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수록 선명해지는
손님들이 집에 올 때면 한결같이 묻는 말이 있다.
“미니멀리스트 이신가요?”
그럴 때마다 대답이 다소 망설여지는데
그도 그럴 것이, 딱히 미니멀을 위해서 집을 심플하게 유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살아가는 순간들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하다보니
눈에 보이는 외적 형태가 ‘미니멀’ 이란 방식으로 표현된 것이리라.
나에게 있어서,
원하는 것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을 그에 맞게 통제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환경이 갖추어 짐으로서 자연스럽게 내면 또한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사용하는 질문 도구들이 있는데
첫째는 ‘이것은 지난 1년간 필요한 적이 있었나?’
둘째는 ‘이것을 앞으로 1년간 필요할 일이 있을까?’
셋째는 ‘이것의 본질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이다.
이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외부 환경은 자연스럽게 제거되고, 통합되고, 수정된다.
한때 맥시멀의 표본이었던 나의 집과 일상에서는 어느새
어디서 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형형색색의 기념품들이 사라졌고
파티용옷 데이트용옷 여행용옷이 티셔츠 한 개로 통합되고,
요리용칼 정육용칼 과일용칼이 칼 한 개로 통합되었으며,
7단계의 피부관리 루틴이 2단계로 축소되고,
매일 뭘 먹을지 고민하던 한 끼 식사는 요일별로 락앤락 포장된 채 냉장고에 일렬로 간편하게 정돈되었다.
신기한 것은
일상이 단조로워질수록 반대로 더욱 풍성해진다는 것이다.
온전히 나를 마주할 수 있는 ‘나의 집’ ‘나의 일상’
나는 나를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이런 것들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