# 1. 서경의 집안.
소파 앞, 거실 바닥에 누워서 잠들어 있는 서경.
창마다 커튼이 다 쳐져 있고 어둡다.
집 안이 너무 깨끗하다. 술병 하나 보이지 않는다.
대문 여닫는 소리 들리고 거실로 들어오는 인하와 브레드 김.
인하는 소파 앞 거실 바닥에 누워 쪼그리고 잠들어 있는 서경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 브레드 김은 창 앞으로 다가가 조용히 커튼을 젖힌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침실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갖고 나온다. 서경에게 이불을 살며시 덮어 주는 브레드 김.
브레드 김 ; 그래도 술에 쩔어 처박혀 있는 건 아니네.
부엌에 들어가 살펴보는 브레드 김.
브레드 김 : 아무것도 안 먹은 거 같은데?
인하, 가만히 서경을 쳐다보고 서 있더니 돌아서 현관으로 간다.
브레드 김은 ‘어, 머지?’ 싶은 표정으로 서경을 곁눈질하고는 재빨리 인하를 따라 나간다.
S# 2. 복도.
일레베이터 앞 복도, 인하가 버튼을 누른다.
따라 나온 브레드 김.
브레드 김 : 그냥 가? 걱정돼서 온 거 아니었어?
인하, 아무말 안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인하는 성큼 엘리베이터 안에 탄다. 브레드 김도 재빨리 따라 탄다.
S# 3. 서경의 집안.
서경, 두 눈이 꿈틀거린다. 게슴츠레 눈을 떴다가 감았다, 다시 뜬다. 창에 쳐 놓은 커튼이 젖혀져 있다.
서경은 미간을 찌푸린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창으로 비춰 들어오는 빛이 싫다.
S# 4. 인서트
카메라 셔터들이 여기저기 터지고 있다.
S# 5. 서경의 집안.
서경은 눈을 반쯤 감고 미간을 찌푸린다. 환청이 들린다.
기자 1 : (E) 이서경씨 대답 좀 해 주시죠?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기자 2 : (E) 유윤영 대표랑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유윤영 대표는 이미 선택을 하신 거 같은대요.
기자 3 : (E) 이서경씨 팬들한테는 할말 없으신가요?
기자들 : (E) 이서경씨
서경은 두 손으로 두 귀를 막는다. 고개를 숙이고 괴로워하는가 싶더니 벌떡 일어난다. 핸드폰을 챙겨 들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간다.
S# 6. 드레스 룸.
서경은 드레스 룸으로 들어와 빠르게 후드티로 갈아입는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하나 꺼내 쓴다. 재킷을 챙겨 입고, 마스크를 꺼내 쓴다.
나가는 서경.
---- 15화 --------
S# 1. U엔터 건물.
U엔터 건물 앞, 브레드 김의 차가 건물 주차장 입구로 들어간다.
S# 2. 브레드김의 차 안.
주차를 마치고 시동을 끄는 브레드 김의 손, 건물 입구를 마음에 안 든다는 쳐다보는 얼굴.
브레드 김 : 여긴 왜 와?
인하,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린다.
브레드 김, 이건 아닌데 싶은 표정이지만 따라 내린다.
S# 3. 대표이사실 안.
유대표가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다.
문이 벌컥 열린다.
윤영, 문 쪽을 쳐다보는데 인하가 재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들어온다.
윤영, 의자에 등을 푹 기대고 인하를 쳐다본다.
책상 앞으로 바짝 다가와 서는 인하, 뒤에서 어쩔줄 몰라하며 뒤따라 들어온 비서와 브레드 김.
비서 : 죄송합니다, 대표님. 안된다고 말렸는데
비서, 옆에 선 브레드 김을 힐끔 쳐다보며 난처한 표정.
윤영, 피시. 괜찮다는 표정, 손짓으로 비서에게 나가라고 한다.
비서가 문을 조심히 닫고 나간다.
윤영,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앞으로 가 선다. 창턱에 살며시 걸터앉아 인하를 쳐다보며 팔짱을 끼고 고개를 당당히 든다.
윤영 : 내가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너 이서경 사랑하지?
브레드 김, 어이가 없다.
브레드 김 : 하인하, 내 여자거든.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윤영, 닫힌 문 앞에 기대 서 있는 브레드 김을 힐끔 쳐다본다. 재밌다.
인하, 윤영 앞으로 바짝 다가가 선다.
인하 : 서경이 버릴거에요?
윤영, 인하의 시선을 피해 살짝 몸을 옆으로 돌려 창밖을 내려다본다.
인하 : 처음부터 그냥 서경이 애정결핍 이용한 거죠? 교묘하게.
윤영이 창밖을 내려다보는데 모범택시 한 대가 U엔터 건물 앞에 선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쓴 서경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급히 내려 건물 안으로 재빨리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윤영, 서경인 걸 금세 알아본다.
윤영 : (혼잣말처럼) 늬들은 사랑, 사랑, 사랑 그놈의 사랑.
혼잣말처럼이지만 인하와 브레드 김에게 다 들린다.
윤영, 인하를 똑바로 본다. 비웃는 듯한 얼굴이다.
인하의 어깨 너머로 문 옆에 기대서서 인하를 건드리면 곧바로 달려올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브레드 김을 힐끗 쳐다보고 다시 인하를 똑바로 본다.
윤영 : 도대체 너네는 참 희한한 관계들이야. 우스워.
문이 열리려 하는데 문에 기대서 있는 브레드 김 때문에 덜컹거린다. 브레드 김은 문에서 크게 한걸음 옆을 비켜 난다.
문이 열리고 서경이 들어온다.
윤영 앞에 서 있는 인하를 본다. 문 옆에 비켜나 있는 브레드 김도 힐끗 본다.
그리고 윤영을 본다. 윤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간다.
서경 : 얘기 좀 해.
인하, 윤영을 쳐다보는 서경의 옆모습을 쳐다본다. 왠지 짜증이 난다.
인하는 돌아서 문 쪽으로 걸어간다.
걸어가다가 문 옆, 벽 가운데 붙어 있는 서경의 큰 브로마이드 사진을 본다. 인하는 한 손으로 거칠게 그 브로마이드 사진을 북 찢어서 걷어낸다. 자신을 쳐다보는 서경과 윤영을 쏘아보듯이 한 번 쳐다보고 돌아선다.
브레드 김, 조용히 휘파람을 불며 인하 보란 듯 문을 활짝 열어 준다.
인하와 브레드 김이 나간다. 문이 쾅 닫힌다.
찢어진 채 바닥에 나뒹구는 서경의 브로마이드 사진.
창가 앞, 마주 대하고 있는 서경과 윤영. 창으로 비춰 들어오는 햇빛.
---- 16화 --------
S# 1. 대표이사실 안.
창가 앞, 마주 대하고 있는 서경과 윤영.
서경 : 왜 전화 안 해? 왜 나한테 안 왔어?
윤영, 질린다는 표정으로 서경을 쳐다보더니 일어선다.
윤영 : 내가 너한테 왜 가? 나보고 이혼이라도 하라는 거니?
윤영은 천천히 걸어서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허리를 펴고 인터폰을 누른다.
윤영 : 여기 얼음 가득 넣어서 두 잔만 부탁해.
비서 : (E) 네.
서경, 윤영을 쳐다본다. 슬프고 우울한 서경의 얼굴, 초췌하다.
서경 : 그런 말이 아니잖아. (너무 화가 난다. 욱한다) 나는 뭐야 그럼?
문이 열리고 비서가 쟁반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든 투명하고 긴 유리잔 두 개를 받쳐 들고 들어오다 멈칫한다.
윤영, 괜찮다는 듯 빨리 가져오라는 손짓을 한다.
비서, 탁자 위에 내려놓고 나간다.
윤영은 바로 집어 들고 벌컥 마시고 내려놓는다.
윤영 : 너도 시원하게 마셔. 열받은 그 속에 들이부으면 순간이라도 냉정해지니까.
서경, 윤영을 쳐다보는 눈빛에 분노가 차오르고 있다.
서경은 화난 발걸음으로 재빠르게 윤영에게 다가간다. 두 손으로 윤영을 일으켜 세워 강제로, 거칠게 키스한다.
윤영, 그냥 받아들이고 서경의 키스에 몰입한다. 긴 키스, 서경은 윤영의 상의 단추에 손을 가져간다. 윤영의 상의를 벗기려 한다.
윤영은 그 순간, 냉정하고 확실하고 거세게 서경을 밀어낸다.
서경, 순간 옆의 긴 소파 위로 쓰러진다.
윤영 : (단호) 거기까지. 너랑 나는 이제 거기까지야. 모르겠어?
서경, 윤영을 노려본다.
윤영 : 너랑 맞는 여자 찾아, 사랑 구걸하며 징징대려면. 너는 내가 사랑 같은 거로 너 같은 애 품에 안길 여자로 보이니?
서경, 어이없다. 화나서 미칠 거 같다.
서경 : 나 같은 애가 어떤 앤데?
윤영, 피식. 너무 웃긴다. 너무 어이없고 웃겨서 키득거린다.
윤영 : 네가 어떤 앤지 정말 몰라서 물어?
서경을 의미있게 쳐다보는 윤영의 얼굴.
S# 2. U엔터 건물 안 (회상)
여기저기 불이 다 꺼져 있는 건물 안.
S# 3. 복도 (회상)
U엔터 건물 안, 유일하게 불이 커져 있는 연습실 앞 복도.
러닝을 한 츄리닝 차림으로 복도를 걸어 불이 켜진 연습실 안을 들여다보는 윤영의 모습.
이제 막, 춤 연습을 마치고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 있는 서경의 모습.
S# 4. 연습실 안 (회상)
U 엔터의 유일하게 불이 커져 있는 연습실 안.
벽 전체가 거울로 돼 있는 맞은편 벽에 기대앉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연습생 시절 서경의 모습.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문이 열리고 윤영이 들어온다. 서경의 옆에 가 서경처럼 벽에 기대 앉는다.
윤영 : (미소) 넌 진짜 목숨 건 사람처럼 열심히구나.
서경, 윤영을 쳐다본다.
서경 : 나한테는 이 꿈이 다니까요. (숨을 가다듬는다) 유일하게 나를 품어주고 내가 노력하는 만큼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유일한...
서경, 말을 하다 만다. 윤영,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자신을 쳐다보는 서경을 지그시 쳐다본다. 서경의 얼굴이 왠지 애잔하고 안쓰럽다.
윤영 : (부드럽게 소곤거리듯) 정말로 너를 품어주고 살아 있게 만드는 유일한 거야?
윤영, 지그시 서경을 쳐다보며 한 손으로 서경의 뺨을 어루만지더니 서견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다. 갑자기 딥 키스를 해 오는 윤영에게 당황해 얼굴을 떼려는데 윤영이 숨이 다소 거칠어지며 속삭인다.
윤영 : 괜찮아. 너를 품어주고 살아 있다는 걸 알려 주는 게 또 있다는 걸 가르쳐 주려는 것 뿐야.
서경, 잠시 머뭇 하다 윤영의 딥키스에 같이 빠져든다.
---- 17화 --------
S# 1. 주차장.
U엔터 건물의 주차장, 차들 틈으로 주차 돼 있는 브레드 김의 차.
S# 2. 브레드김의 차 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인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시동만 걸어놓고, 운전대 잡은채 머뭇거리고 있는 브레드 김.
인하는 차창 밖, 건물 입구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뭔가 말을 하려다, 지금은 아니다 싶은 표정으로 인하를 따라 건물 입구를 쳐다보는 브레드 김의 시선.
잠시 후, 건물 입구에서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마스크 낀 채 나오는 서경의 모습이 보인다.
S# 3. 주차장.
서경은 주차장 안을 둘러보더니 윤영의 차 앞으로 간다. 서경의 한 손에 서경이 받았던 최고의 인기상 트로피가 들려 있다.
윤영의 차 앞에 서서 윤영의 차를 노려보는 서경의 두 눈,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고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분노에 가득 차 있다.
손에 든 트로피로 윤영의 차 트렁크를 힘껏 내리치는 서경. 계속 내리치며 소리지르는 서경.
차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서경 : 사랑이 어때서? 사랑이 뭐, 사랑하면 안 돼? 사랑이 어때서? 사랑을 구걸이나 하는 징징댐으로만 치부하는 당신이 이상한 거 아냐?
서경은 울부짖으며 윤영의 차 트렁크를 계속 내리친다.
서경의 뒤로 뛰어와 달려오는 인하와 브레드 김, 양쪽에서 서경을 말리고 진정시키며 서경을 양팔을 양쪽에서 붙잡는다.
서경을 말리며 붙잡고 차로 데리고 가 태우는 인하와 브레드 김.
S# 4. U엔터 건물.
U엔터 건물 주차장 입구에서 나오는 브레드 김의 차.
S# 5. 주차장,
건물 입구에서 급히 뛰어나오는 윤영과 비서.
윤영의 차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주차장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경고음 소리.
윤영의 차 트렁크가 심하게 일그러져 있다. 윤영, 미친 듯이 웃어 댄다.
윤영 : 뭐야, 진짜.
S# 6. 도로 위.
차들 틈으로 달리고 있는 브레드 김의 차.
브레드 김의 차 안에서 음악이 크게 흘러나오고 있다.
S# 7. 브레드김의 차 안.
운전을 하며 룸미러로 뒤 자석을 힐끔힐끔하는 브레드 김의 한숨 섞인 표정.
조수석에 아무 말 없이 앉아 창밖만 쳐다보는 인하의 눈치를 살핀다.
뒤 자석을 다 차지하고 쓰러져 눕듯 울부짖으며 몸부림치고 있는 서경의 모습.
S# 8. 도로 위.
한강이 보이는 도시 한복판의 도로 위, 노을이 지고 있는 하늘 풍경을 등지고 있다.
브레드 김의 차가 달리고 있는 도로 위 전경.
---- 18화 --------
S# 1. 서경의 집안.
대문이 열리고, 서경을 부축하듯이 끌고 들어오는 브레드 김.
서경을 거실 바닥에 내팽개치듯 데려다 놓고 돌아선다. 돌아서다가 멈춰 서서 그대로 거실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 버린 서경을 내려다본다. 진짜 마음에 안 든다.
브레드 김 : 뭐라도 좀 먹어요. 인하가 걱정 안 하게.
돌아서 가려다 다시 멈춰 서서, 서경을 내려다보며 화가 났지만 애써 참으며.
브레드 김 : 설마 진짜 사랑인 줄 알았어요?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죠?
브레드 김은 거실 바닥에 웅크리고 누워 있는 서경의 모습이 한심해 보인다.
브레드 김 : 어린애에요? 그런 걸 사랑인 줄 알고 징징거리게?
브레드 김, 뭔가 더 말하려다 말고 그냥 나가버린다. 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
서경, 거실 바닥에 웅크리고 누운 채 두 눈을 뜬다.
브레드 김 : (E) 설마 진짜 사랑인 줄 알았어요?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죠?
브레드 김이 하고 간 말이 귓가에 맴돈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서경 : 왜 사랑이면 안 되는데?
S# 2. 브레드김의 차 안.
조수석에 앉아 창밖의 동 건물, 서경의 집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인하.
S# 3. 인서트.
손에 든 트로피로 윤영의 차 트렁크를 힘껏 내리치는 서경의 모습.
S# 4. 브레드김의 차 안.
생각할수록 너무 어이가 없다. 작은 한숨이 섞인 실없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인하.
인하는 웃기 시작한다.
백미러, 동건물 안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브레드 김의 모습.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기 시작하는 인하.
운전석 차 문을 열고 타며 인하를 쳐다보는 브레드 김의 표정.
브레드 김 : 괜찮아?
인하,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배꼽을 잡고 웃는다. 실성한 사람처럼.
브레드 김, 운전대를 잡고 인하의 실성한 웃음을 쳐다보며 차를 출발시킨다.
브레드 김 :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인하는 배를 잡고 혼자 소리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S# 5. 대표이사실 안.
윤영이 소파에 앉아 한 손으로 이마를 매만지며 앉아 있다.
S# 6. 인서트.
보기 흉하게 망가져 있는 윤영의 차 트렁크 윗면.
주차장 안을 가득 울리는 경구음
S# 7. 대표이사실 안.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럼 킥킥 웃기 시작하는 윤영.
윤영 : 진짜 뭐니, 이서경.
배를 잡고 혼자 풋 하고 웃기 시작하는 윤영의 일그러지는 얼굴.
윤영 : 어린애도 아니고 진짜 뭐냐고, 이서경. 진짜 사랑이라도 한 거야? 나이 많은 나랑?
윤영, 너무 기괴하고 기가 차다는 듯 혼자 풋 하고 웃는다.
대표이사실 안, 혼자 소파에 앉아 배를 잡고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웃고 있는 윤영의 모습.
---- 19화 --------
S# 1. 대표이사실 안.
소파 위에서 쪼그리고 담요를 덮고 잠들어 있는 윤영.
문이 열리고 천상이 들어온다. 천상의 손에 들려 있는 큰 쇼핑백.
천상은 소파 위에 잠들어 있는 윤영을 쳐다보며 살금살금 다가간다.
윤영이 잠들어 있는 긴 소파 뒤에 서서 소파 등받이에 두 손을 대고 윤영을 내려다 보는 천상.
천상 : 웬일이야. 사무실에서 자는 거 싫어하면서.
천상은 쇼핑백을 소파 옆에 내려놓고 사무실을 휘 둘러 본다. ‘대표이사 유윤영’이란 글씨가 박힌 명패를 한번 쓱 쓰다듬는다. 윤영의 책상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천상 : 음, 나쁘지 않네.
천상은 소파 위에 잠들어 있는 윤영을 가만히 쳐다본다.
S# 2. 고엔터 사무실 (회상)
천상, 고대표와 소파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천상, 앉아서 고급스럽게 잘 꾸며진 넓은 사무실을 둘러보며,
천상 : 아구, 사무실 좋네.
고대표, 어깨 으쓱 하며 웃는다.
고대표 : 네가 투자 잘 받아서 잘 시작하게 해 준 덕분이지.
천상 : (장난식 의심스런 눈초리로 흘겨보며) 내 덕이 확실한 거지?
고대표 : 그럼.
고대표랑 천상을 기분 좋게 웃는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고대표 : (큰소리로) 어!
20대 후반, 나름 깔끔하고 몸매 좋고 스타일은 좋지만 딱 봐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싸구려인 윤영이 들어온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왠지 예뻐 보이고 천상의 눈에 확 든다.
윤영 : 준비 다됐는데 출발할까요?
고대표 : 그래, 그래. 오늘 수고하고.
윤영 : 네.
윤영이 나간다. 천상은 슬그머니
천상 : 누구?
고대표 : 어, 우리 엔터 연습생 출신인 매니저. (피식 웃는다) 부모도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배고프게 고생하며 자랐나봐. 악착같아. 욕심은 많고, 쓸만은 해서 누가 끌어줌 뭐 (고개를 갸웃) 잘될 수도 있을까 싶은 애.
천상 : 그래?
천상, 왠지 관심이 가는 표정.
S# 3. 대표이사실 안.
천상은 ‘흠’하는 표정이다.
천상 : 용 됐어. (고개를 끄덕끄덕) 근데 저렇게 흔들리는 건 처음 보네. 감정 없는 얼음 마녀가.
천상은 왠지 흥미롭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윤영이 뒤척인다. 천상은 책상 위에서 다리를 재빨리 내리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괜히 사무실을 걸어 다니며 창밖도 내려다보더니 소파에 앉아 인터폰을 켠다.
천상 ; 따뜻한 아메 두 잔이랑 샌드위치 좀 사다 줄래요?
비서 : (E) 네, 알겠습니다.
윤영이 일어난다. 머리카락을 빗으로 쓸 듯 손으로 매만지며 퉁명스럽게
윤영 : 아침부터 웬일이야?
천상 : 뭐, (멋쩍은 듯) 내가 못 올 데 왔나?
윤영, 담요를 접어 치우고 일어나는데 소파 옆 쇼핑백을 발견한다. 쇼핑백 안에 든 속옷이랑 옷이 들여다보인다.
뭐야, 싶은 표정으로 천상을 힐끔 본다.
문이 열리고 비서가 김이 오르는 머그컵 두 개와 샌드위치를 접시 위에 정리해 받친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윤영 : 뭐야?
천상 : 내가 시켰어.
비서가 커피 담긴 머그컵과 샌드위치를 탁자 위에 올려 놓는다.
천상, 냉큼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 들고 베어 문다.
천상 : (손짓으로 쇼핑백을 가리키며) 그거 챙겨 오느라고 아침밥을 못 먹어서.
윤영, 왜이래 싶은 표정으로 천상을 쳐다본다.
비서가 윤영과 천상을 조심스레 번갈아 슬쩍 쳐다보는 문을 조용히 닫고 나간다.
윤영, 마지못한 듯 소파에 앉아 커피부터 한 모금 마신다. 따뜻해서 좋긴 하다.
천상을 슬쩍 쳐다보며 샌드위치를 집어 든다.
윤영 : 다정한 남편 역이라도 해 보기로 한 거야?
천상 : 뭐, 어쨌든 부부니까. (커피를 마신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기로 했지, 서로가 무심할 필요까진 없잖아.
윤영, 샌드위치를 먹는다. 천상의 말이 싫지는 않다.
샌드위치를 보며 돌려서 말한다.
윤영 : 나쁘진 않네.
---- 20화 --------
S# 1. 브레드김의 집 안.
드립커피 세트에서 내려지고 있는 커피 액.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고 있는 브레드 김.
침실에서 눈을 비비며 나오는 인하, 소파에 털썩 누워 쿠션을 쓸어 안는다.
브레드 김, 식탁에 접시를 꺼내 올려놓으며 인하를 힐끔 쳐다보고는 미소.
브레드 김 : 이제 우리 집이 더 편한가 봐?
인하 : 네가 아침에 차려주는 요리가 좋아서. 난 사랑에 미치지는 않을 거야.
브레드 김, 다 내려진 커피를 예쁜 두 잔에 담아 식탁 이에 옮겨 놓는다.
다 된 요리를, 식탁 위 접시에 단정하게 담는다. 싱크대 위에 볼에 받쳐 둔 샐러드는 두 볼에 나눠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브레드 김, 앞치마를 벗어 걸어 두고, 식탁 앞에 앉으며
브레드 김 : 나는 이서경 같은 사랑을 하게 하진 않을 거야, 내 여자한테. (포크를 들고 샐러드를 한 입 입에 넣
고 씹으며) 어서 와서 먹지? 내가 차려주는 요리가 좋아서 내 집에 편해진 거면.
인하는 소파에서 일어나 안고 있던 쿠션을 내려놓고 욕실로 들어간다. 세면대 물 트는 소리, 금방 욕실에서 나와 브레드 김 맞은편에 앉아 접시에 담긴 요리부터 한 입
떠먹는다. 마음에 드는 얼굴로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요리와 샐러드를 천천히 맛있게 먹는 인하.
인하를 힐끔 쳐다보며 뿌듯하고 기분 좋은 브레드 김의 미소.
S# 2. 단지.
브레드 김과 서경의 집이 있는 단지 동 건물.
S# 3. 서경의 집.
거실 바닥에 누워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서경의 모습.
서경의 옆, 바닥에 놓여 있는 핸드폰 알림음이 울린다.
서경, 힘겹게 눈을 뜨는가 싶더니 감는다. 핸드폰 알림음이 다시 울린다.
서경, 눈을 뜬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는다. 살짝 어지럽다.
핸드폰을 집어 들고 알림을 확인한다. 윤영에게 온 문자 메시지들이다.
‘이제 너한테 매니저는 없어. 계약은 해지니까, 사무실로 나와, 정리하게. 위약금만 몇십억이야. 비즈니스는 마무리해야지?
’기자들 눈도 있으니 좀 씻고, 외모 정리하고 사무실로 와. 차 보낼 테니.‘
서경은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 던지듯 내려놓는다. 초췌하고 멍한 얼굴이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괴로운 듯하더니 어지러운 듯 살짝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대문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큰 쇼핑백 하나와 브랜드 죽 로고가 새겨진 작은 쇼핑백 하나를 들고 비서가 거실로 들어온다.
비서 : 유윤영 대표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사무실로 모셔 오라고 하셔서요. 일단
비서, 초췌하고 부스스하게 꼴이 엉망인 서경을 쳐다본다. 뭐라고 해야 할지 멈칫한다.
비서 : 일단, (큰 쇼핑백을 바닥에 살짝 내려놓고 식탁으로 다가가 죽이 든 작은 쇼핑백을 올려놓는다) 좀 씻으시는 게 어떨까요? 아무것도 안 드셨을 거라고 대표님께서 죽을 챙겨 먹이라고 하셨습니다.
서경, 고개만 돌려 비서가 식탁 위에 꺼내 놓는 죽을 쳐다본다.
서경 : 유대표는 잘 챙겨 먹나 보죠?
비서, 죽 뚜껑을 뜯으려던 손을 멈추고 서경을 쳐다본다. 서경의 무너진 모습이 한심한 듯 안쓰러워 보인다.
비서 : 대표님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고 계십니다. 그러니 이서경씨도 이제 본인 살길 찾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서경, 비서를 쳐다본다. 비서가 자신을 쳐다보는 얼굴에 안쓰러움이 보인다.
서경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다 살짝 휘청인다. 잠시 손으로 소파를 짚고 정신을 다듬고 일어선다. 천천히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S# 4. 욕실 안.
샤워기 물을 세게 틀어 놓는 서경.
세면대 앞에 서서 거울을 쳐다본다. 몰골이 상해 있다. 엉망이다.
S# 5, 서경의 집.
욕실 안에서 샤워기 물 소리가 들리자 비서는 죽 뚜껑을 열고, 싱크대로 가 여기저기 열어보고 수저를 꺼내 챙겨 놓는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놓은 큰 쇼핑백에서 서경이 갈아입을 옷들을 꺼내 욕실 앞에 얌전히 챙겨 놓는다.
비서 : (큰소리로) 갈아입으실 옷들 문 앞에 놨습니다. 전 차에 내려가 있겠습니다.
비서는 나간다.
잠시 후, 욕실 문이 살짝 열리고 서경이 팔만 내밀고 바닥을 더듬어 옷을 챙긴다. 욕실 문이 다시 닫힌다.
잠시 후, 서경이 욕실에서 나온다. 거실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서경은 식탁 위에 놓인 죽을 쳐다보더니 식탁 앞에 앉아 천천히 죽을 먹기 시작한다.
식탁 앞에 앉아 죽을 먹는 서경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