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ADA MOMENT_26. 바다 감각

#바다 #강릉 #감각의몰입

by 오하다 OHADA

“이제 진짜 여름이네!”

모래에 발이 닿는 순간 감각이 말이 되어 파도처럼 쏟아져 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푸른 여름이 찾아왔고

나 또한 이변없이 강릉의 바다로 이끌려 왔다.


아직 6월 말이라 인파가 없기에

넓었던 바다가 더 넓어 보이는 착시로 입꼬리엔 미소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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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머금은 모래알을 발가락 사이사이에 품고

물결이 부서지는 단단한 경계면에 발을 꾹 눌러 등대처럼 우뚝 서 본다.


저 앞에서 비단같이 일렁이며 다가오던 물결이

입에 포말을 가득 머금다가

이내 지면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의 끝자락.


하얀 청량음을 흩뿌리며

내 발목을 덮치는 감각에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셔본다.


‘그래, 나는 이 것을 느끼기 위해 연어처럼 이 곳에 다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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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한 치의 떨림 없이 곧게 뻗은 수평선.

그와 대비되어 끊임없이 다가오고 부서지는 바다의 경계선에 내가 서있음을 인지해본다.


미끄러지는 햇살이 일렁이는 물결에 반사되어

무음의 멜로디처럼 감은 눈을 간지럽히는 순간,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귀를 통해 들어와

내쉬는 숨을 따라 작은 탄성으로 변환되어 흘러나간다.


콧 속 깊숙이 스며드는 짭짤한 내음이

목을 타고 내려가 묵은 감정들을 소금처럼 씻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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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만의 바다 감각이자

매년 나를 정화해주는 리추얼한 의식.

오감이 동시에 열리는 찰나의 바다 감각.

이 리듬에 나를 포개어

어느 때보다도 온전히 나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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