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욱하지 않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하라 온:살롱

by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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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양육에 관한 좋은 글귀를 발견하면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평소 육아 고민을 나누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늘 반문한다.


| "아이들이 다 컸는데 아직도 육아서를 읽으세요?"

| "그러게요. 자꾸 까먹으니 잊지 않으려고 계속 보려고 노력해요."


이런 대화가 늘 반복된다.


나는 육아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읽는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질의 육아지도를 받고 자란 세대가 아니기에 사실은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육아서를 읽는다.


돌이켜보면 육아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결국 행복의 시작이란 것을 알게 해주는 첫 단계인 것이다.

하지만 내 뜻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아왔던 나는 비합리적인 신념 가득한 육아를 통해 처음으로 ‘지독한 고통*이라는 감정을 맛보았고, 두 번째 감정은 ‘자포자기’, 그리고 18년이 흐른 지금은 그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 남아 있다.


결국 나와 다름을 받아들인 다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많이 자란 지금, 이제는 내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이 왔다.

나도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 ‘뭔가를 해야겠다.’


이력서를 정리하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본다. 워킹맘으로 살던 시간을 접고 8년의 육아집중이 주는 당연한 행복감도 있었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결국 ‘경력단절 중년 여자’라는 타이 틀 뿐이었다.


깊은 한숨과 함께 밀려오는 부정적인 생각들.

| 자신이 없다. 나이가 많다. 눈이 나쁘다. 몸이 아프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곰곰이 떠올려본다.

나는 단 한순간도 나태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아이들의 정서적 행복을 위해서라면 뭐든 배우고 익혔다. 캐나다 이민 8년 동안 공부를 쉰 적이 없다.


| 성교육 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아동학, 독서지도사, 부모교육지도사...

쌓인 자격증만도 수두룩하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결국 이 한 가지였다.

수많은 공부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다. 세상에 모든 사람은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다. 특히 내가 낳은 아이들 더욱 그렇다.


이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자녀와 의견이 다를 때면 여전히 육아서를 다시 펼쳐서 읽는다.

결국 과거의 내 모습을 투영하는 시간을 갖는다.


| '나도 그랬는데 뭘 바라'


라면 한걸음 물러나 아이들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내 의견도 반영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잠시 멈춰 선다.


|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오직 내 마음과 몸뿐."


이렇게 생각하니 내 마음의 요동이 잠시 멈춰 선다.


| “그건 내 뜻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 "그들이 해결하게 두자. 내 문제가 아니다."

|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냥 오늘만 잘 살아내자.”


이렇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아이를 키우며 진짜 성장한 건, 어쩌면 아이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내가 자라온 세대는 ‘순응하고 따르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대다. 부모의 말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자란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 내가 어릴 적부터 미드를 보고 자라며 키운 판타지.


이상적인 결혼생활, 완벽한 부모상, 따뜻한 가족 풍경을 보며 저 삶은 완벽한 가족의 모습이야.

‘나도 저렇게 살 거야’라고 꿈꾸었다.


그런 판타지를 품고 결혼을 했고, 육아를 시작했다. 그런데 육아는 판타지가 아니었다.


판타지는 결국 욕심의 다른 말이었다.


육아에는 오직 현실만 존재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 그게 육아를 가장 행복하게 시작하는 지름길이었다.


육아서를 읽으며 빠져있던 판타지를 하나씩 덜어내니 오늘이 평화롭다.


육아는 힘든 게 정상이다.

그러니 미디어에 노출된 온갖 육아 판타지를 내려놓고 나만의 육아지도를 만들어 아이들 꾸며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육아의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육아란? 미성숙한 성인인 어른아이가 자기만 알고 살았던 시간 속에서 한걸음 성숙하고 성장하는 길로 들어서는 첫 단계의 상징이 아닐까?



비록 내일은 욱할지라도, 오늘 욱하지 않았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하라의 온:살롱'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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